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이 가장 사랑하는 보로딘의 음악으로 치유를 받다

글 입력 2014.06.27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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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4년 6월 23일

장소 : 금호아트홀

​<Set List>

G.F.Handel  Passacaglia Vn.한소라 Va. 변정인

J.S.Bach  Aria 'O Seelenparadies'(오 영혼의 낙원이여)

Cantata BWV 172

Erschallet, ihr Lieder, erklinget, ihr Saiten! 중 Ten. 박웅

​A. Borodin  String Quartet No.2 in D Major

Allegro moderato

Scherzo

Nocturne

Finale

Vn1 한소라 Vn2 김정수 Va. 변정인 Vc. 오지현

F. Schubert  Der Jungling und der Tod, D.545(소년과 죽음)

J.v.Spaun의 시 Ten. 박웅

F. Schubert  String Quartet in d minor, D.810 "Death and the Maiden"(죽음과 소녀)

Allegro

Andante con moto

Scherzo

Presto

Vn1 김정수 Vn2 한소라 Va 정재희 Vc 오지현



​1. 프로그램에 보로딘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큰 감명을 받은 게 보로딘의 작품이었다. 보로딘, 와, 의자에 푹 파묻혀서 턱을 괴고 눈을 감고 바로 앞에서 울리는 현악 4중주를 들었다. 종로에서 또 길을 헤매다가, 분명 찾기 어려운 위치에 공연장(금호아트홀)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겨우 도착했다. 어쨌든 몸도 정신도 그다지 맑지 않은 상태였다.

2. ​첼로의 현을 손가락으로 뜯는 소리가 좋아서 이 소리가 나올 때마다 반가웠다. 뱅온어캔 공연에서도 종종 첼로를 손가락으로 뜯는 소리가 있었는데 그때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들렸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프 소리가 문득 생각이 났는데 그만큼 통통거리며 무겁지 않고 영롱한 느낌이었다.

3. 보로딘, 현악 4중주 2번을 다시 들으며 리뷰를 쓰고 있다. 늦은 시각인지 이른 시각인지 알 수 없는 시각에 혼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자니 기분이 오묘하다. 단 한 명의 홀로 있는 관객을 위한 공연을 들으러 온 것처럼 기쁘고 설렌다.

4. Allegro moderato와 Scherzo 악장을 거쳐 마지막 악장 Finale까지 오는데, 마지막 악장에서 한껏 듣는 이의 무엇인가를 끌어올리는 연주라 끝나자마자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공연이 있고 며칠 후인 지금은 그때를 생각하면서 자꾸 다시 듣게 된다.

​5. 보로딘은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과학을 겸해 배웠고 의과교수가 된 이후 주요 작품을 내기 시작했다.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서 9살 때 "피아노 폴카"를 작곡했다고 한다. 보르딘에게 음악이란 과학 활동을 하는 중간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여가 정도였지만 러시아의 음악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치 올림픽 개막식에 그가 작곡한 오페라 <이고르 공>에서 "폴로베츠인의 춤"이 사용되었다.

Prince Igor 중 Polovtsian Dances


​보로딘은 과도한 업무로 피로에 시달리다가 세 번째 교향곡과 <이고르 공>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 바람에 그와 평소 친했던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글라주노프 두 사람이 <이고르 공>을 완성했다고 한다. 보로딘은 러시아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다. <이고르 공>은 전체가 상영되는 경우는 요새 드물지만 <이고르 공>에서 가장 유명한 "폴로베츠인의 춤"은 빠지지 않고 연주된다고 한다.

6. 아름답고 가벼운 선율의 현악 4중주 2번과는 달리, "폴로베츠인의 춤"은 장승처럼 키가 큰 러시아 남자들이 무리로 나와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연상된다. 하긴, 현악 4중주 2번의 3악장 녹턴은 보로딘이 자신의 아내에게 결혼 기념 선물로 작곡한 곡이라니 악기의 구성과는 별개로 그런 차이는 당연한 건가.





[박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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