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 2편 - 사랑, 자연, 돈, 정치 그리고 예술 [예술철학]

글 입력 2016.12.0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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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과의 만남은 언제나 신비롭다. 이 만남에서 예측할 수 없던 자신을 만나기도 하고, 본 적 없던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그렇기에 예술에 관한 저서를 한 번에 읽는 방법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알랭 드 보통의 예술에 관한 저서인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을 2편으로 나눠 쓰는 것이니까. 이 책을 한 번에 소화한 사람에게는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이 책에 담긴 작품과 글을 이해하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책의 분량은 239쪽으로 많지 않지만, 작품의 수가 141개나 되니까 말이다.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2편

 이 책은 5부 중 1부에선 방법론을 소개하면서 개인적 사색을 담았다면, 2편에서는 사랑, 자연, 돈, 정치라는 큰 주제 속에서 예술에 대한 그의 생각을 서술해져 있다. 책이 1편과 2편으로 나뉘어 있지 않지만 큰 축은 방법론과 4가지 주제다.
 
 4가지 주제 중 사랑과 정치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사랑에서는 연인에서 시작해서 만물까지 관련된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는 연인, 인내, 관능, 이성 등 총 6가지 주제를 가지고 자기 생각과 예술작품을 결부시켜 말한다. 정치에서는 정치 미술의 목표와 지향성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예술이 할 사명에 대해서 언급한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2편 : 사랑과 정치, 그리고 예술


사랑, 단어만으로도 아름다운 말

 인간의 특유 권태는 연인 관계에서도 일어난다. 외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 아니다. 외적, 내적 아름다움과 관계없이 일어난다. 싫증의 무서움. 알랭 드 보통은 그의 대다수 저서에서 인간의 사랑, 즉 섹스와 관능에 관해서 언급하면서 권태의 무서움을 강조한다. 그의 생각처럼 신체적 사랑은 종착점이 아니며, 정신적 사랑 또한 종착점이 아니다. 이 책에서 그는 고대 그리스인의 종교적 관점을 예로 들면서 외적, 내적 아름다움, 즉 에로스와 관념적 사랑의 조화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에로틱한 흥분을 즐길 수 있는 능력, 정서적 친밀감을 바라는 우리의 욕구, 안정된 가정생활을 바라는 우리의 갈망은 우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지 않는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책의 성모(14883)>와 포르노그래피는 정반대다. 포르노그래피는 성적인 충족을 위해 다른 욕구들을 유예하거나 무시해야 한다고 느끼게 만들어 우리의 내면을 갈라놓기 때문이다. 이 작품들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최고의 사랑이라고 자연스레 상상하는 상태의 한 측면이 바로 육체와 정신의 조화라는 사실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中

 
 사랑의 불꽃이 튀는 순간에 인간의 외적 아름다움의 영향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기질은 부정하기 힘들다. 우리가 아름다운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말하고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연인과의 관계에서 한 쪽을 추구하기 위해서 다른 한 쪽을 무시한다는 사고는 사랑과 다른 견해일 것이다. 예술 작품은 인간의 이러한 불균형 상태를 균형적인 상태로 끌고 오면서 사랑을 좀 더 굳건하게 만든다.


물줄기.JPG
<리처드 롱의 물줄기들(1989)>

  
 많은 사람이 연인과의 사랑의 과정에서 서로 다툰다. 관계의 조화는 깨진다. 완전한 관계는 불완전한 관계로 흐른다. 물론 이러한 불완전한 관계를 전율로 느끼는 개인적 취향 또한 존재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이 접점에서 불안정한 감정을 느낀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런 것이다.
 
 
정치 미술, 인간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정치와 예술을 결합하는 모습을 낯설고, 부적절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과거 정치 미술이 악용된 사례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은 정치 미술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다.
 

자신의 공동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픈 욕망은 본래 자연스럽고 좋은 충동이다. 예술가들은 이 욕망에 주목할 가치가 있다. 예술의 임무가 반드시 또는 오로지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들을 비난하는 데 맞춰질 필요는 없다. 자부심을 느낄 줄 아는 우리의 능력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도 예술의 임무다. 물론 무가치하거나 어리석은 대상에 자부심을 느낄 때는('우리에겐 철광산이 많기 때문에 우린 위대하다' 또는 '우린 피부가 하얗기 때문에 위대하다') 위험하고 역겨워진다. 우리는 이 자연스러운 충동을 가장 지적이고 가치 있는 방향으로 흐르게 할 필요가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中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면서 정치에 관해서 살짝 엿보면서 정치와 예술의 결합을 낯설다고 생각했지만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1881)>를 보면서 생각을 고쳤다. 예술은 잘못된 정치를 알리는 도구로 사용될 때 빛이 난다. 더 나아가 인간의 자부심을 올바른 방향으로 고양시킬 수 있는 예술이 될 때 빛은 더욱 환해진다.


 
이 책의 후반부는
 
 이 책은 전반부에서 예술의 감상방법을 통해서 대중과 예술의 거리를 좁히고, 후반부에서 예술의 다양한 주제를 현실로 끌어드린다. 즉,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은 사랑에 대한 인간의 모습을 재미있는 해설로, 인지하지 못한 자연을 예술을 통해서 인지할 수 있는 주제로, 자본과 예술의 결합을 통해 올바른 돈의 사용으로, 저평가된 정치 미술을 긍정적인 관점으로 만들어버린다.
 
 예술에 대한 관점이나 평가에 대해 취약한 사람이 이 책을 접하면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마치 자신의 취향을 모를 때 비평가의 도움으로 깨닫는 것처럼 말이다. 알랭 드 보통의 문체는 소화하기 쉽지 않지만, 그의 인간에 대한 사색을 통찰할 수 있을 때, 좀 더 빛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종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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