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우.사.인. 시즌2 EP.09 홍혜림

가장 자연스러운 아티스트, 낯선 편안함
글 입력 2016.10.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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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적이다, 자연적이다-라는 말은 이미 큰 유행이다. 유행을 넘어 트렌드가 되었고 이젠 어느 곳에도 '에코'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 페스티벌도 친환경, 화장품도 친환경, 전자제품도 친환경, 세제도 친환경. 그리고 오늘 우리가 만나볼 아티스트는 왠지 '친환경'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순수하고 맑은 음악, 자연스럽고 예쁜 시골마을의 냇가같은 음악을 하는 뮤지션. 그 속에서도 작은 야심을 보여주는 아티스트. 네이버 뮤직 2012년 8월 첫 주, 이주의 발견에 선정된 아티스트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아티스트를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 시즌2 EP. 09
홍혜림

홍혜림3.jpg

 
이름 홍혜림
데뷔 2012 1집 앨범 'AS A FLOWER'
수상 2008 제 19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금상
디스코그래피
2012 정규 1집 'AS A FLOWER'
2015 EP 'Hong Hae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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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편안한 음악

 홍혜림의 음악을 들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꽤 전부터 추천 받았던 뮤지션이다. 주위 친구들도 추천하고 심지어 페퍼톤스 신재평은 그룹 홈페이지에 쓰는 글에서 '정준일이 추천했다'고 하며 들어보았고, 좋았다고 말했다. 이 글도 꽤 된 글이니 홍혜림은 '아는 사람들은 아는 좋은 아티스트'였다. 그리고 이제 나도 그 '아는 사람들'에 속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여러분도 오늘 홍혜림의 음악과 함께하시길 바란다.

 홍혜림은 2008년 서울예대 재학 중에 제 19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 나가 금상을 수상하고 졸업 후 가명으로 홍대 씬에서 자작곡 등으로 활동하다가 2012년 정규 1집을 발매했다. 그리고 이 앨범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네이버 '이주의 발견'에 선정되기도 한다. 이후 5곡이라는 많지 않은 곡 수로 2015년 EP 앨범을 발매한다. 기존에 홍혜림에게서 기대했던 신선함과 자연스러움을 살리고 좀 더 편안해졌다. 치유가 되는 음악을 모토로 하는 수많은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홍혜림은 자신만의 구역을 설정하고 은은하게 힘을 내뿜는다. 모든 불이 꺼지면 슬쩍 '나 여기 있었어요-'하면서 빛을 내는 은은하고 푸른 초록빛의 음악이다.



독보적인 싱어송라이터 홍혜림

 그야말로 싱어송라이터 범람의 세계다. 개인적인 견해로 싱어송라이터는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리스너의 입장으로는 좀 차별화된 음악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기타를 안고 노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지만 그래서 구분이 잘 안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이한 이름이나 곡제목도 좋지만 결국 아티스트가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위해서는 음악이 좋아야 한다. 거기에 독특하기까지 하다면 금상첨화. 그리고 홍혜림은 이 모든 걸 갖춘 아티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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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독특하다. 1집 [AS A FLOWER]에서 첫 트랙 '일상 (A Day)'는 현악기와 함께 차분하게 시작한다. 다양한 클래식 악기의 사용에 눈이 번쩍 뜨인다. '눈송이 (Snowflake)'는 라벨의 볼레로를 떠올리게 한다. 많은 악기들이 돌림노래를 하듯 어우러지다가 타악기가 퉁-탁-탁 삼박자를 쳐서 볼레로의 리듬이 생각나는 것 같다. 다양한 관악기, 플루트의 독주, 피아노가 함께 어우러진다. 거기에 홍혜림의 꾸밈없고 편안한 목소리가 얹힌다. 전공이 클래식인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다가도 타이틀곡 '태양 (Sol)'을 들어보면 보사노바 리듬과 여전한 플루트의 경쾌함, 가볍고 발랄한 타악기, 편안한 보컬이 만나서 또 다른 느낌을 낸다. 하지만 음반 전체를 관통하는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은 여전하다.

 EP 'Hong Haelim'은 좀 더 기타베이스의 음악들이 수록되어있다. 제목도 자신의 영문 표기이름 'Hong Haelim'그 자체인데 음악도 그냥 본인 자신인듯한 느낌이다. 꾸밈없고 편안하게, 최소한의 것들로 구성한 음반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본인은 '스냅사진'과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사진을 찍히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찍힌 듯한 자연스러움. 그리고 그 느낌이 무엇인지 음악을 들으면 오롯이 느낄 수 있다. 

 1집 때 시도한 다양한 악기 편성은 줄어들었지만 편안한 보컬의 색이나 전하고자 하는 느낌은 같다. 예로 타이틀곡 '말린 꽃'은 조금의 타악기, 피아노 편성을 제외하면 기타와 홍혜림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작은 파도소리같은 소음들이 함께 들려온다. 편안한 느낌은 변치 않았다. 그리고 '기회 The Bridge'에서는 본인 특유의 현악 편성을 함께 보여준다. 하지만 두드러지는 현악의 사용은 이 곡 하나라는 점에서 아마 아티스트 본인이 좀더 단순한 음악을 추구한 것이 아닐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다채로운 재미가 사라졌어도 홍혜림의 음악에서 느낄 수 있었던 따뜻함이나 편안함이 배가된 기분이다.


편안하지만 다양한 음악을 찾는 당신께는 1집을, 
루시드 폴(Lucid Fall)과 같은 기타 베이스의 편안함을 좋아하시는 당신께는 첫 EP를 권한다.
(사실 두 음반 모두 좋으니 둘 다..)





홍혜림의 음악을 설명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수식어를 사용한 것은 아닌가 겁이 납니다. 평소 어투와도 다르게 진행된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 지나치게 발랄하고 설명적이었던 기존의 어투보다는 담백하고 간결하게 여러분들께 홍혜림을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짧게, 원래의 어투로 홍혜림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홍혜림의 음악을 추천한 뒤 다음 주에는 홍혜림과의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다음 주 토요일에 만나요!





 사람마다 음악을 듣고 느끼는 것은 모두 다를 거에요. 요즘 저는 음악을 듣고 자주 울어요. 아 내가 이만큼 약해져 있구나- 느끼면서도 이런 음악이 있음에 감사하는 요즘입니다. 많은 곡에서 음악이 마음에 와닿는다는 느낌을 받지만 그 곡들에서 공통점을 찾기는 정말 힘들어요. 몽니의 '소년이 어른이 되어', 노리플라이의 'Goodbye', 루시드폴의 '고등어', 토이의 '거짓말같은 시간'. 그리고 홍혜림의 '말린 꽃 Dry Flower'가 그렇거든요.
 그래도 굳이, 굳이 찾는다면 솔직함 아닐까요. 누군가가 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아준 말들은 고마움과 책임감의 무게로 마음에 깊게 다가오니까요. 솔직하고 편안한 홍혜림의 음악과 함께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 바라요.
 이 미친 세상에서도 우리 살아남아요.





1. 홍혜림 - 마른 꽃 Dry Flower

홍혜림의 첫 EP앨범 'Hong Haelim'의 타이틀곡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1집때의 다양한 악기 편성보다는 기타와 홍혜림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한 곡. 꽃을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서 말린 꽃으로 만들고, 그 꽃의 존재로부터 위로를 받는 곡이다. 마지막 부분의 피아노 멜로디 또한 가볍고 무신경한 느낌이어서 오히려 자연스럽다. 

'이렇게라도 나를 떠나지 않아서 다행이야'



2. 홍혜림 - 눈송이 (Snowflake)

당신에게 눈송이를 보여주고 싶어 마음에 품지만, 당신을 보기만 해도 내 마음은 금세 뜨거워져 눈송이가 녹아버린다. 그러니 날 보지 못하더라도 날 찾지 말아주기를.

'당신에게 별을 닮은 이 눈송이를 보여주려고
이 눈송이를 당신에게 드리려고
차갑게 굳어버린 손 안에 품는다
당신에게 꽃을 닮은 이 눈송이를 보여주려고 
당신이 보이기만 해도 난 마음이 뜨거워져 
눈송이는 잔인하게 안타깝게 녹아버릴거에요 
자욱을 남기고 
그러니 날 못 만나도 찾지 말아주세요 
그게 좋겠어요'







정보 및 사진 출처


홍혜림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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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우사인도 기대 많이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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