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국악 명곡의 재창조 - ‘2016 마스터피스’

글 입력 2016.11.30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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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를 통해 보게 된 두 번째 음악회.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작년 ‘2015 마스터피스’에서 악단의 20년을 아우르는 대표작 4곡을 선보였다. 이번 ‘2016 마스터피스’에서는 한국 창작음악사의 거장 6인의 대표작을 재창작한 무대를 선보였다. 선정된 작곡가는 김기수, 김희조, 이강덕, 이성천, 백대웅, 이상규 6명이며 현재는 모두 고인인 작곡가들을 대신해 그들의 제자 혹은 자녀가 대표곡을 재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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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은 김기수 주제의 ‘죽대엽’(작곡 박일훈), 김희조 주제의 ‘합주곡 1번 2016’(작곡 김만석), 이강덕 주제의 ‘환상합주곡에 의한 대금협주곡 죽의 환상 2016’(작곡 김성경), 이성천 주제의 ‘음양의 조화’(작곡 김승근), 이상규 주제의 거문고 협주곡 ‘초소’(작곡 이경은), 백대웅 주제의 ‘이면과 공감’(작곡 계성원) 순으로 진행되었다. ‘죽대엽’에는 소리꾼 김용우, 강권순, ‘죽의 환상 2016’에는 대금 연주자 이영섭, ‘초소’에는 거문고 연주자 변성금이 협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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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을 알리는 징소리 같은 알람이 울리자 연주자들이 무대에 가득 찼다.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커다란 악기들도 있었다. 타악기들 중 몇 개는 크기가 있어 무대의 사방에 배치되어 있었다. 소리꾼들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단처럼 된 무대에 단아하게 올랐다. ‘고가신조’를 활용한 ‘죽대엽’을 시작으로 국악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죽대엽’에 등장한 소리꾼 김용우의 목소리가 부드러워 인상 깊었다. 흔히 소리꾼이라 하면 걸걸하고 어딘가 능청스러운 면을 상상하곤 하는데,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었다. ‘죽대엽’은 김기수가 1967년 출간한 창작곡집 ‘고가신조’에 담겨있는 임제와 한우의 시를 활용했는데, 곡이 시작하기 전에 짧은 두 시의 가사를 화면으로 띄워주기도 했다.

 이어지는 ‘합주곡 1번 2016’과 ‘대금협주곡 죽의 환상 2016’은 나에겐 다소 어려웠다. 연주되는 멜로디 라인이 따라가기 좀 어려운 면이 있었다. 다만 협연을 맡은 이영섭 연주자의 연주가 인상 깊었다. 국악의 관악기는 서양의 것보다 조금 더 날것의 숨에 가깝다는 게 내 느낌인데, 들숨마저 음악으로 들리는 대금의 소리가 연주자의 호흡을 통해 실현되는 순간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좋았던 곡은 마지막 곡이었던 ‘이면과 공감’이었다. 가야금, 대금, 피리, 해금의 연주자 한 명씩이 연주를 시작했는데, 그 부분이 우선 몰입도가 좋았다. 첫 부분을 몰입시키고 흘러가는 곡의 흐름 자체가 우리가 익히 듣던 다른 음악의 흐름과 비슷해서 그런지 이해가 좋았다. 풍부한 악기들의 소리가 공간을 울릴 때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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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기들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하고 갔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주회를 함께 한 친구역시 같은 말을 했다. 좌석이 앞쪽이어서 무대가 잘 보이는 것은 좋았는데, 중간쯤에 위치한 연주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어떤 악기의 소리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악기는 아쟁이었다. 원래는 약간 째진 소리가 나는 해금의 소리를 좋아했는데, 가야금과 비슷한 모양의 거대한 악기를 현으로 켜고 있는 연주자들의 모습이 보였고, 가장 낮은 음역대의 소리를 내는 악기 소리가 좋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그 악기가 아쟁이라는 걸 알았다. 어떤 종류의 것인지 까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낮은 음역을 담당하면서 흘러가는 것 같은 소리가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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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이라는 장르가 생소한 요즘, ‘마스터 피스 2016’은 귀한 기회였다. 생소한 장르이지만 우리가 언제나 이어폰을 통해 듣는 여러 음악의 감동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김마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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