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

글 입력 2016.12.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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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
2016.12.09 ~ 2017.02.26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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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목요일, 아트 인사이트의 초대를 받아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진행중인 '위대한 낙서-The Great Graffiti'전에 다녀왔다. 감사하게도 아트 인사이트를 통해 초대권을 두 장 받았는데, 같이 보고 싶은 친구가 두 명이라 내가 한 장을 마저 사기로 했다! 당연히 원가를 낼 생각을 하고 갔는데 글쎄 세상에 KT 멤버십 50퍼센트 할인이! 그래서 친구 덕분에 반값으로 입장했다!
(KT 이용하시는 분들에게는 나름의 꿀팁인 것 같아서 언급해봤슴다ㅎㅎ)

전시장은 입구에 휴게공간과 함께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일곱 작가의 간단한 프로필이 적혀 있고, 이후로는 한 관에 한 작가씩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덕분인지, 이번 전시회를 위해 한국에 와서 직접 작업한 것으로 보이는 작품들도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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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에 쓰인 빛 바랜 푸른색 한자, 손때묻은 나무틀 같은 것들이 마을회관이나 동사무소 현관에서 흔히 본 듯한 정겨운 느낌을 준다. ZEVS 작가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조명에 반사된 그림자가 특히 예뻤다.

사실 여유롭게 걸어다니며 작품을 감상한 건 입장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였다. 처음 전시장에 들어오자마자 친구들과 향했던 곳은 사방이 보라색으로 칠해진, 닉 워커 작가의 방이었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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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시간에 라이브 퍼포먼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전시기간 동안 작가들의 라이브 퍼포먼스가 있을 거라는 안내는 보았지만 정확한 날짜와 시간이 공지된 걸 찾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내가 전시를 보러 갈 수 있는 날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퍼포먼스 일정을 알아도 맞추기 어려울 게 뻔해서 반쯤 포기하고 있었다. 운이 좋으면 전시가 좋아서 재방문 했는데 퍼포먼스랑 겹칠 수도 있겠지! 뭐 하나는 보겠지! 했는데, 친구들과 방문한 그 날, 그 시간에 퍼포먼스가 바로 시작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만약 초대권을 제공해주실 때 퍼포먼스 날짜를 염두에 두고 주신 거라면 정말 아트 인사이트에 감사할 일이다. 내가 원래부터 잘 알고 관심있어하던 작가님인 건 아니지만, 이런 초대형 작업이 진행되는 걸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

작가님은 힙합 노래를 틀어놓고 사다리를 옮겨가며 작업을 하셨는데, 중간중간 물 대신 맥주를 병채로 마시곤 했다. 그런데 맥주를 마시며 작품을 훑어보는 모습이 멋있는 한편으로는 묘한 느낌을 줬다. '예술은 이런 것이다'하는 형식과 틀이 정해져있던 예전과는 다르게 예술의 범위도 넓어지고 장르도 다양해지다 보니 생기는 괴리감 같다. 작가님은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나는 전시장 안에서 그걸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관객들은 어떤 굉장한 걸 기대하고 있고, 진행 요원들은 주변에서 작가님을 도와드리고, 관객들을 통제하고, 언론과 방송사에서 퍼포먼스를 취재하고 있는데 작가님 혼자 자유로운 것 같았다. 원래 거리에서 자유롭게 행하던 예술인데 전시장 안에 갇힌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외치는 메시지로서의 의미가 있던 그림들인데 전시장 안에서 소개되는 것이 그 의미를 훼손시키는 건지, 더 많은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사람들에게 예술의 한 장르로서 자리잡는다는 측면에서 더 좋아진다고 봐야 하는지, 아닌지!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그래피티 작가들 중에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님들처럼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여전히 익명의 가면을 쓰고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뱅크시'처럼. 이런 것들은 한 예술 장르가 대중 사이에 자리잡는 하나의 과정인 것 같다. 재즈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이 나타났다가, 무시당했다가, 유명해졌다가, 자리를 잡고, 그 사이에서 '초심'을 중요시하는 사람들과 '발전'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갈리는 것. 예술성과 대중성의 대립.

어느 한 가지만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딱히 결론내릴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냥 전시회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런 짧지만 의미 있는 생각을 하게 해준 점에서 좋은 전시회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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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랑 사진 찍고 사인 받은 거였다. 조금 피로해보이셔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이런 기회는 놓칠 수 없지.

라이브 퍼포먼스를 보고 나니 다른 작품들은 그냥저냥 적당하게 보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닉 워커 작가님의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심지어 포토존도 닉 워커 작가님이 직접 그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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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워커 작가님 작품속의 화자 역할을 맡은
VANDAL씨를 따라해봤다!

그리고 좋은 전시를 본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작은 메시지도 남겨두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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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이날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아이스링크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좋은 전시를 본 것만으로도 정말정말 좋은 하루였다.


+++ 아는 만큼 보인다! +++


예당에서 비타민 스테이션을 지나 음악당과 서예박물관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바닥! 푸드트럭들이 있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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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길에는 관심이 없어서 그 바닥에 문양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는데, 전시회 관람이 끝나고 내려오는 길에 보니 한 눈에 들어온다. L'ATLAS 작가의 그래피티가 바닥에! 바닥 타일을 바꾸다니 전시회 주최측의 노고가 느껴졌다. 전시장 내부뿐만 아니라 전시가 이루어지는 공간 전체가 준비된 느낌이었다.


[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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