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보면서 지나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화 공간]

글 입력 2016.12.09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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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수년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해외뿐 아니라 국내 각지에서도 생생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에 이미 들어봤거나, 직접 느끼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점차 상권, 주거 층이 확대되는 등 도시 환경이 계속해서 변화해 낙후되어 있었던 구도심이 번화하면서 시작한다. 원래는 긍정적인 영향도 내포하고 있었으나, 그 영향이 바로 주거비용이나 월세의 상승과 직결되고, 원래 그 자리에서 살고 있었거나 장사를 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전보다 훨씬 비싸진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떠나야 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부정적인 의미가 더 강해졌다. 그 예로 인사동, 가로수길, 홍대 등이 있고, 북촌한옥마을, 서촌, 해방촌, 전주, 부산까지도 젠트리피케이션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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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고 자주 찾는 홍익대 부근에도 젠트리피케이션은 상당히 진행되어 있다. 홍익대 근처에 예술가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홍대 특유의 개성 있는 상권과 문화 공간을 즐겨 왔고, 상권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곧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불러모았다. 원래 몇 십 년 동안 장사하고 있던 상인들도 배가 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떠나야 했고,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더 많아지게 되면서 이 지역만이 갖고 있던 특색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한다. 애초에 이 지역을 변화시킨 장본인들이 떠나야 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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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확대되는 상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옥마을에 가보았던 사람이라면 잘 알다시피 북촌, 서촌, 전주는 한국의 멋과 고즈넉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재개발도 휩쓸지 못한 이곳들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외국인들에게도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관광지가 되었다. 그렇지만 사실, 이 곳들은 관광지이기 이전에 주민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마을’이였다. 유명해지고, 주변에 프랜차이즈들이 즐비하기 시작하면서 원래 살고 있던 주민들은 서서히 떠나기 시작했고, 현재에도 장기간 거주하는 주민들이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급격히 변화하는 상권에 오르는 임대료 때문에 장사가 힘들어진 것은 하루 이틀 일도 아니다. 상가 주인과 주민들이 안착하지 못하고 1년에도 몇 번씩 바뀌게 되는 것이다.



시장 논리의 손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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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가 신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몇 십 년 동안 착실히 세를 내며 장사를 했거나, 자기 돈을 들여 상가를 직접 꾸몄던 사람이라 해도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려버리거나 나가라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갈등이 빈번한데, 이번 해의 이슈로 뜨거웠던 건물주 리쌍과 세입자였던 가게 주인의 갈등 또한 유명세 때문에 더 일이 커졌을 뿐, 현재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갈등 중 하나일 뿐이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건물주에게도 그에 해당하는 마땅한 권리가 있다. 시장 논리에 따라, 건물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에 따라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세입자는 ‘을(乙)질’을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손으로 직접 만든 팔찌, 예전부터 만들어왔던 방식 그대로 만드는 빵과 음식을 파는 상가, 소규모로 모여 즐기는 음악회, 혹은 생활 터전 등이 그 지역 특유의 명성에 무색하게 사라지고만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여러 부작용이 불거지자, 임대차 보호법이나 건물주와 세입자의 상생 방법 등이 제시되고 있다. 여느 길거리와 차이가 없는 흔한 지역이 되어 특색과 매력을 잃어버리게 되면 결국 누구에게 그 타격이 돌아갈까? 건물주가 될 사람이거나, 이미 건물주라면 ‘상생’이라는 단어를 한번 더 고심해주었으면 한다.





(이미지 참조: 구글)


[최서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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