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필립 윤트&프레디 켐프' 음반 발매 듀오 콘서트

음반 발매 기념 '필립 윤트&프레디 켐프' 듀오 콘서트 리뷰
글 입력 2016.10.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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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118번째 문화초대 리뷰
:‘필립 윤트&프레디 켐프 듀오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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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의 클래식

 조금씩 내리던 이슬비는 굵은 빗방울로 변하기 시작했다. 비와 함께 내려간 기온은 어느새 계절이 가을의 중턱을 넘어 막바지로 다다르고 있음을 넌지시 알려주었다. 잔잔히 내리는 빗소리처럼 늦가을을 알리는 것이 있었는데, 지난 22일 IBK챔버홀에 가득 울려 퍼진 필립 윤트의 플루트 소리와 프레디 켐프의 피아노 소리가 되겠다. 클래식을 듣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가을, 이들의 선율은 내리는 빗방울을 타고 널리 울려 퍼져 나갔다.

 오후 2시 시작된 공연은 프레디 캠프의 독주로 막을 올렸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를 시작으로 그 다음에는 필립 윤트와 함께 브람스의 ‘수호천사’, 슈베르트의 ‘시든 꽃-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했다.

맨 처음 선보인 것은 ‘12개의 성격적 소품’이란 부제가 붙은 <사계>로 1년 12달을 그 달에 맞게 표현한 곡으로 매 달마다의 특생에 어울리는 시를 택해서 그 시의 성격을 묘사한 표제음악 작품이다. 대부분의 달이 러시아 민요를 활용한 곡인지라 슬라브적인 민족 색채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프레디 켐프는 <사계> 속 계절의 변화와 시를 그만의 느낌으로 잘 풀어냈다. 인상 깊었던 달은 ‘11월 삼두마차(Troika)’와 ‘12월 크리스마스(Christmas)'였다. 머지않아 다가올 계절에 대한 기대감에서였을까. 겨울이 가져다주는 무겁지만 그 속에 있는 시린 산뜻함을 그의 손 끝에서 잘 배어나왔다.

 20여분 간의 인터미션을 가지고 프레디 켐프는 필립 윤트와 함께 등장했다. 그리고 이들의 함께 발매한 편곡한 브람스 가곡 ‘Gardian Angel'을 연주했다. 수호천사라는 이름의 가곡에는 여러 편이 있는데, 저마다의 편마다 있는 가사와 이들의 연주를 함께 보고 들으니 플루트와 피아노의 매력에 마음껏 빠질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것은 멜로디처럼 지나간다‘의 ’슬픔은 멜로디처럼 지나가네/부드럽게 내 마음을 통해/봄꽃이 피듯이 살랑거리며/향기처럼 둥둥 떠가네/그러나 말이 다가와서 슬픔을 붙잡아/내 눈앞으로 끌고오니/마치 희뿌연 안개처럼 희미해져서/미풍처럼 사라지네‘라는 부분이었다. 제목과 내용이 플루트의 소리와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브람스의 ‘수호천사’ 다음으로 이들이 연주한 것은 슈베르트의 ‘시든꽃-주제에 의한 변주곡’이었다. 연주를 시작하기 전, 연주를 하면서 중간 중간 서로 눈을 마주치고 호흡을 함께하는 것을 보면서 ‘이들이 진정 음악으로 하나 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다른 악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호흡은 환상 그 자체였다.

 공연을 보기 전 본 포스터 속에는 ‘젊은 호로비츠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프레디 켐프, 따뜻한 감성 음색의 플루티스트 필립 윤트의 만남!’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공연을 보고나니 이 문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프레디 켐프가 선보인 피아노의 선율은 그만의 느낌으로 부드럽지만 강인한 연주를, 필립 윤트의 플루트는 간결하고 담담하지만 깊은 가을의 낭만을 담고 있었다. 젊은 호로비츠와 따뜻한 감성 음색의 만남은 곧 잔잔하게 물들이며 공간을 압도하는 가슴 절절한 연주로 나타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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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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