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영웅 서사의 새로운 캐릭터 [시각예술]

닥터 스트레인지가 제시하는 영웅 그리고 빌런
글 입력 2016.11.0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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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오피니언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필자의 주관적 판단을 중심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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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블의 새로운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개봉 11일째, 여전히 예매 1위를 달리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의사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새로운 힘을 얻고 히어로가 되는 내용. 필자는 바로 어제, '닥터 스트레인지'를 영화관에서 보고 왔다. ‘역시 마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었다. 특히 시각디자인에 대해서는 입이 떡 벌어졌다. 혹자는 이 CG를 ‘공간을 뒤트는 걸 넘어서 공간을 창조했다.’라고 표현했다. 새롭게 히어로의 옷을 입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화려한 액션과 마법에 홀리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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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필자는 이 영화에서 흔한 영웅서사보다, 새롭게 제시된 캐릭터들이 더 흥미로웠다. 우리가 흔히 보아온 영웅과 빌런의 생각은 보통 다음과 같다. 영웅은 원칙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이에 대한 이중성은 글 아래에 더 적어놓았다-, 그 무엇보다 인류의 행복을 우선시한다. 반대로 빌런은 일종의 돌연변이이며, 인류를 자기 손에 넣으려 한다. 그런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좀 다르다. 오히려 빌런인 케실리우스는 인류의 영생을 원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것이 비록 허울 좋은 말일지라도 말이다. 여기서 영웅과 빌런 둘 다 어떤 방향이건 ‘인류’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조금 특이하다. 영웅 캐릭터인 스트레인지에게 원칙보다 ‘융통성’에 대해 강조되는 점도 마찬가지다. 흔한 영웅 서사의 언급과는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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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 마스터 케실리우스


  영웅과 빌런의 캐릭터가 매우 흡사한 점 역시 재미있다. 에인션트 원은 맨 처음 스트레인지를 거둘 생각이 없었다. 자기 손으로 만들어낸 악당, 케실리우스처럼 자만심이 넘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에인션트 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손으로 악당을 더 만들고 싶진 않아.” 스트레인지가 능력을 얻은 후에도 에인션트 원은 따끔하게 일침을 놓는다. “너는 너 자신만을 생각해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인지는 영웅으로, 케실리우스는 빌런으로 성장해 대치되는 점이 흥미롭다. 비슷한 캐릭터의 전혀 다른 역할이라니! 더구나 비슷한 관점(‘인류’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영웅과 빌런의 차이는 과연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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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빌런의 출현, 모르도


  새로운 빌런의 출현도 흥미롭다. 어느 때와 같이 이번 영화에서도 마블은 다음 편에 대한 언지를 주었는데, 새로운 빌런에 대한 쿠키 영상이 매우 재밌다. 에인션트 원과 늘 함께 있던 모르도가 그녀의 거스름(순리를 벗어나 다크 디멘션의 힘을 빌린 행동)에 대해 화가 나고, 순리를 거슬러 빌런을 무찌르는 스트레인지 역시 못마땅한 나머지 카마르-타지를 떠나 새로운 빌런으로 거듭난다. 쿠키 영상에서 모르도는 마법으로 몸을 완치한 팽본을 찾아가 그의 마법능력을 빼앗으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세상이 이 모양인건, 마법사가 너무 많기 때문이야.” 이렇듯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에 모르도가 빌런이 된 것은 지금까지의 캐릭터 정의를 부순다.

  이러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캐릭터들은 그간의 영웅 서사에서 악의 폭력을 막기 위해 살인을 사용하는 아이러니, 폭력의 이중성 등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그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던 영웅의 이중성-원칙적이나, 원칙에 거스르는 것들을 제거하기 위해 본인도 원칙을 거스르는-, 이 영화에서 말하는 ‘융통성’에 의문을 제기한 빌런이 탄생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성에 대해 순순히 인정하며 ‘융통성’이라 일컫는 영웅의 탄생 역시 신비롭다. 모르도가 새로운 빌런 캐릭터인 만큼 그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기대되는 한편, 그가 스트레인지를 카마르-타지로 인도한 사람이란 것도 영화 내 재미있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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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스틱한 CG와 특이한 캐릭터상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충분히 관람에 의미가 있다. 단 하나, 레이첼 맥아담즈가 또 초능력자의 여자친구로 나왔다는 점 빼고 단점이 별로 없다고 느낀 영화다. 전형적인 마블의 영화! 중간 중간 섞여있는 코미디와 유머가 그 액션을 더 살려주었다. 아직 보지 못했다면 3D로 이 영화의 유쾌함을 즐겨보기를 추천한다. 더불어, 마블이 새롭게 제시한 영웅상과 빌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영화 감상법이 되겠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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