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게 내 사랑인걸요 [문화전반]

글 입력 2016.11.1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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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바람과 함께 이르게 찾아온 추위가 잦아드니 오늘은 또 이렇게 비가 온다. 외로운 계절, 가을이다. 가을이 사람의 마음을 공허하게 하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바 있다. 일조량이 줄어들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들어서라고 하는데, 한 해가 끝나가는 무렵이다 보니 이래저래 생각도 많아지고, 예쁘게 물들었던 나뭇잎들이 어느 새 낙엽으로 하나 둘씩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니 더욱 헛헛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쓸쓸하고 외로운, ‘가을 타는 날’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있다. 바로 ‘이소라’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이소라는 새로운 곡을 들고 우리 곁에 다시 찾아왔다. 지난 10일 발표된 신곡 ‘사랑이 아니라 하지 말아요’는 이소라의 아홉 번째 정규앨범 '그녀풍의 9집'의 선공개곡으로, 발표 전부터 화제가 되어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는데 이는 바로 ‘김동률’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두 거장 뮤지션의 콜라보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소라가 곡을 부르는 순간, 전율이 일었다는 김동률은 개인적으로 많이 아끼는 곡이었는데, 먼 길을 돌아 드디어 주인을 만난 것 같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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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이소라 , (우) 김동률


 나 역시 그들의 콜라보를 기대하며, 티져 때부터 열심히 음원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사람들 중 하나였다. 각자의 고유한 색을 가지고 있는 두 가수가 어떠한 협업을 이루어 낼지 기대가 매우 컸는데, 그 결과물은 역시나!였다. 김동률의 감성적인 멜로디와 이소라의 애절한 목소리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보여줬고, 감미로운 피아노 반주와 현악기의 사용은 노래의 서정성을 극대화시켰다. 그 동안 이소라의 새로운 노래를 들을때면 마치 현악기와 같은 그녀의 목소리에 가사보다는 멜로디에 주목해 듣곤 했는데(물론 그녀의 노래에서 가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지만 처음 접했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이번 곡은 사뭇 달랐다. 노래의 첫 순간부터 가사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보이지 않는 길을 걸으려 한다고
괜한 헛수고라 생각하진 말아요

내 마음이 헛된 희망이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정상이 없는 산을 오르려 한다고
나의 무모함을 비웃지는 말아요

그대 두 손을 놓쳐서
난 길을 잃었죠
허나 멈출 수가 없어요
이게 내 사랑인걸요

내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는 말하지 말아요
그대 없이 나 홀로 하려 한다고
나의 이런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
나를 설득하려 말아요


이소라,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中




 짝사랑의 노래가 될 수도 있고, 이미 이별한 상대방을 그리워하는 노래가 될 수도 있겠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게 노래라 나에게는 ‘연인과의 사랑'의 의미보다는 가슴속에 품고 있던 오래된 꿈에 대한 내용으로 들려왔다. 당장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좁게는 어떠한 직업을 가져야 할지, 넓게는 어떠한 길로 나아가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그 일은 소위 말하는 ‘돈벌이’와는 거리가 먼 그런 것이었다. 몇몇의 선택받은 이들만이 성공하는 분야임에,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았을 때 돌아오는 반응은 꿈에 대한 환상은 접어두고,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라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내 안에서도 어떠한 선택을 할지 끊임없이 갈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선택의 여부를 떠나서 꿈에 대한 나의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에게는 사랑인 것, 그것이 나의 꿈에 대한 내 마음인 것이었다. 그리고 괜히 용기를 주는 느낌도 들었다. 누군가가 옆에서 왈가왈부해도 결국 길을 정하는 것은 내 몫이라는 것, 그러니 주변의 시선에 너무 개의치 말고 사랑을 좇으라고 응원해주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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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아홉 번째 정규앨범
'그녀풍의 9집' 자켓 이미지


 곡이 나온 날부터 매일 반복해서 듣고 있다. 따뜻한 멜로디와 감성뿐만 아니라 가슴 속 깊이 와닿았던 가사 때문에 배경음악처럼 마냥 흘려들을 수 없게 되었다. 나에게는 복잡한 상황에서 식어가던 꿈에 대한 열망을 갑자기 한 움큼 불어넣어준 노래 ‘사랑이 아니라 말하지 말아요’  다들 각자만의 사랑을 떠올리면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외로운 가을 날, 이 쓸쓸한 노래가 오히려 마음 한 켠을 따뜻하게 해줄지도 모른다.


[김현숙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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