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글을 보고 있는 모든 이에게 시작은 두려움, 초조함 그리고 그 속에 있는 기대와 설렘이 공존할 것이다. 특히 평소에 관심이 많지만 도전하기 늘 주저했던 분야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번 2017 대한민국 한옥 박람회의 진행에 함께하는 일은 필자에게 섣불리 판단하고 도전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첫눈에 반한 물건을 놓쳤을 때 계속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이번 행사도 필자에게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소중한 기회였다. 그렇게 무엇에 홀린 듯이 지원서를 제출했고, 지금 이렇게 박람회의 서포터즈로서 첫 오리엔테이션을 참가한 후기를 쓰게 되었다.

 

 "느린 시간을 담는 집" 을 주제로 내년 2월 9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될 박람회는 한옥 중에서도 기와를 중심으로 각종 기획전시와 컨퍼런스가 개최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건축 장인과 건축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의 공모 작품들도 전시되고,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옥 박람회답게 전통에 대한 관심을 도모함과 동시에 미래 전통건축의 인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본인이 서포터즈로서 일하게 될 박람회가 전통 건축계에 얼마나 큰 의미를 부여하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던 "한옥 협동조합원" 도 주목할만한 공간이었다. 한옥 협동조합은 전통 문화재와 현대 한옥을 설계하고 한옥 전문가와 일반인이 연계된 상생 조합으로서 한옥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에게도 지원과 협력을 제공하는 단체이다. 서울의 중심인 중구 북촌에 위치한 조합원은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한옥촌의 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의 조합원은 한옥만이 주는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곳에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있으니 새삼 정말 한옥 박람회의 서포터즈만이 누릴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앞으로도 많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된 후 우리 전통 건축을 대표하는 문화재 중 하나인 "창덕궁" 기행을 떠났다. 우리 궁들 중에 가장 "조선" 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할 수 있는 궁을 꼽자면 바로 "창덕궁" 이다. 흔히 생각하는 경복궁은 제후 국가였던 조선이 중화사상의 영향을 받았던 탓에 중국의 건축양식을 모방하여 준공되었다. 그러나 창덕궁은 오직 우리나라 독자적인 건축 양식을 채택해 준공되었기 때문에 가장 '조선스러운' 궁이라고 볼 수 있다. 

창덕궁 기행을 하면서 궁의 곳곳을 살펴보다 문득 이전에 개인적으로 방문했을 시의 느낌과 사뭇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궁을 방문할 때와 우리나라의 건축양식에 대해 더 공부하고 알리고자 방문했을 때의 마음가짐이 달랐을 것이다. 전통건축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관람했던 탓도 있겠지만 나의 손끝에 이 전통건축들을 홍보할 콘텐츠들이 실릴 것이라 생각하니 사명감이 생겨났다. 

 

2017 한옥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서포트 하기 위한 그 첫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디뎠다. 시작이 반이라고는 하나 앞으로 남은 시간들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어느 분야나 홍보 마케팅은 요주의 업무이며 프로모션의 결과가 결국 컨퍼런스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 건축에 관심을 갖고, 조금 더 많은 전통 건축들이 사람들에게 선보이게 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하면서 2017 대한민국 한옥 박람회의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