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16회 한국 국제 2인극 페스티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극적인 탐구를 위해
글 입력 2016.11.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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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극적인 탐구’를 목적으로 2000년도에 시작하여 그동안 15회에 걸쳐 소기의 성과를 이룩한 <2인극 페스티벌>이 세계인들과 함께 하는 국제적인 예술축제로 영역을 확장하여 새롭게 도약하다."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는 2인 극.
개인적으로 연극을 정말 좋아하지만, 등장인물이 많고 유쾌하기만 한 연극 보다는 사색을 유도하고, 그 여유를 충분히 주는 혹은 배우와 관람객의 소통이 더 원활한 연극. 쉽게 말해 배우와 소품이 적어 대사와 연기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연극을 훨씬 더 선호하는 편이다. 지현준 씨가 연기한 [나는 나의 아내다]를 보고 그 쾌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왠지 그 이후로 봤던 연극들에서는 쉽사리 그런 감각을 느끼기 힘들었다. (아무래도 애초에 연극을 비교적 덜 본 이유도 있다.) 

 2인 극 페스티벌의 정신은 ‘최소 단위 인간관계의 성찰을 통한 연극 기본정신의 부활’로서 관객들에게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진면목을 축제를 통해 실감하게 하고 인간과 인간, 그리고 그 관계에 대해 사고하고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의 기회가 될 것을 말하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또 한 번 소름이 돋을 수 있지 않을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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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산을 넘는다
극단 신작로 & 감동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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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아버지가 도저히 그 죽음을 인정할 수 없다면, 그냥 살아 있다 고 믿는 방법 밖에 또 무엇이 있을까? 하지만 아들의 죽음이라는 현실은 송곳이 되어 마치 기시감이 엄습하듯 날카롭게 온몸을 쑤신다. 아버지는 피를 흘리는 것 같은 고통을 감내하며 아이와 장난도 쳐보고, 농담도 해보고,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도 해보고, 하지 못 했던 이야기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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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나고 많은 삶들이 바뀌었다. 나 역시 그 안에 속한다. 나의 첫 희곡은 엄마가 되어본 후 생각하게 된 엄마라는 삶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그 이후, 아이를 볼 수 없는 엄마, 아빠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산을 넘는다' 그 생각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총 19개 정도의 작품 중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그렇게 산을 넘는다>. 작품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고, 나 역시 세월호 사건은 뇌리에 박혀 아픈 가시 같은 존재다. 당시 갓 대학생이 되어 어색하지만 새롭게 20살의 문화를 맛보던 와중 목포에 사는 친동생이 올려주던 불안에 찬 어른들의 사진들과 티브이에선 쉼 없이 통곡소리와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기숙사에선 친구들과 함께 숨죽여 눈물을 흘리던 그때가 잊히질 않는다 아직도. 다른 선상일지는 몰라도 최근 아버지를 잃은 아빠를 보며 조금 더 개인으로서의 가족을 마주하게 되었었다. 무매한 딸로서 조금 표현하기 힘들었던 그 감성을 어떻게 풀어나갔을지 기대가 된다.





컬렉티드 스토리즈(단편소설집)
극단 기일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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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소설의 시작은 소설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라는 소설 쓰기의 단계는 마치 인간관계의 시작은 자신의 속 이야기를 꺼내놓는 것이라는 것과 매칭 되어 젊은 소설가 지망생이 아픈 이야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멘토를 따라 성숙한 소설가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인생이 그러하듯 관계는 언제나 아름답지 않고 스승에게서 배운 방식 그대로 삶을 살게 된 제자는 스승과 어긋나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은 마치 슬픈 부모 자식 관계의 거울 같은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게 어긋나는 과정에서 병으로 변해가는 노년의 소설가의 안타까운 모습이 드러나고, 그에 반해 밝은 미래를 향해 가는 젊은 소설가의 희망찬 모습이 대비된다.

- 연출 의도 (연출의 글) 中



  96년 쓰여 이미 영미권에서는 수차례 공연 되고 다양한 수상을 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환영받지 못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나 역시 이 작품은 처음 들었다. 극단 관계자는 두 여자만으로 진행되는 형식이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지만, 좋은 연출과 연기가 함께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혹 이 분석이 맞는 이야기라면 여성에 대한 언급이 잦은 요즘 더더욱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잘 해내야 할 것이다. 

 연극<레드>의 켄과 마크 로스코 사이의 구세대 신세대의 의견 충돌과 모순을 짚어내는 관계. 영화 <다가오는 것들>의 나탈리와 파비앵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 제자와 스승. 가르치는 자의 나눔과 배우는 자의 존경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끝도 없다. 나만 해도 친구와 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한국의 권위주의에 대한 이야기부터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방대해져 버린다. 이 치열함을 박선희 씨가 어떻게 연출해냈을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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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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