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시민 [문학]

소시민적 삶 되돌아보기
글 입력 2016.11.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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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한 시대 상황 속에서 요즘 들어 특히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 스스로를 소시민이라고 꾸짖는다. 엄청난 대의를 위해 싸울 것 같던 미래의 꿈을 하나씩 접으면서 어른이 되어간다고 느꼈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끼리는 서로를 소시민이라고 욕하고 한편으로는 그런 서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점차 커가면서 소시민이 되는 것일까? 소시민적인 생각의 틀 속에서 어느덧 정말 그 생각대로 살고 있는 스스로가 섬뜩하기도 하다. 이호철의 《소시민》은 그러한 ‘소시민’이라고 일컬어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다룬다. 우리는 그 속에서 우리와 비슷한 인간들을 보며 우리의 삶 전체를 조망한다.

원래 소시민은 자본가와 노동자의 중간 계급을 뜻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그저 서로가 서로를 소시민이라 부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큰 뜻을 품고 대의를 위해 싸우기보다는 당장 먹고 사는 일에 급급하여 제 살 길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이 소설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소시민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소설에서도 누군가를 소시민이라 부르는 모습은 그러한 처지에 있을 수밖에 없는 그 상대와 더불어 자기 자신을 향해 야유와 조롱을 보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당시 기존의 질서 의식이 약해지고, 새로운 규범이 확립되기 이전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의 소시민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 작품의 배경은 전쟁을 겪으며 경제가 파탄 나고 모두가 살기 힘들었던 상황을 그린다. 그 속에서 모두에 대한 투쟁이란 오히려 배부른 소리다. 이들이 소시민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어느 정도 해명된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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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 편으로 이들의 ‘소시민’이라는 말에 괜히 뜨끔뜨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의 우리들을 되돌아보자. 우리의 욕심은 끝이 없고 오늘보다 더 잘 살 내일을 기대한다. 오늘을 사는 나는 한없이 비루하고 초라하다. 여전히 내가 바라는 생활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내가 소시민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렇게 스스로 자기합리화 하는 과정은 끊임없이 반복되지는 않는가. 그리고 이러한 사고의 구조 속에서는 경제가 앞으로 끝없이 발전한다하더라도 소시민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 역시 끝없이 나올 것이다. 비단 경제적인 문제만이 소시민적 행보에 영향을 끼칠지는 않는다.

자신만의 굳센 신념과 판단의 기준이 요구되는 오늘날이다. 좀더 떳떳한 스스로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 있어 ‘나는 소시민이라 어쩔 수 없다’는 안일한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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