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김건모의 50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11.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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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김건모의 새 앨범 <50>이 발매되었다. 그는 올해 50세를 맞았다. 그의 50 인생 중에서 약 25년, 절반을 대한민국의 대표 가수로서 많은 음악들을 남겼다. 그가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로 92년도에 데뷔했을 때 나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었지만, 성인이 된 지금 그의 노래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가수 중 한 명으로 생각한다. 그만큼 그의 음악 인생은 깊고 진하며, 세월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이다.
 
 보통 가수들은 노래를 잘하거나 곡을 잘 쓰거나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은데 김건모는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가수이다. 그는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독특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보다는 좀 더 강렬하고 진한 느낌이 있다. 흔히 흑인 가수들이 갖고 있는 소울(Soul)이 그에게서 느껴진다는 말이 그러한 의미일 것이다. 이런 독특한 음색에 노래 실력까지 갖추고 있으니, 발라드부터 R&B, 디스코, 재즈, 댄스 등 어느 한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제 옷을 입은 것처럼 잘 소화해낸다. 피아노 실력 또한 뛰어나고, 자신의 음악에 다른 곡들을 섞어 다른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음악적 재능도 뛰어나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1995년 기네스북에 국내 최단 기간 최다 음반판매량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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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50>이라는 앨범의 수록곡들을 하나하나 들어보면서 또다시 그가 타고난 음악가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앨범에는 타이틀곡 ‘다 당신 덕분이라오’를 비롯해서 ‘사랑이 떠나가네’, ‘미안해요’, ‘서울의 달’, ‘미련’, ‘빗속의 여인’ 과 같은 명곡들이 담겨있다. 기존의 명곡들은 다른 여자 가수들과 함께 리메이크 되어 원곡보다 더 진한 여운을 준다. 원곡 자체도 너무나 좋지만 리메이크 된 버전은 그것과 또 다른 애잔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신곡인 ‘다 당신 덕분이라오’는 들으면서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이 곡은 김건모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가사에 인생의 후반기를 살아가는 노부부의 모습을 담았다고 한다. 이 가사를 보고 가수는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
자식들 몽땅 다 주고
애지중지 곱게 키워놨더니
딴 사람 만나 떠나버렸네
 
간만에 외식 한번 해볼까
뭐 먹고 싶은 거 없소
지금껏 아무 탈 없이 사는 건
다 당신 덕분이라오
 
30년 전 당신 모습
주름살 뒤에 숨었고
검은 머리 아주 조금 남았어도
난 당신을 사랑하오
 
- 다 당신 덕분이라오 가사 中-
 

 이 곡을 들으면서 울컥하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의 존재를 단지 ‘나의 부모’로만 보아왔던 나 자신을 반성했고, 부모님도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만나신 ‘부부’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겼다. 한편으로는 부모님께 더 잘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가족은 험한 세상 속에서 나를 이끌어주는 존재이면서,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는 그의 음악을 통해 어느새 내 인생을 돌이켜보고 있었다. 단순히 가수란 노래만 잘 부르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자신의 음악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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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모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가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그의 목소리와 음악은 계속해서 듣고 싶을 만큼 좋다. 아직까지 그를 이을만한 개성과 재능을 가진 가수를 보지 못했기에, 그가 나이가 들어 노래를 부르기 어려워지는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평소 예능에서는 장난기 있고 밝은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음악을 대하는 모습에 있어서 그는 한없이 진지하고 멋있다. 그런 그에게 있어 50이라는 나이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했으면 좋겠다. 가수 김건모로서 앞으로의 가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아 더 좋은 노래들을 만들어주기를 바라고, 더불어 인간 김건모로서도 좋은 일들이 많아 그 기운을 담은 좋은 노래들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해 주었으면 좋겠다.
 

[송송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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