[Review] 위대한 작가들의 위대한 낙서展

글 입력 2016.12.2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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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낙서 展
- The Great Graffiti -



  1970년대 비극적인 미국사회에서 사람들은 음악과 춤을 통해, 그리고 몇 개의 건물들과 그 잔해들에 그림을 그리며 새로운 언어로 표현해내었다. 세상에 저항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도시에 그 흔적을 남겼다. 그것이 그래피티이고 위대한 낙서이다. 143번째 문화초대를 통해 다녀온 예술의전당 위대한 낙서展.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한 전시회장이었지만 결코 가벼운 전시는 아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인 7명의 그래피티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제우스(Zevs)는 구글, 루이비통, 코카콜라, 애플, 맥도날드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많은 기업의 브랜드로고를 소재로 삼아 흘리기 기법을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날렸다. 한국학생들과 함께 작업했다는 흘러내리는 루이비통은 넓은 벽면을 가득 채워 시선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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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것은 Jr의 작품들이었다.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한 그의 프로젝트들은 독창적이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오페라 가르니에 발레단 등과 협업하며 음악, 발레 등 다양한 예술과 접목시켰을 뿐만 아니라 독재자의 사진을 풍자하고 소외받는 이들을 위해 사진을 찍으며 잊혀져가는 이들의 얼굴을 간직하고, 또 그들의 존재를 이야기한다. 사진 한 장과 낙서를 통해 세상을 움직이기 위해 꾸준히 움직이는 이 예술가의 행보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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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 워커의 작품들은 유머러스하면서 어딘가 고급스럽다. 그의 또 다른 자아인 The Vandal을 만들어 내어 그의 작품 속에 등장시킨다. 중절모를 쓰고 정장을 입은 반달을 통해 유쾌하면서 독창적인 그의 개성을 담아낸다. 또한 스텐실의 선구자라는 평에 걸맞게 스텐실 작업을 하는 닉 워커의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종이나 캔버스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래피티의 매력을 찾을 수 있는데 특히 크래쉬(Crash)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기차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도시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기차에 이름을 새김으로써 그는 도시 전체를 점령한 셈이다.
 
  라틀라스(L'atlas)의 작품들은 미로 같기도 하고 어떤 문양 같기도 했다. 계산적이고 기하학적이면서 추상적이고 오묘하다. 그런 그의 작품이 대형광장에, 보도블럭 위에, 건물벽면에 존재한다. 길거리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이러한 것들이 보인다면 어떨지 궁금하다. 이번 위대한 낙서전을 위해 직접 아트 쇼를 펼쳐 눈길을 끈 존원(Jon one)과 전시장의 마지막을 장식한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까지 하나도 빼먹을 수 없는 위대한 작가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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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에 존재하며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진 그래피티가 액자에 담기고 전시회장 벽면에 걸린다는 아이러니에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하지만 제우스는 이야기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지, 그것이 어디에 전시되느냐가 아니다.” 길거리에서도, 그리고 미술관이라는 제도권 안에서도 대중들과 소통하며 세계를 넘나드는 그들의 과감한 시도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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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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