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올드보이'에 질문하다 [시각예술]

영화 올드보이에 대한 물음과 개인 오피니언
글 입력 2016.11.2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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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
개인 오피니언 및 감상평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단연 올드보이. 2004년에는 제 57회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굉장히 화제가 되었다. 올드보이는 다들 알다시피 19금 영화인데, 나는 개봉 당시 초등학생이었기 때문에 보지 못했다. 그리고 십여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 글에 영화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들을 담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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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하는 자’와 ‘당하는 자’ 누가 더 비극적인가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하나인 영화답게 올드보이는 그야말로 ‘복수 이야기’다. 영문도 모른 채 15년 동안이나 감금당하고, 아내를 죽였다는 누명을 받고, 자살 조차 할 수 없는 생활을 한 오대수. 심지어 우진의 계략으로 생이별했던 자신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비극에 처한다. 누군가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고했다. 그 역시 복수를 한 자에게 다시 복수를 하려한다. 우진은 고등학생 이후 평생을 복수만을 위해 살아왔다. 그는 스스로를 ‘오대수 학자, 권위자’라고 말했을 만큼 그의 인생은 ‘복수’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쩌면 당연히 예견 된 일인듯 복수가 끝난 후 그는 자살을 하고야 만다. 복수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복수하는 자신도 파멸로 이끌고 만다. 결과적으로, 복수는 모두에게 비극적 결말만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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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스톡홀름에 입양되었다는 이야기는 정말 거짓일까

 영화 초반을 보면, 대수는 미도와 함께 제일 먼저 자신의 딸의 행방을 찾는 장면이 나온다. 이 때 한 아주머니가 딸이 외국으로 입양 되었으며 5-6년 전에 국제전화로 아빠를 찾았다는 말을 한다. 한국 말을 많이 까먹은 것 같다며 말이 어눌했다는 말과 함께. 그런데 미도는 전혀 말이 어눌하지 않는데다가 자신도 입양과 같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면, 그 상황에서 어떤 한 마디 말 정도는 덧붙었을 것이다. 사실 영화 내용 상, 우진이 자신의 더 잔인한 복수를 위해 둘의 부녀관계를 미리 알아차리지 수를 써놨다는 것이 더 일리가 있다. 하지만 아주머니 연기는 왜이리 자연스러운가. 혹시 미도는 진짜 딸이 아니고 우진의 계획 아래 평생 거짓을 믿도록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오히려 더 비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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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근친’으로 복수했을까

우진과 그의 누나가 가진 서로에 대한 감정은 도덕적인 부분을 떠나 적어도 둘에게는 ‘순수한 사랑’이었을 것이다. 우진은 자신의 행동이 더러운 근친이 아닌 사랑이었다고 생각하면서  대수에게 왜 하필 ‘근친’으로 복수한 것인지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내가 나름대로 생각한 이유는, 우식은 누나 죽음에 대한 상당한 죄책감을 가진 인물이다. 즉, 자신의 사랑이 누나가 죽게 된 이유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들은 진정한 사랑이었어도, 조카를 임신한다는 것은 안 된다는 행위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남들의 시선이 두려웠을 것이다. 또한 우진의 대사 중에 ‘우리는 다 알고서도 사랑했어. 너네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대사가 있다. 대수에게 그의 딸인 미도를 사랑하게 만들어, 그가 느끼는 순수한 감정이 곧 고통으로 느껴지도록 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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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제목 ‘Old boy’ 의미

‘Old boy’라는 말은 ‘동창생’이라는 뜻이다. 이는 고등학교 동창인 대수와 우진을 관계를 가리킨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동창’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떠나 old boy라는 제목은 어쩌면 중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old를 형용사로 보아 늙은, 나이 든 소년으로도 해석해보았다. 이 잔인한 복수극의 원인이 되는 시점은 대수와 우진이 고등학생이었던 소년시절이다. 그 때의 일이 영화를 이끄는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이 된다. 그래서 그 ‘소년이었을 적’을 중점으로, 나이가 든 우진과 대수를 의미할 수도 있다. 또한 우진은 누나가 죽은 후부터 쭉 복수를 위해 살아왔기 때문에, 아직도 그 시절에 멈춰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대수에 비해 훨씬 앳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점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old boy는 그 때에 멈춰있는, 나이만 든 우진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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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대수의 울고 있는 듯 웃고 있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며칠간 계속 여운이 남아 머리 속을 맴돌았다. 강렬하고, 잔인하고, 독창적이다.


[류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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