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배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 언더스터디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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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입력 2016.11.21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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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배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

언더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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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시태그로 맛보기
#린뷰 #연극 #대역 #언더스터디 #샤일록 #삶 #인생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 없이 리뷰를 작성하고자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연극은 바로 <언더스터디>입니다.
저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보았는데요. 이 연극은 연인과도 좋지만 특히나 부모님과 함께! 혹은 가족과 함께! 보시기를 더욱 추천합니다. 연극을 다 보신 뒤, 저희 부모님께서 매우 만족해 하셨거든요 :) 여러분들도 이 연극을 핑계로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갖고 다 같이 저녁도 먹는 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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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에 앞서서 오늘도 이번 주의 이야기를 짧게 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리뷰를 보고 싶으신 분은 스크롤을 쭉- 내려주세요!
잊을 수 없는 2016년 11월 17일 목요일. 바로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날입니다. 하루 하루 날짜가 다가오더니, 이제 시험이 종료가 되었네요. 전국의 모든 수험생 친구들 모두 고생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올 해 수능은 제 동생도 겪은 수능이기에, 다른 해의 수능보다도 더욱 의미가 있는 날이었답니다. 두근두근 제가 시험을 보는 듯 떨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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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엑 EBS 수능특강.. 애증의 책이지요. 나날이 디자인은 예뻐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와서 다시 풀어보라고 하면 절대 못 풀 것 같아요. 수능 날에도 어떻게 했는지.. 사실 저는 수능을 본 지 많은 해가 지나서 그 날의 기억이 어렴풋하지만, 특히 수리시간에 손을 덜덜 떨 만큼 긴장을 했다는 기억과 점심 시간에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제 2외국어는 똑똑한 아이들이 신청하기 때문에 좋은 분위기의 학교로 배정될 수 있다'라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신청 했었던 제 2외국어 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하면 빨리 집에 가는 줄 알았는데, 왠 교실에 모두 모아두고 안 보내줘서 지루했었던 기억도 있고요ㅋㅋ 그냥 볼 껄! 너무 심심했어요. 시험이 끝나고 집에 와서는 가채점도 안하고 잠 자기에 바빴던 것 같아요. 중학교 3년 그리고 고등학교 3년, 도합 6년 혹은 그 이상(이하)를 이 시험을 위해 공부한 많은 수험생들 수고 많으셨고, 모두들 대학 입시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동생도 화이팅! XD





  '언더스터디 Understudy'란 무엇일까요?

이 단어에 대한 뜻을 보자면, "평상시에는 다른 배역을 연기하다가 메인 배우가 부득이한 상황으로 설 수 없을 때 투입되는 배우"입니다. 즉, 평소에는 무대에서 앙상블 등으로 특정 배역을 연기하다가 맡은 배역이 공석이 될 경우 출연기회가 주어지는 배우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관객들이 메인배우를 기준으로 공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언더스터디가 활발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뮤지컬이나 공연에 출연하는 경우, 해당 날짜의 티켓은 정말 빠르게 매진되고는 하지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배우 '주원'도 언더스터디 생활을 상당히 오래 했습니다. 또한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정단원인 발레리나 '박세은'도 <라 바야데르>의 언더스터디 생활을 하였지요. 오랜 기간은 무명배우로 생활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는 이들에게 언더스터디는 소중한 하나의 '기회'가 아닐까요?
우리나라도 언더스터디가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사실 무대에 오르는 배우와 언더스터디를 하는 배우와의 실질적인 실력 차이는 매우 적으리라 생각됩니다. 단지 그 '유명세'의 차이가 클 뿐이지요. 이 연극을 본 후 '정말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배우의 유명세를 좇기 보다는 그 누가 무대에 오르더라도 믿고 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명 텔런트를 앞세우고 연극 배우는 들러리로 세우는 전단이 하루 빨리 사라졌으면 합니다. 이렇게라도 연극에 서는 연극 배우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연극의 무대는 유명한 사람이 더욱 유명해지는 공간이 아닌, 그 작품을 사랑하고 그 배역이 되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서야하는 무대이자 공간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연극을 단순히 텔런트가 되기 전 '발판'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정말 연극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하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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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저는 이 연극을 보러가는 당일, 시작 시간을 맞추지 못했답니다..(눈물) 공연장소를 잘 찾지 못 한 덕분에 2분 정도 늦었지요. 그래서 8분을 더 기다린 뒤에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게도 이 연극은 공연이 시작한 뒤에도 입장을 가능하게 해주시더라고요. 막이 끝날 때마다, 공연장이 어두워지는 틈에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입장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단, 티켓에 적혀있는 좌석으로는 입장이 불가합니다. 그래도 새로운 좌석에 매우 만족했어요! 하지만, 늦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대부분 연극은 공연 시작 후, 입장을 막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다행이었어요. 그리고 이 곳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은 정말 시설이 훌륭했습니다. 좌석도 자칫하면 잠에 들기 쉬운, 큰 영화관에서나 만날 수 있는 너무나도 푹신한 좌석에 우리의 몸을 맡길 수 있고 눈 앞에 펼쳐지는 무대는 매우 넓습니다. IMAX도 부럽지 않아요. 조명도, 뒷자리에 앉을지언정 모든 배우들의 목소리가 하나하나 또렷하게 들리는 무대입니다. 더 앞에 앉았더라면 생생한 배우들의 표정도 더욱 실감나게 볼 수 있기에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심지어 화장실도 정말 쾌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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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켓도 받았고, 공연장에도 들어왔습니다..
티켓 뒤편에 보이는 무대의 엄숙한 분위기가 보이시나요? 무대를 보시면 '무대 내의 무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연극은 연극 속에서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을 연극을 보여줍니다. 현실 속 연극과 연극 속 연극을 모두 볼 수 있는 멋진 장면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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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의 본질은 '사람'입니다. 배우도 '사람'입니다. 그러나 배우와 사람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의 DNA는 사람의 DNA와 분명 다릅니다. 배우는 환영과 현실의 경계에 있습니다.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영원한 경계인으로 살아야 하는 배우들. 그래서 배우는 불안하고도 위태롭습니다. 무대와 세상 사이에서 살아가는 연극배우들. 세상 속에 섞여 있지만 절대 주류가 될 수 없었던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과 닮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선생'과 '제자'의 모습은 <리어왕>에서 '리어'와 '바보광대'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작가의 글 중)

사실 아직까지도, 연극배우에게는 '무명'과 '가난'이라는 서러운 꼬리표가 항상 따라옵니다. 흥행한 연극은 몇 년이고 관객석을 꽉 채우지만, 그렇지 못한 연극은 텅텅 빈 관객석으로 그들의 인기도를 보여주곤 하지요. (물론 훌륭한 연극임에도 관객석이 비어있기도 합니다.) 그들은 언제쯤 저러한 수식어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요?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서 함께 오는 '배고픔'을 상쇄시킬 수 있을까요? 극 중, 오선생의 딸 '오마리'와 오선생과의 대화 속에서도 볼 수 있을 만큼, 연극배우로서의 자신과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의 자신 사이에 깊은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현경은 '연극배우'로서의 삶에 더 몰입하고 선택하였던 것이고요. 그 어느 선택이 틀린 것은 없습니다. 그저 이러한 경계에 서 있는 연극배우의 고충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끔 해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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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대부분 '분장실'에서 이루어 집니다. 이 극의 주요 무대이기도 하지요. 일루전의 공간으로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으로 머물며 깊은 숨을 쉬는 배우들의 숨겨진 공간이자 배역으로 몰입하기 전 배우인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내가 맡은 배역의 옷을 입고 목소리를 내고 오롯이 그 배역이 되는 그 순간 만큼은 이제 배우로서의 '나'가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그는 정말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이 되는 것입니다. 이 연극 속의 연극배우들은 환영과 현실의 경계인 분장실 안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 연극은 주어진 현실에 패배하지 않고, 평생을 무대에서 보낸 노배우의 삶을 통해 아룸다운 퇴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노트 속에는 단 한 마디가 적혀있을 뿐이지요. "나는 연극배우다." 이 한 마디는, 가장 짧으면서도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장 함축적으로 잘 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
화가는 그림을 남깁니다.
소설가는 책을 남기지요.
그러나 연극은 아무것도 남길 것이 없습니다.

제 배우인생은 언제나 그때 그 무대를 기억하는
여러분과 함께 지내온 세월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이번 항구에서 내립니다.

비록 오늘은 제가 샤일록을 연기하지 않지만
저 보다 더 뛰어난 배우가
새로운 샤일록을 여러분께 선보일 것입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끝으로 이렇게 어두컴컴한 객석에서
저와 함께 감정의 교류를 하면서 저로 하여금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개인적으로 그리고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이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이 대사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오 선생이 본인의 마지막 연극을 앞두고 관객들에게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한 고백을 하고, 자신을 대체 할 새로운 배우를 소개하는 장면의 대사입니다. 60년의 기나 긴 길을 걸어온 오현경의 독백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본인의 지병을 알고 있기에 배우 인생의 마지막 무대를 포기하게 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떠나야 할 때'를 아는 그 의연함과 결단이 참으로 원숙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두고 두고 아쉬움이 남을 텐데 말이지요. 그리고 이런 선생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환'의 대처도 아름다웠습니다. 선생님 홀로 불안과 좌절 속에서 싸우고 있을 것을 안 정환은 모두가 오 선생을 무대에서 내려오게 하는 와중에 '선생님을 믿어보자'며 선배님의 마지막을 최선을 다 해 지켜드립니다.
모든 일에는 마지막이 있는 법입니다. 과연 나는 어디서, 어떠한 모습으로 어떻게 그 마지막을 마무리하게 될 지 잠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만약 어떤 모습이 되는 간에, 배우 오현경의 마지막 무대 독백과도 같이 침착하고 그 간의 길을 모두 회고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떠나지만, 그 떠나는 모습까지 멋있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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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극적인 소재와 웃고 잊혀질만한 내용이 아닌,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기는 <언더스터디>를 통해 노배우역 대배우의 인상적인 열연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구리라 기대합니다.





언더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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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명 : 연극 <언더스터디>

● 공연장소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 공연기간 : 2016. 11.04(금) ~ 2016. 11. 13(일)

● 공연시간 : 평일 20시 / 토요일 16시 (화요일 공연 없음)

● 러닝타임 : 90분

● 가격 : R석 40,000원 / S석 30,000원 / A석 20,000원

● 관람연령 : 만 13세 이상

● 공연정보 : 바로가기

● 티켓예매 : 바로가기

 ● 공동주최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극단 풍등

● 후원 : 서울연극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경기대 미디어예술문화연구소

● 공연문의 : 010-2653-5438





<상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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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 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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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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