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메조 소프라노의 재발견 - 서울오라토리오 제65회 정기연주회 문혜경 독창회

글 입력 2016.11.2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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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라토리오 제65회 정기연주회
문혜경 독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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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일요일 저는 예술의전당을 다녀왔습니다. 과장을 좀 보태자면 예술의전당 입구에서 IBK챔버홀까지 가는 길은 이제 눈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만큼 익숙합니다. 그러고보니 예술의전당의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모두를 함께할 수 있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여름과 가을 사이의 모습이 좋습니다. IBK챔버홀 근처의 음악분수가 참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제법 쌀쌀하고 추워져서 그런지 야외의 음악분수를 감상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대신 건물 안에는 문혜경님의 독창회를 축하해주고 감상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녀의 아름다운 독창을 듣기 위해서 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예술의전당을 찾아준 것이지요. 여러분은 선호하는 목소리가 있으신가요? 아니면 자신의 목소리를 사랑하시는지요? 혹시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멋진 목소리에 설렜던 경험이 있으신지요? 목소리는 그 사람의 외모, 성격과 함께 그를 타인과 구분짓는 개성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많은 이들을 사로잡고 감명을 줄 수 있는 목소리를 가진 분들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대신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생각과 아름다운 말이 나올 수 있어야 더 값진 소리가 되겠지요.

 메조 소프라노 문혜경님의 독창을 듣기 전에 저는 소프라노 음에 대해서만 잘 알고 있었고 더 선호했습니다. 여성합창에서 가장 중요한 음역대는 바로 소프라노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요. 여성의 중간 음역이라고 할 수 있는 메조 소프라노(Mezzo Soprano), 그리고 이보다 더 낮은 음인 알토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했던 제 자신을 반성해보았습니다. 문혜경님의 독창을 들으면서 메조 소프라노도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메조소프라노 이아경님은 메조 소프라노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메조 소프라노는 소프라노에 가깝고, 알토에도 가깝다. 음역 폭이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물의 성격 표현이 다채롭다. 여성 파트 중 가장 인간적인 울림이 많다."

저는 이 이야기에서 '인간적인 울림이 많다'는 말이 좋았습니다. 대한민국 유일의 오라토리움 마이스터 싱어, 문혜경님의 세 번째 독창회는 이런 울림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메조 소프라노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공연에서 저는 솔리스트로서 문혜경님만의 독창을 들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합창단도 함께 출연했습니다. 처음에는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그분들이 보이지 않아 당황스러웠지만, 객석 맨 첫째줄과 둘째줄에 앉아 계셨더라구요. 관객들과 마주보고 노래하셨다면, 그리고 그 분들도 함께 무대에 올라와 박수갈채를 받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번 독창회와 지난번 오라토리오 갈라 콘서트를 통해 오라토리오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관객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따뜻한 공연이 많이 선사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박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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