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희극일까 비극일까? 연극 "북새통의 겨울이야기"

글 입력 2016.11.2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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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일까 비극일까?
연극 "북새통의 겨울이야기(The Winter's T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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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북새통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셰익스피어의<겨울이야기>는 비극과 희극적 요소를 적절하게 섞은,
슬프면서도 유쾌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환상적인 이야기이다. 양치기의 딸로 자랐던 처녀가 사실은 공주였음을 알게 된다면? 질투 때문에 왕에게 버려진 왕비가 진정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며 <북새통의 겨울이야기>는 관람객 또한 공연의 일부가 되어 주체적으로 작품에 스토리와 결말에 참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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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의 묘미 중 하나는 뮤지컬같이 큰 공연장이 아니라 대부분 소극장에서 공연을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좀 더 부담없이 친근하게, 공연을 펼치는 배우나 무대와도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다. <북새통의 겨울이야기>도 조그만 극장에서 공연하였는데, 올라가는 계단 곳곳에 공연 사진들이 붙어 있어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도착했을 때 한 배우분이 카운터 옆 의자에서 대본을 보고 계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모습이 보고 더욱 공연이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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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대에는 최소한의 무대 소품들과 음향효과를 내줄 가야금, 타악기 둘 뿐이었고 처음에는 이것들로 어떤 연극을 보여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조금은 썰렁하지 않을까 예상했던 것과 달리, 가야금과 타악기의 조합은 어떤 기계음향효과보다 훨씬 좋았고, 특히 중간중간 가야금의 멜로디가 긴박하기도 하고 흥이 나기도 하면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소품 또한 그때그때 필요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만 역할을 잘 해냈다. 연극을 시작하기 전 합을 맞춰보는 배우들은 모두 반짝반짝한 눈빛으로 열정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극 초반 레온티즈가 죽마고우인 보헤미아의 왕 폴리세네스와 아내의 관계를 의심할 때, 레온티즈는 역은 여자 배우였고 폴리세네스와 왕비 역을 맡은 배우 둘은 남자라는 점이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북새통의 <겨울이야기>는 한 역할에 한 배우가 고정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그들끼리 역할을 돌아가며 골고루 맡는다는 것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같은 역할을 다른 배우가 연기했을 때의 느낌도 달라 한 역할을 두고 여러가지 색깔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용해 정해진 결말을 두지 않는 것 또한 북새통의 <겨울이야기>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연극은 자체적으로 '자신이 공주라는 사실을 안 페르디타가 정말 공주가 되는 삶을 택했을까? 왕비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와 같은 질문을 던져주어 관객 스스로가 상상하고 결말을 추측해 볼 수 있게끔 해준다. 원래의 내용은 비극적 요소가 짙더라도, 열린 결말은 언제나 관객들로 하여금 해피엔딩, 행복한 결말로 끝맺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북새통의 색으로 재해석한 셰익스피어의<겨울이야기>는 내용의 흐름보다도 그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가 돋보였고 흥미로웠다. 진지하다가도 유쾌했고,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기존의 연극과 달리 참신한 방식을 통해 보여준 <겨울이야기>는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정효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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