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문학]

마쓰다 미리가 전하는 소소한 이야기
글 입력 2016.12.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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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는 속도도 느리고 일주일이 넘어가면 책 한권을 다 읽기 힘들어 하는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진한 감동을 남기는 책도 좋고, 생각할 거리를 듬뿍 안겨주는 책도 좋지만 그런 나에겐 쉽게 읽히는 책이 제일 먼저 손이 간다. 마스다 미리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땐 대충 그린듯한 그림이 맘에 들었다. (아마 내가 그림을 못그려서 인 것 같다.) 그래서 내용을 읽다보니 이번엔 편한 말투와 다정한 생각들이 와 닿았다. 아마 그녀의 만화책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정감 넘치고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기 충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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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의 책을 통해 무언의 위로를 많이 받았다. 일상적인 얘기들을 펼쳐나가는 주인공이 나와 많이 겹쳐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녀의 나레이션이, 그녀가 사건을 대처해 나가는 방식들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하는 고민을 그녀도 하고 있을 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살펴보고 ‘사람사는 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다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다. 마스다 미리의 책은 그렇다. 대단한 이야기를 다루지도 그림체가 아주 독특하지도 않지만 일기를 읽는 기분으로 책장이 술렁술렁 넘어간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나면 내 어깨를 토닥거린 기분이 들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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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진 않지만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의 주인공인 ‘쓰치다’씨가 이런 말을 한다. 30대 중반정도의 나이에서 내가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지 문득 생각이 드는데 어느날은 또 나의 방식으로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보면 내가 생각하는 이상향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진 않을까 한다면서 지금처럼 ‘나의 우주’에 조금씩 다가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가지고 있다. 멀든 가깝든 그 우주를 향해 가는 여정이 우리의 삶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죽을 때까지 그 우주에 닿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한다. 무중력의 지구에서 천천히 한걸음을 내딛는 우주비행사처럼, 하루하루의 힘겨운 삶 안에서 나름의 한 발자국을 위해 우리는 무던히 노력하고 있음을, 그 발걸음은 우주를 향한 것임을 매순간 기억하며 살아간다면 모든 삶의 순간이 소중함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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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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