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동시대를 기록하는 거리의 예술 그래피티, '위대한 낙서 展'

글 입력 2016.12.17 23:5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거리의 예술 그래피티, '위대한 낙서 展'
THE GREAT GRAFITTI

2016.12.17


P20161217_155528373_FE76CAE3-928C-4B84-A0B0-FFDD21A6B41A.JPG

 
우리의 동시대를 기록하는 예술,
비극 속 창작의 극대화 "그래피티"

그래피티의 시작을 바라보는 관점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다수가 현대적 의미에서의 그래피티라는 움직임이 태동한 것은 1970년대 미국의 뉴욕, 사우스 브롱스(South Bronx)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한다. 1970년대 사우스 브롱스는 비극 상태였고 그 안에서 젊은이들은 음악과 춤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했고 그들이 살고 있는 삶에 대해 새로운 언어로 표현해내기 시작했다. 그래피티의 시작은 사우스 브롱스 지역에서 랩과 그래피티를 기반으로 힙합이라는 문화가 태동하게 된 것이었다.



Zevs

P20161217_160142630_59B566F6-A7D1-4A86-8D9C-BF97AF3A9CC4.JPG


 Zevs의 작품 < Liquidated Logo >이다. 한눈에 유명 브랜드 루이비통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세계적인 브랜드 로고가 흘러내리는 듯한 제우스의 시리즈중, 가장 대표적인 로고라고 한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흐르는 페인트에 의해 변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형태의 시각적 지배력을 드러낸다. 유명 브랜드, 기업들이 가진 영향력을 재조명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P20161217_160346672_399AE6B8-C963-4F5C-B9E3-A7A84D681D8D.JPG
 

한눈에 봐도 익숙한 로고들을
흘러내리는 방식으로 표현해낸 작품들


P20161217_160522174_CAFDDDCE-46E4-4FC3-8694-0971199E18A4.JPG

 
앞에서도 언급한 제우스의 'Liquidated Logo'는 오늘날 겉보기에 견고해 보이는 이미지들을 보이는 것보다 더 불안정해 보이게끔 흘러내리는 듯 변형시켜서 어떠한 것도 그 상태로 영원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 주변에 익숙한 이미지들에 어떠한 행동을 가해도 여전히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알아본다는 역설적인 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이런 이미지들을 변형시키는 부정을 통해 해당 아이콘들이 세상을 정복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제우스의 이런 특징들은 그의 반항적이고 역설적인 표현 스타일을 드러내준다고 볼 수 있다.



JR

JR은 포토그래퍼이자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전 세계 도시 곳곳에서 대규모 스케일의 인물 사진 콜라쥬 작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과 스트리트 아트를 결합한,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가지고 만들어나가고 있다.


P20161217_160820768_5BAF944E-DA5A-47E1-A770-DB8781EE7DAE.JPG
 

 JR의 대표적 작품인 'Portrait of a Generation(한 세대의 초상화)'는 사회적 정치적 비평의 일환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찍어 건물의 외곽과 내부에 부착한 것이다. 또한 수백 명의 초상 사진을 한데 모아 대규모의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Inside out 프로젝트로도 유명하다. 음악, 발레 등 다양한 예술적 행동들을 사진으로 담아내는데, 이를 통해 정의로운 눈으로 세상을 주시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Nick Walker

P20161217_160930485_FE6CB6FB-24C6-4C4E-ADBB-B04C52AE2CEB.JPG

 
닉 워커는 영국 스트리트 아트 혁명의 선두주자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인정받는 스트리트 아티스트로 손꼽히며, 스텐실을 사용한 최초의 아티스트 중 한 명이기도 하다. 2006년 닉 워커는 또다른 자아인 The Vandal(반달)를 만들어내는데, 검색정 슈트에 중절모를 눌러쓴 반달은 클래식한 스트리트 아트로부터 닉워커가 그의 독립성과 자유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으며 닉워커의 유머스러한 표현의 상징이기도 하다.


P20161217_160944860_CD74037F-46CD-4EE2-B4D1-3A678DB8F536.JPG

 
닉 워커의 작품들은 영국은 물론 다른 세계의 스트리트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길을 내주었다는 점에서 기념비적이라고 평가를 받는다. 그는 스트리트 아트를 통해서 조금 더 단순하고 명확한 작품을 선보이는 편이다. 대중들을 놀라게 하고 유혹할 새로운 방법들을 끊임없이 연구해나가면서 그는 작품이 만들어진 방법을 바라보는 견해뿐만 아니라 그가 묘사하는 주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도 바꾸게 되었다.



CRASH

P20161217_161353058_81333A3A-A6E1-4F2C-9181-8DF94AEC306D.JPG
 
P20161217_161434204_2D82CC6B-BA96-4EA4-BED1-7E5AC5B4D629.JPG
 

CRASH의 작품공간에 들어섰을 때,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그래피티의 정석같은 느낌이 들었다. 크래쉬가 어릴 적 브롱스의 여느 젊은이들에게 뉴욕의 기차칸은 캔버스였다.  당시 뉴욕에서 그래피티 라이팅이 경쟁적으로 성장하였고 일러스트레이션, 광경, 만화캐릭터등의 새로운 요소들이 추가되면서 새롭고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크래쉬는 키스 해링 등 당대 여러 아티스트들과 콜라보 작업을 진행하는 등 뉴욕 그래피티 아트씬의 중심에서 활동했다.


P20161217_161525204_A85BD8C3-E902-41E9-A8D8-D003D060DCEB.JPG
 
스트리트 벽화에 작업중인 크래쉬의 모습.



L'Atlas

P20161217_161554654_2310934D-D4BA-4183-B12F-F954C8C7778B.JPG
 
P20161217_161747546_820F676C-9B80-4DBE-B822-64CB75245497.JPG
 

라틀라스는 프랑스 스트리트 아티스트 가운데 중요한 인물로서, 고대의 미학과 테이프, 스프레이 페인트 등과 현대적 재료를 결합한 아이디어에 이끌려 아랍의 서체, 중국의 서체등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재해석한 작품을 기본으로 한다. 페인팅과 라이팅을 서예와 결합, 기술적인 면과 미학적인 면을 나란히 하고 서체아 이를 둘러싼 해당 문화, 예술의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면에서 더 깊게 영감을 받은 그의 작품들은 그 형태와 의미면에서도 맥락을 같이 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중에서도 고정된 소재로 뚜렷한 개성을 보여준, 인상깊었던 아티스트였다. 특히 동양적 미학을 작품에 반영한 듯 해서 다른 그래피티의 형태보다 더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P20161217_161724455_6A2C9150-42E0-4621-BB7C-2CDE152B208F.JPG

 
라틀라스는 다양한 범위의 작품들을 창조해내고 있는데 그 중 맨홀 시리즈는 각 도시의 맨홀 커버를 찍어내는데, 그의 이러한 작품들은 미래의 시점에서 바라본 고고학적인 증거가 된다. 위의 사진은 서울의 맨홀 또한 라틀라스 만의 재해석을 통해 만들어진 모습.



JonOne

P20161217_161958236_4158453C-8D10-4E8C-82FC-59600AA52C0A.JPG

 
존원의 작품들은 화려한 색채의 조화가 특징적이다. 존원의 다이나믹하고 거침없는 붓터치와 흘러내림, 그리고 그 패턴은 뉴욕의 지하철, 벽 등의 도시 경관을 그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인 컬러풀한 추상 스타일로 물들였다. 존원은 그래피티씬을 넘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고 있으며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하는 등 문화전반적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Shepard Fairey

쉐퍼드 페어리는 예술이 관심 없는 사람도 그의 작품을 한번쯤은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일반 대중들에게도 폭넓게 인지되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P20161217_162518350_15098B8F-13D1-4FB3-87E8-E3D7FCA49692.JPG
 
P20161217_162504933_9E1D0491-E056-462B-A2D0-5581E27096DF.JPG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메세지를 내포하고 대중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람들의 자신들을 둘러싼 주변 환경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도록 만든다. 실제로 쉐퍼드 페어리의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예술적인 표현보다는 작품 하나하나에 담고 있는 메세지에 대해 호기심이 들게 만드는 느낌이 강했다.

쉐퍼드 페어리는 가장 최고의 예술은, 예술을 통해 세상을 조금은 덜 두렵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세상과 더 밀접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라 믿는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헤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게 하고 모두에게 이로운 대화가 일어난다는 점이 바로 예술이 가진 잠재력이라고 말한다. 이 순간에도 그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이 아니라면 생각해보지 않았을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환경적인 현안을 바라보도록 영감을 줄만큼 강렬하고 설득력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길 희망한다.





이번 '위대한 낙서전'은 대중적으로 조금 어려운 주제로 느껴질 수 있는 고전적인 미술전시회가 아닌, '그래피티'라는 친근하지만 많이 접해볼 기회가 적었던 주제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벽화에 스프레이로 페인팅된 화려한 그래피티 외에도 어떤 다양한 형태의 그래피티들이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하였던 것 같다. '그래피티는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라는 생각과 달리, 다양한 크기로 가지각색의 색채와 특징들로 가득찼던 작품들은 '그래피티'라는 예술에 대한 신선함을 던져준 시간이었다. 국적과 자라온 환경이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에는 그들의 가치관과 개성이 담겨있었고, 작품들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그들의 예술관을 느껴볼 수 있었다. 그들 스스로가 아니었으면 탄생하지 않았을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하나하나가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위대한 낙서전의 시작에 써있는 글귀가 있다. '위대한 예술이란 접하는 사람들이 이를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갈 때이다. 과거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예술을 통해 현재를 함께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예술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래피티라는 장르의 예술은 시대적이고 사회적인 것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특징이 두드러진다. 때문에 비교적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표현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또 무겁지 않고 미학적으로 비판이나 반항을 내보일 수 있다는 것도, 굳이 찾아보거나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문화이자 예술이라는 것도 그래피티의 장점이라 생각된다. 아티스트들은 각자 작품을 통해 추구하는 바는 다르지만, 그들의 작품으로서 세상에 메세지를 전하고 하나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것은 명확하다. 앞으로도 그래피티는 세상과 소통하고, 더 나은 세상을 고민하고 사람들에 위로를 전하는 흔적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피티가 위대하다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래피티를 통해 예술은 어디서든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는데에 있다. 그 배경이 달리는 기차이던지 빌딩의 외벽, 매일 지나다니는 시멘트바닥, 뮤지엄 이건 간에 말이다. 예술이 마땅히 가져야 하는 차별이 없고 편견이 없는 특징과 현대사회의 본질을 동시에 접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위젯7 (2016.11.29).png
 

 
아트인사이트9기태그.jpg
 


[정효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