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지털 시대의 문학 [문화전반]

글 입력 2016.11.3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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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은 지난 몇 십 년 사이에 크게 변하였다. 몇 십 년 사이에 과학기술은 크게 발전하였으며 다양한 디지털 매체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문자 중심의 문화는 이미지·영상 중심의 문화로 변하였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대신, 그것을 영화화한 영상을 보거나 다른 영상 콘텐츠를 즐긴다. 이는 문자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문학 장르에 위기를 초래하였다. 문학을 뜻하는 ‘literature’가 그 어원으로 문자(littera)라는 뜻을 갖고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문학이 문자 언어를 매체로 하는 예술 양식이라는 인식은 언제나 고정적이고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오늘날 시각과 청각을 즉각적으로 자극하는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문자 매체는 쇠퇴하였고, 문학 역시 위기의 국면을 맞이하였다. 이에 문학과 디지털 매체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생산 방식이 등장하고 있으며 문학 소비자들은 다양한 매체와 방식을 통해 문학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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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물로만 접할 수 있던 문학은 이러한 생산 환경의 변화로 전자 매체를 통한 소비가 가능하게 되었다. e-book은 문학이라는 장르와 디지털 매체의 1차적인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창작된 문학 작품을 디지털 매체와 결합시켜 유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이러한 1차적인 결합을 넘어서서 디지털 매체와 적극적으로 융합하는 문학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 창작되고 향유되는 SNS 문학 역시 기술의 발달로 인한 문학의 새로운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웹 소설이나 SNS시 등은 오늘날 널리 향유되고 있다. 특히 하상욱과 시인은 SNS시를 통해 유명해져 방송에 출연하고 시집은 출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문자 매체로만 향유할 수 있던 문학 작품에 영상과 음악을 더하여 그 이미지를 풍부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디지털 매체와 문학은 결합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기존의 문학 소비자와 저자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루어지게 된다.

   문학의 소비자인 독자들은 이러한 문학의 생산 환경 변화 속에서 ‘적극적인 소비자’가 되었다. 인쇄 매체로 출판되는 작품의 경우 작가와 독자의 소통은 즉각적이지 못하며, 작가의 작품에 독자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즉각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인터넷 매체의 특성 때문에 독자의 위상은 이전과는 달라졌다. 작품에 대해 독자는 즉각적으로 코멘트를 할 수 있으며, 작가는 독자의 의견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수정하거나 전개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나아가 독자들은 스스로 문학의 생산자가 되기도 한다. 인터넷 공간에서 직접 자신의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문학의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환은 인터넷 공간에서 굉장히 자유로우며 자격에 제한이 없다. 이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과 글을 올릴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접할 수 있는 디지털 공간이 있기에 가능해졌다. 이러한 환경을 통해 독자들은 문학에 대한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적극적인 소비자로, 나아가 문학의 생산자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한편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 하에 ‘저자’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19세기 들어 지적 재산권, 텍스트에 대해 권리를 가지는 집단으로 출현했던 문학 생산자는 텍스트에 대해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 모더니즘은 이러한 저자의 개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롤랑 바르트는 통일된 원천에서 발생하는 일의적인 것으로의 텍스트를 코드화하게 해주는 저자의 개념을 거부하며 모든  텍스트는 복수적, 중의적, 불확정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저자는 그가 창작한 텍스트에 대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며, 독자들 역시 텍스트의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낸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작품에 대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작가의 위상은 하락하였으나, 독자는 저자의 텍스트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나아가 디지털 세계에서 그들의 텍스트를 창조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도래와 함께 문학은 위기의 시대를 맞이하였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문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매체와 결합하여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문학의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종이책의 매력에 그것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자 매체인 문학이 이전에 비해 그 영향력을 잃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참고 ]
강연호, 「디지털 매체 시대와 문학」


[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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