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언더스터디

글 입력 2016.11.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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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배우로 남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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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연기 인생 60년을 맞는
배우 오현경의 가슴뭉클한 대사입니다.

연극 언더스터디는
이순간에도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든 연극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주는
의미있는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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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배우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과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서 있는
평생을 무대에서 보낸 노배우의
아름다운 퇴장을 그리고 있습니다.

연극 '언더스터디'속에는 '베니스의 상인',
'리어왕', '햄릿', '줄리어스시이저' 등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이 작품속에 묻어나오는데요,
2016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여
더욱 의미있는 연극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대본의 인용이 반갑기도 하면서
다소 극의 중심을 잃어가지 않을까하는 느낌도 있었지만
구성이 재미나고 각 배우들의 배역 흡입력이 뛰어나서
90여분의 시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배우 오현경씨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세월의 무게감과
류태호씨의 진중한 감정이입이 감동스런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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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본질은 배우 즉, 사람입니다.
연극무대와 현실속의 자신사이에서
갈등하는 연극배우들의 모습들은
이상과 현실에서 갈등하는 우리모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연극 '언더스터디'의 주요무대는 분장실인데요,
무대로 나가기 바로 직전까지 머무르는 공간인 분장실은
무대와 현실의 경계선에 있는,
다짐의 공간임과 동시에 갈등의 공간입니다.

그 심적인 짐의 무게가 얼마나 큰지는 짐작할 수 없겠지만
그들의 속깊은 이야기를 풀어내어 가는 이 극의 전개를 통해
우리가 무대에서만 보았던 배우들의 인간적인 갈등과 고뇌를
조금이나마 엿볼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무대를 바라보며 주인공은
이렇게 말합니다.

"화가는 그림을 남깁니다.
소설가는 책을 남기지요.
그러나 연극은 아무것도 남길 것이 없습니다.
제 배우인생은 언제나 그때 그 무대를 거억하는
여러분과 함께 지내온 세월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제 연기를 기억하는 분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유감스럽게도 저는 이번 항구에서 내립니다.

비록 오늘은 제가 샤일록을 연기하지않지만
저 보다 더 뛰어난 배우가
새로운 샤일록을 여러분께 선보일 것입니다.

끝으로 이렇게 어두컴컴한 객석에서 저와 함께
감정의 교류를 하면서 저로 하여금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갖게 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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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 연극은
오랜세월 배우라는 인물을 곁에서 지켜본 듯
배우의 열정과 탐구가 가능한 대사들에 놀랐는데,
작가 전형재님은 배우이자 작가였습니다.
셰익스피어가 훌륭한 배우이면서 작가로서
역사에 남았듯이,
관객으로서 의미있는 작품
기대하는 마음 전해드립니다.


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배우와
그의 삶을 존경하는 언더스터디의 이야기가
무대에 설 수 있었던건
그 바탕에 믿음과 진심이 있었기에 가능합니다.

오랜 세월 인생 전부를 연기에 바친
한 연극배우의 오마주가 되어준 이 무대가 막을 내리기 전에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좋은 추억 남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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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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