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겨울이 다가오니 몸을 움직이며 꿈을 꾸자 [문학]

방대한 자기계발 서적들에 둘러쌓여 선택장애에 빠진 당신을 위하여.
글 입력 2016.12.0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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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계발서는 영양가 없는 책이야. 그 시간에 위인전을 읽는 게 몇 배는 낫겠다. 자기가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라는 사람은 그렇게 해서 성공했기 때문이고, 잘하는 일을 하라는 사람은 또 그렇게 해서 성공한 사람이겠지. 결국 다들 자기 경험 이야기에 심취해 있을 뿐이야.”
 
이렇게 말하던 내가 자기계발서에 눈을 돌린 건 대학교 2학년 진로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던 시기 부터였다. 학창시절때와 비슷한 선상의 고민이지만, 생계까지 쭉 이어질 문제라 생각하니 비교도 안 될 압박으로 다가왔고 종교도 없던 나는 성경 마냥 자기계발 서적을 뒤적였다. 삶에 있어 확실한 답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저자가 A는 a고 B는 b다 라고 말 하는 순간 마음을 짓누르던 압박감들이 순식간에 해소되는 기분 이였다. 또 나는 그대로인데 한두 장 넘길수록 이미 멋들어 진 사람이 된 듯한 뿌듯함 마저 들었다. 물론 시간이 지난 지금은 그렇게 맹신치는 않고 종종 삶이 퍽퍽하고 용기를 얻고 싶을 때 추천받아왔던 자기개발서 목록에서 한두 권 골라 읽을 뿐이다. 단, 매번 서점에 갈 때마다 유독 자기개발서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선택권이 다양한 건 좋지만, 그중 바라던 진짜 책을 찾기란 모 아니면 도라 어렵기만 하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내 서랍장에 꽂혀 있는 몇 권을 추천 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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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취하는 당신,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공지영 <딸에게 쓰는 편지>

  
 난 자취를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과제량에 치여 심할 땐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 들를까 말까 한다. 그런 삶에 물들어 갈 즈음 친구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추천한 책이 <딸에게 쓰는 편지>이었다. 작가 공지영의 가정사는 그녀를 관심 있게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을 것이고, 이 책은 그런 그녀가 딸 위녕에게 남긴 사랑의 편지들이 엮어진 책이다. 사실 애지중지 하는 딸에게 엄마로서 하는 조언들이라 종종 불쾌감이 드는 어구도 비쳤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약간의 필터링을 필요로 하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책이다. 무엇보다 틈만 나면 “위녕, 너는 정말 소중한 아이야.”말하는 구절들은 당신을 충분히 위로할 수 있을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을 혼동하는 것에 대해 말이야. 잘 살펴보니까 흔히 여자들이 미안하다는 말을 참 많이 써. 엄마 역시 마찬가지였지. 이 말을 실은 고맙다는 말과 혼동해서도 쓰고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혼동해서 쓰는 경우 그 깊은 저변에는 ‘나는 이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인데…’라는 심리가 깔려 있어. (중략) 엄마가 삶의 후반으로 접어든 젊은 날부터 세상의 좋은 모든 말씀과 책을 모두 찾아 읽고 듣고 하고 이제야 느끼는 점을 단순 하게 정리하면 ‘지금, 여기 그리고 나!’라고 할 수 있다. 오직 지금 여기만 존재하는 것이고 오직 내가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라는 것.” - p.283 함부러 ‘미안하다’ 하지 않기 위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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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중심에 누가 있나요?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미움받을 용기1>

 ‘시대를 알고 싶다면 당시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된다.’라는 말이 있다. <미움 받을 용기>는 가히 35주 이상을 1위에 자리매김 해 왔던 책으로 인관관계를 중심으로 한 아들러 철학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책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현대사회가 얼마나 인간관계에서 고통 받고 있는지도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청년에 이입해 철학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허점을 파악하려 세 번을 필기까지 해가며 정독했던 책이다. 시간이 지나 ‘씁쓸하지만 철학자가 옳았구나.용인하고 더욱 지나 ‘씁쓸해 할 필요도 없었네.’ 깨닫게 되었다. 당신 역시 처음 읽을 땐 이해도 되지 않고 불쾌감이 들 수도 있다. 타고나게 ‘시니컬’(철학자의 태도가 일종의 그것으로 느껴졌다.)을 싫어하는 나로선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작가 역시 장장 50의 시간을 거쳐서 이 이론을 받아들이고 풀어낼 수 있었다고 하니 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찬찬히 음미 해 타인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힘,미움받을 용기를 갖길 바란다.
 
 “인정받기를 바란 나머지 ‘이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타인의 기대를 따라 살게 되지. 즉 진정한 자신을 버리고 타인의 인생을 살게 되는 거라네. 기억하게. 자네가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라고 한다면, 타인 역시 ‘자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걸세.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더라도 화를 내서는 안 돼. 그것이 당연하지.” - p.155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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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가 아닌 개미굴을 보는 능력을 기르자
  김주연 <너의 열정에 커리어를 더하라> 

 ‘공포의 팀플!’ 대학 이야기를 할 때 매번 장난스럽게 등장하는 주제지만, 개인 작업 위주로 돌아가는 회화과에서는 공동 과제가 많지 않아 크게 공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첫 대회 활동으로 관광 홍보 서포터즈를 하게 되었고 과연 그 공포를 절실히 이해 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악역에 내가 있었다는 것. 팀 과제에 있어 연락과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고 꽤나 잘 해 나갔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꼭 문제가 생겼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문제점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여럿이 하는 활동일수록 서로 틈틈이 진행을 알리는 것과 나쁜 소식일수록 더 빨리 알리는 게 좋다는 것 등. 사소하지만 디테일들이 모여 가치를 일구는 것처럼 미묘한 답답함 들의 출처가 어디였는지 짚어주는 책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1위 소비재 회사인 P&G(Procter&&Gamble)한국지사 상무로서,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다양한 삶의 부분들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사회생활과 함께 시작된 이상과 현실의 괴리, 실수하고 넘어지는 숱한 시행착오와 깨달음, 부둥켜 안기도 하고 싸우며 만들어가는 다양한 인간관계, 이 땅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희노애락, 직장과 가정을 조화롭게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노하우 등 나의 17년 경험들이 생생하게 녹아있다. 이 모두가 P&G라는 글로벌 기업에서 갈고 닦은 것들이니 만큼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p.14 -머릿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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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포세대여 진화합시다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킨포크(Kinfolk)가 유행하던 시기가 지나고 미니멀리즘의 시대가 도래 했다. 너도나도 귀농과 하시모토 아이, 이효리를 꿈꾸며 사 모았던 것들을 버리고 미니멀리스트를 목표하기 시작했다. 타고난 인디 덕후인 나는 이번엔 미니멀이냐며 오히려 멸시했다. 그러던 와중 미니멀리즘의 교과서격인 <심플하게 산다>를 우연찮은 기회에 접하게 되었고 아마 문유석씨의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보았을 문구를 떠올렸다. 문유석 작가님은 상대적으로 덜 갖고 덜 먹는 것에 익숙해 하는 젊은이들을 꾸짖는 장년층에게 “그들은 진화했다.”라고 말한다. 산업화 시기. 매일이 발전하던 그 시절과는 달리 현재 젊은이들에게 삶은 모든 것이 난(亂)이다. 다포(다 포기하는 세대)인 그들은 이제 현실에 적응 해, 혹은 진화 해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 해 지는 법을 익힌 것이다. 미니멀리즘이란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흐름으로서 소비, 소유 지상주의적인 현실에 대항한 또 다른 삶의 양식이지만, 오히려 나는 소유 가능한 것이 없는 청년을 위한 위로로 느껴졌고 마냥 복잡하던 마음 정리에 도움을 받았다.

“물건이 많으면 우리는 물건을 소유하지 못한다. 오히려 물건이 우리를 소유하는 꼴이 된다. 물론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질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건을 대하는 태도다. 그리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자신이 인생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어떤 책을 읽고 싶은지,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은지. 어떤 곳에 가면 즐거운지를 알자. (중략)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보다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은 곧 새로운 불행을 짊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잘 알다시피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진 사람은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p.21 [물건] 소유의 무게 中





이미지 출처 : 예스24
 

[김경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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