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2016 마스터피스 후기

글 입력 2016.12.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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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2016 마스터피스


 
11월의 마지막 금요일 밤, 퇴근 후 차를 몰고 달려간 곳은 (엄밀히 말하면 꽤나 막혔던) 바로 국립극장.  한기가 코 끝까지 그리고 바람 사이로 스쳐가는 겨울 밤, 오랜만에 찾아간 국립극장은 변함 없이 고요하면서도 경이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이 날 관람한 공연은 ‘국립극장 국립국악관현악단 2016 마스터피스’
거창한 공연명만큼 깊은 의미를 가진 이번 공연은 ‘한국 창작국악음악을 대한민국 국악 명인들에게 바치는 오마주’ 라는 부제 하에 기획된 공연이다. 특히 창립 10주년을 넘긴 국립국악관혁악단을 만나는 첫 공연이기에 한 편으로는 기대감이 컸던 공연이었다.
 


총 여섯 명의 명인의 곡을 재해석하여 보여준 공연의 주자들은 바로 박일훈 (김기수의 제자), 김만석(김희조의 제자), 김성경(이강덕의 제자), 김승근(이성천의 제자), 계성원(백대웅의 제자), 이경은(이상규의 자녀).
 
자신의 스승들의 원곡을 현대에 그리고 관객들과 소통하기 좋게 재편곡한 곡들은 이색적이면서도 국악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서양의 클래식 오케스트라 구조로 만난 관혁악단은 실제 접근하기 어려운 국악을 관현악으로 풀어내어 새로운 공연평을 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였다.
 


사실 명인이나 혹은 자신의 스승에게 바치는 ‘오마주’ 형태의 공연은 그리 낯설지는 않다. 서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되어 온 하나의 정통이자 그 맥을 이어오기 위한 하나의 공식적인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이번 국립국악관혁악단의 공연은 새로운 시도이자 중요한 가치를 전달하는 자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각각의 곡들이 연주된 후 작곡가들이 무대 앞으로 나와 지휘자의 소개를 받고 인사를 하고, 그 애정을 표현하며 박수를 치면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명작이란 이름의 마스터피스가 오래도록 사랑 받고 그 의미를 다지는 데에 좋았던 자리였다. 더불어 정통 국악기의 소리를 직접 귀로 듣고 그 화음을 만나는 시간 또한 국악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부턴 개인적인 내 비평) 나는 벤치마킹이나 새로운 협연은 자칫 100% 좋은 결과만을 가져올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도 배우고 왔다. 12월 1일자 조선일보에 소개된 기사에 따르면, 국립국악관혁악단의 현존에 대한 조심스러운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사실 좋은 의도로 기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퀄리티나 관객이나 전문 음악인이 원하는 그 이상을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좀 먼 발걸음이랄까? 아직까지 우리 고유의 전통 국악 연주는 하나의 고유 음색을 내는 단독 연주에 익숙해져서 일까? 아니면 오랫동안 시행착오를 겪고 저마다의 음색을 갖추고 하모니를 이루어내는 서양식 오케스트라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일까? 어딘가 모르게 채워 넣어야 할 공백이 있는 듯한, 그리고 고르게 퍼지지 못하는 음색들이 다소 어색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있어서의 국악에 대한 인지도나, 더 대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정식 공연 전 관객아카데미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더 적극적인 홍보 방안의 물색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내 개인적인 의견 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악을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것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현대음악과 더불어 국악에 대한 사업성과 시장성을 키우고 대한민국의 얼과 혼을 지켜 나갈 수 있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연을 관람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내내 들은 곡은 대금으로 연주한 상주 아리랑이었다. 고즈넉한 겨울 밤, 한 주의 마무리로 내 심신을 위로해 준 대금처럼, 국립국악관혁악단이 더 사랑 받을 수 있길 바라며, 공연 리뷰를 마친다.


[오윤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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