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 < 알폰스 무하 > 展

글 입력 2016.12.10 21:36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2016 알폰스무하-메인포스터.jpg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를 통해 <알폰스 무하> 전을 보고 왔다.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라는 전시회의 부제에 걸맞게 이번 전시회는 6개의 전시관을 통해 알폰스 무하가 후대에 미친 지대한 영향을 보여주었다. 전시가 시작된 지 아직 오래 지나지 않아 주말임에도 너무 번잡하지 않은 상태에서 여유롭게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아르누보Art Nouveau하면 누구나 쉽게 떠올리게 되는 것이 바로 덩굴을 활용한 테두리 장식, 화폭을 가득 채우는 꽃, 선이 강조되는 화풍 그리고 아름다운 여성일 것이다. 알폰스 무하의 작품에서는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피부로 느낄 수 있다.





2016 알폰스무하-Woman_with_Daisy_textile.jpg
 




상기한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도 볼 수 있는, 천에 채색된 작품  < Woman with Daisy >다. 우리말로 표현하면 데이지 꽃을 든 여인 정도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보면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의 손에 들린 채 얼굴에 닿을 듯이 작게 그려져 있는 데이지 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데이지 꽃은 그림 속에서 굉장히 미미하고 소소하게 그려져있으나 그 외의 나머지 면은 화려한 꽃 장식들로 채워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유독 무하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독특하게 다가오고 또 현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유럽의 황금기를 살았던 무하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아르누보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굉장히 화려한 그림들을 그렸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요소가 많아 볼 거리가 풍성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무하 작품의 굉장한 특징이자 매력이다. 어쩌면 알폰스 무하가 이런 특징을 갖게 된 것은 그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작품 하나에 이목을 끄는 무언가를 함축적으로 담아내야 했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 않을까 싶다. 1전시관(프롤로그-무하 스타일을 완성하다)과 2전시관(스토리텔링의 예술)을 통해 무하가 전통적인 모라비아의 문양들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이국적인 요소들에까지 두루 노출되어 영향을 받았던 점, 선형적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작품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풍성하게 그려왔따는 점을 여실히 살펴볼 수 있었다.





2016 알폰스무하-카멜리아 (동백꽃 부인) 포스터.jpg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무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성공했다. 그렇기에 < Woman with Daisy >와 같은 작품도 있지만 바로 위에 나타난 <카멜리아 포스터>와 같이 이번 전시에서는 무하의 포스터, 풍자만화, 잡지 표지 및 삽화, 일반 소비재 브랜드 패키징 등도 두루 살펴볼 수 있었다. 어쩌면 상업성만이 강조될 수도 있는 포스터, 표지, 삽화 등에 대해서도 무하는 자신의 예술적인 지향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카멜리아 포스터>만 보아도 자연물을 활용한 장식적인 요소로 고전적이면서도 동시에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정말 명약관화하지 않은가.




Exterior form is a language.
알폰스 무하가 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다. 무하는 예술가로서의 자신이 어떻게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지, 그리고 예술을 멀게 느끼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일상의 순간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항상 고민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외형 그 자체가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그 언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해왔기에 유럽의 황금기와 맞물려 자신의 화풍을 꽃피울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조금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알폰스 무하가 그토록 추구했던 예술, 아름다움 그 자체가 작품 속에서 거의 10중 10에 수렴하는 확률로 젊은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그가 생각하는 미의 가치가 '모든 여인이 아름답다'는 명제로 귀결되는 것은 아닌 듯했다. 전시 작품 중에 바람이 젊음을 앗아간다는 식의 제목을 가진 작품이 있었는데, 여기서 바람에게 젊음을 빼앗긴 것으로 묘사되는(요컨대 나이가 든) 여인은 굉장히 생기없고 힘없이 그린 대목에서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왜 미(美)가 젊은 여성으로 국한되는가. 젊지 않은 여성도 아름다울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남성 역시 아름다울 수 있다.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균형미에 가까웠기에 남성의 신체를 아름답다고 손꼽았을 정도이니 말이다. 무하가 자주 활용하는 자연물을 활용한 장식적인 테두리에 남성보다 여성이 더 어울린다고 판단한 게 아닐까 하고 나름대로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조금 의문이 남았다. 아름다움에 대하여, 무하는 어쩌면 강박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볼 거리가 많은 전시회였다. 그래서 전시를 보려면 짧게 잡아도 2시간은 잡아야 대략적인 흐름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3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이어지는 < 모던 그래픽 디자인의 선구자, 알폰스 무하 > 전. 아마 이번 전시를 보는 사람들에게 화려하게 아름다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그 풍성함이 한가득 전해질 것이다.



[석미화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