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아시아 문화 수도 광주를 꿈꾸며 [문화공간]

글 입력 2016.11.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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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아시아 문화 수도 광주를 꿈꾸며 [문화공간]


 지난 주말 친구의 고향인 광주로 즉흥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광주에는 볼 게 없다며 걱정하는 친구의 겸손한(?) 말을 귓등으로 흘린 채 그저 반복된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는 것만으로 마음은 한껏 부풀어 있었다. 버스를 타고 약 4시간여 만에 광주에 도착한 후, 어디를 갈까 고민하던 차에 연락이 오신 친구의 어머니께서는, ‘아시아문화전당’이라는 곳을 추천해주셨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곳이라 큰 기대는 없었지만 일단 가보기로 했다. ‘한 번 들러보자!’ 정도로 시작했던 마음은 ‘다음에 광주에 오게 되면 꼭 다시 찾아와야지!’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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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야경도


 아시아 문화전당에 도착했다. 굉장히 넓긴 한데, 어디가 어딘지 잘 몰랐던 우리는 걸어왔던 곳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 안으로 무작정 들어갔다. 실내에서 확인한 결과, 그 곳은 아시아 문화전당의 건물들 중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인 ‘어린이 문화원’이었다. 입구에서부터 귀여운 조형물들이 우리를 한껏 반겨주었고, 그 덕분에 쌀쌀한 바깥과 달리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만 같았다. 어린이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을 캐릭터 조형물들과 감각적인 디자인들이 가득했고, 문화체험 프로그램들을 소개하는 안내판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어른(?)인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지하2층에 있던 휴식 공간이었는데, 넓게 개방된 공간이지만 안락한 느낌도 주어서 어린이와 어른 모두 함께 잘 어울리며 즐길 수 있게 보였던 곳이었다. 우리도 조금 지쳐있던 터라 잠시 누워 보기로 했는데, 까무룩 잠들어 버릴 정도로 편안한 공간이었다. 이 바로 옆에서는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한 구연동화가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많은 어린이들이 열심히 몰입하여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광주에 사는 어린이들은 이렇게 다양한 창작활동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 문화원 근처에 살고 있다는 것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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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문화전당 '어린이 문화원' 실내


 어린이 문화원을 나와 또, 무작정 들어간 건물은 ‘문화정보원’이었다. 선뜻 보기에는 무엇을 하는 공간인지 잘 파악이 되지 않았다. 입장료를 내야하는지 어떻게 관람해야하는지 쭈뼛거리고 있던 우리에게 한 도슨트 분이 친절하게 다가오셨다. 관람은 무료이고 안내는 1시간 정도 걸리지만 시간은 조정 가능하다고 하셨다. 우리는 처음에 간략하게 30분 정도만 보고 갈 생각이었으나 너무나도 흥미롭고 재미있어 결국에는 1시간 30분이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였다.
 도슨트 프로그램은 가장 먼저 ‘아시아 문화전당’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로 부터 시작되었다. 아시아문화 교류와 콘텐츠의 창·제작, 전시, 공연, 유통이 이뤄지는 복합 문화시설인 ‘아시아 문화전당’은 ‘민주평화 교류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 문화원’까지 총 다섯 건물로 이뤄져 있다고 하였다.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수도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5년 11월에 25일에 개관하였고, 그 규모 또한 서울의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1.2배가 된다고 하였다. 우리가 설명을 들은 공간인 ‘문화 정보원’은 아시아 문화 연구를 기반으로 한 저널, 포럼, 출판 등 다양한 형태의 지식생산 및 다층적 연구의 장을 제공하는 곳이었다. 아직 개관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보관하고 있는 자료들은 한국, 중국, 일본의 동아시아쪽 자료가 대부분이지만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기 위해 다음 달에는 태국문화에 관한 자료들이 전시될 예정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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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문화전당 조감도


 ‘문화 정보원’의 공간은 음악, 사진, 공연, 건축 등 다양한 분야를 기준으로 총 13개의 섹션으로 나눠져 있었다. 전시되어 있는 방대한 자료들뿐만 아니라 그 자료들을 담고 있는 공간자체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느껴졌다. 한 공간, 한 공간이 여러 가지 가치와 요소들을 고려하여 설계되었는데 그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알게 되는 것들이 많아졌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아시아문화전당’을 구성하고 있는 다섯 건물 중 ‘문화 정보원’을 포함하는 네 곳이 지하 건물로 설계되었다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공간인 ‘구 전남도청’이자 다섯 건물 중 가장 가운데 위치한 나머지 한 곳인 ‘민주평화교류원(5.18 민주평화기념관)’이 상징성을 가져야 하고 다른 건물들에 의해서 가려지면 안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머지 네 개의 건물들을 지하 건물로 구상하였는데, 건물에 있는 우리는 전혀 그러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우리는 지상입구를 통해 이 곳에 들어왔고, 실내에는 햇빛이 들어오며 바깥에는 광장이 보이는 누가 봐도 자명한 지상건물이었기 때문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들어보니, 건축가가 주장한 ‘지하’건물이라는 것은 지하에 매립되어 있는 지하층 공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지상과 연결되어 자연채광이 가능한 건축방식인 ‘선큰구조’를 말하는 것이었고, 이로 인해 ‘민주평화교류원’이 돋보이면서도 나머지 건물들 또한 쾌적함이 유지되는 공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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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큰 구조의 예


  다양한 방면의 문화자료들은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고, 열람할 수 있어 광주에 거주하고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방문하여 많은 자료들을 유용하게 이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 도슨트 분께서 설명을 마치시면서, 강당에서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자인 ‘호조’의 강연이 진행되고 있으니 가보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해주셨다.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다섯 건물 중 ‘어린이 문화원’과 ‘문화 정보원’ 이렇게 두 곳만 둘러봤는데도 보고 느끼고 체험할 것이 많은데, 나머지 공간을 다 들러보면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머지 세 곳을 간략히 소개해보자면, ‘민주 평화 교류원’은 광주의 역사적 기억을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로 승화시킨 콘텐츠로 아시아 문화교류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곳이고, ‘문화 창조원’은 인문 예술 과학이 결합된 융복합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곳이며, 마지막으로 ‘예술 극장’은 아시아의 동시대 공연예술을 창작하고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일정상 ‘문화정보원’ 관람을 끝으로 ‘아시아문화전당’을 나섰지만 못 가본 곳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에 다음에는 모두 둘러볼 수 있게, 이 곳만을 위한 여행을 오기로 결심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다방면의 문화를 애호하고 그 가치를 직접 향유하기를 원하는 ‘아트인사이트’ 가족분들도 광주에 가게 된다면, 꼭 이 곳 ‘아시아 문화전당’에 들러서 여러 가지 자료, 전시, 강연, 공연 등을 비롯한 문화체험을 경험하셨으면 한다. 더불어, ‘아시아문화전당’도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노력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그 가치를 알리고 향유할 수 있게 하여, 설립 목적처럼 아시아 문화교류의 중심지로 우뚝 자리매김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현숙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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