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늘어나는 채식주의, 비건(Vegan)의 현주소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11.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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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가치 중 하나인 자유, 그 중에서도 현대에 들어와 빠르게 보장되기 시작한 자유 중 하나가 먹을 자유이다. 과거와의 비교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확대생산된 식량은 이 시대의 빈곤을 거의 물리쳐 놓았다. 물질적 풍요는 굶주림에 시달리지 않을 자유를 먹을 것을 선택할 자유로 바꾸었다. 내가 먹을 것을 내가 선택할 권리. 그리하여 그 선택의 일환으로 비건(Vegan)이 등장했다.


비건Vegan

비거니즘(Veganism)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동물성 제품의 섭취는 물론, 동물성 제품을 사용을 하지 않는 식습관을 가리킨다. 그런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비건(vegan)이라 한다. 채식주의자들은 육식만을 피하지만, 비건은 유제품, 꿀, 계란, 가죽제품, 양모, 오리털,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도 피하는 보다 적극적인 개념의 채식주의자라 할 수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비건을 우리나라에서는 채식주의자라고 통틀어 부르지만 실제로 그 명칭은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비건 운동은 식(食)운동을 넘어 의·식·주 전반의 다양한 운동을 포괄한다. 그러나 역시 그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며 쉬이 접할 수 있는 부분은 식 영역의 비건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다. 비거니즘의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 사상이나 건강을 위한 이유로 압축되며, 사상적 이유로는 종교적 문제나 동물과 관련된 윤리 문제가 흔히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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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채식연합은 현재 국내 채식 인구가 인구의 약 2%, 즉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다음 카페 중 크고 작은 채식 동호회는 200여개에 이르고 한국채식연합의 회원은 1만5000명이 넘는다. 이렇듯 갈수록 확산되어가는 채식의 영향인지 지나가는 길거리에 문득 비건 식당이 눈에 띄는 일이 많아졌다. 한국채식연합 사이트(http://vege.or.kr/)에 소개된 비건 식당은 현재 235곳이고, 비건 식당이 아니더라도 비건들이 섭취 가능한 두부 요리 전문점이나 샐러드 전문 가게 등을 합친다면 더욱이 우리 생활 속에 비건 식당이 확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건 식당은 비건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비건이 아니면서도 종종 비건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나 자극적인 외식에 질린 사람들에게, 비건 식당의 ‘건강하고 맛있는 식단’은 큰 메리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버터와 달걀이 들어가지 않는 비건 전용 베이킹 역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이런 비건에의 호응으로 올해 5월에는 처음으로 비건 페스티벌이 개최되기도 했다. 성공을 거둔 이 페스티벌은 10월 1일 제2회 비건 채식 문화축제를 열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서 비건 환경은 잘 조성되지 않은 편이다. 교내 학생식당에서 ‘채식주의 식단’을 제공하는 학교는 전국 424개 대학 가운데 3곳에 불과하고, 대부분 식당 메뉴판에는 비건 표시가 되어있지 않으며 재료표기조차 없는 곳이 많다. 이에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한국에서는 채식을 하려고 해도 채식을 할 수 있는 여건이나 환경이 미비해 채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채식 식당과 메뉴가 어디든 잘 구비되어 있어 비건들의 선택권이 침해받을 여지가 적은 다른 국가들과 상당히 차이 나는 여건이다.

물론 비건 문화가 먼저 자리 잡기 시작한 국가와 그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여건이 차이가 날 수는 있다. 그러나 소수의 비건을 약자로 만들지 않기 위한 주의가 이제는 한국에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비건 문화의 좋은 점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라면 특히 비건 여건을 개선하기에 좋을 것이다. 비건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현대사회 식습관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좋은 문화로서 비건은 좀 더 좋은 여건을 갖출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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