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위대한 낙서 전]

글 입력 2016.1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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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서울 서예 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위대한 낙서' 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서울 서예 박물관은 처음 가보는 것이었는데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먹물 향이 났고, 마치 옛 생각이 나는 장소였습니다. 추운 날씨여서 그런지 그곳은 한산했고 혼자서 시간을 여유롭게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표를 받을 때 알게 된 사실인데, 현재 KT 포인트 할인으로 하면 성인 기준으로 5,000원에 입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관람하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좀 더 효율적인 관람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 그라피티 작가들의 그라피티 뮤지엄 쇼"로 진행됩니다.
순서대로 제우스 ZEVS - 제이알 JR - 닉 워커 NICK WALKER - 크래시 CRASH - 라틀라스L'ATLAS - 존 원 JONONE - 셰퍼드 페어리 SHEPARD FAIRE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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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ZEVS 의 작품은 'Liquidation'기법이 가장 유명합니다. 흘러내리는 듯한 효과를 보여주어 원래의 기본적인 틀을 건드리는 표현 방식입니다. 이는 욕망과 우상으로 자리 잡은 명품의 로고를 비틀고 동시대 문화의 본질을 강조합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익숙한 로고들로부터 작품이 시작되어 거리감 없이 전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색이 화려하고 강렬하여 초반부터 제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널찍널찍하게 떨어져 있는 작품들을 충분히 바라보며 다음 작가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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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 JR 의 작품으로 이어집니다. 사진과 스트리트 아트를 결합하여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그는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마음 깊숙한 곳에 들어와 응답하게 만든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면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고, 전혀 위화감 없이 조화롭다는 점이 가장 훌륭합니다.

작품들을 보다가 보면 짧은 영상을 마주하게 되는데 발레를 하면서 아름다운 몸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같은 색이면서도 진함의 정도가 있는 옷을 어느 정도의 틀에 맞게 구성을 합니다. 정확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알지는 못했지만 스트리트 아트라는 것은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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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워커 NICK WALKER입니다. 그의 작품들에 자주 등장하는 작가의 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는 '반달 Vandal'이라는 블랙 슈트의 사나이를 통해서 아이러니와 유머를 적절히 녹여내고 있습니다. 기존의 그라피티가 지닌 느낌과 동시에 사실적인 이미지들을 함께 병치하면서 한층 더 발전된 그라피티라고 평가받습니다.

벌써 반 정도의 작품들을 보았는데 확실히 모든 작가들의 특성이 달라서 구분하기가 쉬웠습니다. 보통 여러 명이 함께하는 전시인 경우에는 헷갈리다 못해 서로 섞여버려 중간쯤 관람했을 때 의미 없이 보게 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서 현재 후기를 쓰고 있는 중에도 새록새록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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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CRASH 작품입니다. 바스키야 Basquiat, 키스 해링 Keith Haring 등과 나란히 그라피티 아티스트 운동의 선구자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배트맨, 아이언맨 등을 그려 넣은 것이 보입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좋아할 분위기를 가졌던 작가였습니다. 큼직큼직하고 화려하여 멀리서도 잘 보이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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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틀라스L'ATLAS 로 이어집니다. 그만의 독특한 글자 스타일의 작품으로 유명하며 스트리트 아티스트이자, 화가, 사진가, 비디오 아티스트입니다. 이곳에도 영상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아파트 외관에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써 화려함을 가중시킵니다.

세세한 선을 작업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가고 왔다 갔다 해야 하지만 그 정성이 느껴져서 계속 쳐다보고 싶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흰색과 검은색의 조화는 다른 어떤 색보다 품위 있었습니다. 선으로만 표현했고 반복적인 모양이 모여지는 것을 보면 저도 한 번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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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원 JONONE  작가의 작품입니다.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하는 그의 작품 활동은 단순히 미술계를 넘어 우리 사회화 생활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에어프랑스, LG, 페리에, 롤스로이스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예쁘면서도 정신없는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인데, 제 기준에 딱 맞췄던 작가였어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었습니다. 무심하면서도 어느 정도 틀이 있고, 난장판처럼 보이면서도 정돈된 느낌이 드는 것. 가장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LG와 협업을 했었는데 왜 몰랐을까요. 앞으로 더욱 눈여겨보고 싶어진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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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셰퍼드 페어리 SHEPARD FAIREY입니다. 스프레이 그라피티가 주류였던 스트리트 아트씬에서 실크 스크린 기법의 포스터 혹은 스티커 작품을 통해 스트리트 아트의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2008년 당시 오바마 미국 대선 후보의 얼굴이 담긴 HOPE 포스터를 통해 대중들에게 폭넓게 인지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그라피티 중에서 가장 정교하고 차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해 온 그라피티와의 기준이 달라서 이것도 해당되는 건가 싶었는데, 이 작품들을 보고 나서는 정해진 기준이란 없는 거구나 생각을 바꿨고 차분함의 매력에도 빠져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끝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게는 생소한 작가들을 무려 7명이나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좋은 작품들을 하나씩 보면서 눈에 익혔기 때문에 다음에 만나면 더 반갑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혼자 관람해서 여유로움이 좋았고 붐비지 않는 전시장이라 남을 의식하지 않고 보고 싶은 만큼 볼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유명한 로고로 눈길을 끌고 차분한 포스터로 끝맺음을 보여주었던 전시 동선도 완벽했습니다. 사색을 즐기고 싶다면 딱 적절할, '위대한 낙서' 전시의 후기였습니다^_^



[최서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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