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LP 열풍을 다시 이끄는 영감의 공간,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문화 공간]

글 입력 2016.11.1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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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고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한 이태원역과 한강진역으로 이어지는 길을 걷다보면, 한 편에 조금은 생소한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현대카드에서 만든 '도서관' 중 하나인 '뮤직 라이브러리'가 그것이다.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면 동행과 함께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는 도시의 빠른 속도에서 벗어나 일상을 사유하고, 잊혀졌던 아날로그 감성과 영감을 회복하자는 삶의 모토를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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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현대카드 뮤직라이브러리 홈페이지)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에서는 우리가 보통 LP라고 부르는 것을 '바이닐(Vinyl)'이라고 칭한다. 휴대폰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유투브에서 음악을 듣는 것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바이닐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바이닐을 모으고 축음기를 집에 두는 일종의 취미 생활은 옛날의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뮤직 라이브러리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과는 반대로, 16개 카테고리의 10,000여장의 방대한 바이닐과 3,000여권의 음악 도서를 마치 도서관의 책처럼 꽂아두고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듣고 싶은 바이닐을 세 장씩 골라 플래터 위에 올리고, 바늘이 바이닐 위를 긁으며 나는 소리에 집중하는 것은 분명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들을 수 없는 바이닐의 잡음에 집중하는 것은 이용자로 하여금 새로운 체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바이닐은 단순히 옛날의 음반 형태는 아니다. 최근 해외의 아티스트들은 CD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 이외에도 바이닐로 음반을 발매하고 있다. 이는 다시 바이닐을 향유하려는 복고의 흐름에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Sam Smith의 음반을 바이닐로 들었을 때에는, 스트리밍 서비스 그 이상으로 뛰어난 음질을 즐길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현대인들이 음악을 소비하는 양상이 얼마나 평면적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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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현대카드)


  바이닐과 도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이외에도, 뮤직 라이브러리 지하에는 색다른 공간이 있다. 음악과 예술 공연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핫 플레이스인 '언더스테이지'가 그것이다. 언더스테이지에서는 국내의 유명 가수와 예술가가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 기획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단순히 음악 공연 뿐만 아니라 패션쇼나 비보잉 공연 등이 이루어지면서,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는 다양한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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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현대카드)


  또 하나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뮤직 라이브러리의 건축 형태이다. 뮤직 라이브러리의 건물 벽면은 통유리로 설계되었고, 건물에서 빈 공간을 남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행인들이 옆을 지나쳐 가면서 건물의 안쪽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다. 이는 문화예술을 즐기는 공간이 누군가의 것이라기보다는, 해당 공간을 지나가는 사람들 그 누구의 것이라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함의한다. 

  또한 건물 부지의 경사면을 평평하게 만들지 않고 그대로 살려 건축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뮤직 라이브러리 입구에서 리셉션으로 들어가는 길은 보통의 건물 1층과는 달리 경사진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적 특징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긴장감을 주며, 동시에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만든다.

  현대카드를 이용 고객만 출입할 수 있다는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이라는 공간이 최근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곳에서는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바이닐을 즐길 수 있으며, 바이닐 뿐만 아니라 카세트 테이프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오래된 카세트와 바이닐을 접하며 우리는 과거의 향수에 젖게 되고, 이러한 경험은 일상 속에서 문화 예술의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현대카드에서는 뮤직 라이브러리 뿐만 아니라 압구정에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그리고 북촌에 '디자인 라이브러리'를 운영하며 문화 예술 공간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인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은 새로운 영감을 떠올리고, 감성을 적시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영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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