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순정만화를 접고 무하를 펼쳐들다, 알폰스 무하展

글 입력 2016.11.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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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를 접고 무하를 펼쳐들다, 알폰스 무하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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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저는 만화책을 열면 펼쳐지는 이 세계에는 없는 아름다움에 매료됐었습니다. 극적인 장면이나 아름다운 장면에선 으레 등장하는 꽃들에 아무런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죠. 단지 아름다운 꽃과 흘러내리는 듯한 천,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여성의 모습에 홀리듯 빠져들었을 뿐이었습니다.
 
세일러문과 더불어 츠바사나 XXX홀릭과 등의 클램프 만화로 대표되는 일본만화는 물론. CIEL이나 황미나 등의 한국형 순정만화까지. 저는 그 수많은 만화들을 접하며 컸고, 일러스트라면 여신과도 같은 복장에 꽃과 식물들과 어우러진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게 됐습니다.
 
2013년, 처음 알폰스 무하전이 한국에서 열렸을 때 직접 전시를 가진 못하고 SNS를 통해서 몇 개의 그림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웹상에서 본 것일 뿐인데도 무하의 그림이 정말이지 아름답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죠. 하지만 ‘엄청나게 예쁘다’는 것 뿐, 그 이상의 감흥은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여인과 식물이 어우러진 모습은 제게 너무도 익숙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클리셰’라고 생각했을 뿐이었죠.
 
그리고 다시 알폰스 무하 전이 한국에서 열리게 된 지금. 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너무도 수많은 만화에서 나타나 ‘클리셰’라고 여겼던 그 화풍의 원류가 바로 무하라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무하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아르누보’, 즉 ‘새로운 예술’이라고 불립니다. 덩굴식물 모티프와 구불구불하고 유연한 선으로 장식된 철제 난간, 섬세한 꽃무늬의 반복적인 패턴, 긴 실루엣의 여인 이미지 등을 특징으로 하고 있죠. 제가 아까 위에서 설명한 ‘클리셰’의 특징들 그대로죠.

일본, 한국 말할 것 없이 어디에나 보이던 그 화풍이 한 사람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간의 저는 무하를 몰랐지만, ‘무하 식’ 그림에 빠져 살았던 거죠. 물론, 무하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아르누보’자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무하가 그 아르누보의 대표격이란 것을 감안할 때, 그 그림들은 ‘무하 스타일’이었던 거죠.

이를 알고 보니 무하의 그림은 '그저 엄청나게 예쁜'그림이 아니었습니다. 한 장 한 장이 모두 역사였죠. 심지어 그 당시에도 무하의 그림은 '예술작품'이라며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볼 수 있었기에 더더욱 그 역사를 생생히 담고있었습니다. 무하의 그림이 걸린 길거리를 걸어보고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그 대신 무하의 전시를 보면서 상상해보고 싶습니다. 곧 '클리셰'가 될 만큼 일파만파 퍼져나갈 그림을 길거리에서 보는 상상 말입니다. 


아래는 상세 정보입니다! 예매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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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êverie, Alphonse Mucha, 1898


SECTION 1: 프롤로그-무하 스타일을 완성하다(PROLOGUE-Making of the Mucha Style)
 무하가 미국을 처음 방문하던 1904년, 그는 이미 전 유럽에서 대표적인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미국의 주요 신문 매체들은 무하를 ‘포스터 예술가들의 별’ 혹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식 예술가’ 라고 칭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무하의 삶과 더불어 19세기 말 파리의 문화적, 예술적 배경과 함께 모라비아에 기반을 둔 그래픽 아티스트로서의 작품 활동을 보여준다.  전시 구성은 무하가 자료수집 용으로 모은 장식품들과 함께 사진, 유화, 드로잉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SECTION 2: 스토리텔링의 예술(The Art of Storytelling)
 무하는 근본적으로 ‘선형작가’였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기 전 제작된 초기 삽화에서는 빠르게 형태를 잡아내는 천재적인 재능과 더불어 풍성한 선들을 통해 이야기를 담아내는 창조성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기술과 스타일을 판화 제작에 도입하면서부터 그는 포스터 작가로 이름을 알리기 전 이미 파리에서 성공한 삽화가가 되어 있었다. 이 섹션에서는 연극적, 서사적 요소 등 무하 스타일을 이루는 주요 요소들을 살펴보며 파리에 머물기 전 체코의 풍자잡지에 실렸던 연재만화부터 그가 직접 디자인한 책, 잡지의 삽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SECTION 3: 광고 예술(The Art of Advertising)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를 모델로 한 첫 번째 포스터인 지스몽다(Gismonda)가 성공 한 1895년에 무하는 포스터 작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벨 에포크 시절의 파리는 다색 석판화의 대량 생산을 통한 광고 효과로 인한 소비 증가로 포스터 광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1896년과 1904년 사이 무하는 출판업자 샴푸누아(Champenois)를 위해 100점 이상의 포스터 디자인을 진행 하였는데, 이는 무하가 아르누보 양식을 이끄는 선구자로서 명성을 쌓는데 큰 일조를 했다. 이 섹션에서는 아르누보 스타일의 대가로 성장한 무하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된 1890년대를 주로 다룬다. 사라 베르나르를 디자인한 작품을 포함해 상징적인 포스터들과 다양한 상업적인 제품 등 대중적인 ‘브랜드’이미지로의 소통을 위한 무하의 디자인 전략을 보여준다.

SECTION 4: 만인의 예술가(Picture Maker for Ordinary People)
 전반적인 그의 삶을 살펴보면 무하는 사회에 헌신적인 예술가였다. 예술가는 예술이 주는 영감의 힘을 빌려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1898년 프리메이슨과 같은 다양한 사회 개혁 집단에 가입해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의 대중화 프로젝트를 시행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번 섹션에서는 아르누보 양식 그 자체라고 평가되는 무하의 장식 패널과 그의 판화가 성공 하기까지의 문화적 배경을 살펴본다. 또한 무하의 예술적 철학과 무하 스타일 이면의 디자인 요소를 찾아본다.

SECTION 5: 미(美) –일상생활의 영감(Beauty-Inspiration for Lifestyle)
 아르누보 양식은 20세기 모던 디자인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고전적인 장식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술과 빠르게 변모하는 사회 환경에 발맞추어 미학의 아름다움을 보급하고 많은 대중의 삶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무하가 디자인 한 제품과 패킹 디자인, 파리에서 활동한 보석가 조르주 푸케(1858-1929)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살펴본다. 또한 Documents decoratifs(1902)와 Figures decorative (1905) 등 예술가와 제조업자를 위해 제작한 디자인 핸드북을 만나볼 수 있다.

SECTION 6: 에필로그-‘무하 스타일’ 이후의 이야기(Epilogue-The After of ‘le style Mucha’)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무하의 명성과 아르누보 양식은 잊혀져가는 듯 했으나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주목 받게 된다. 1963년 런던의 빅토리아&알버트 미술관에서 무하의 아들 이르지 무하(1915-1991)와의 협업으로 개최된 무하의 회고전 ‘아르누보와 알폰스 무하 展’은 이러한 움직임에 기여했다. 이는 1960년대를 풍미했던 영국과 미국의 그래픽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의 관심에 불을 지피게 했다. 이 관심은 1980년대에 머나먼 동양국가들의 새로운 세대에게서 느낄 수 있었는데 일러스트레이터와 만화 작가들이 직간접적으로 무하 스타일에 영감을 받아 빠르게 시각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며 성장하기 시작했다. 20세기 후반 한국과 일본에서 부상하기 시작한 만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무하 스타일이 어떻게 그들의 작품에 영감을 주고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일본의 유타카 이즈부치와 클램프, 한국의 고야성, 임주연, 그리고 추혜연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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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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