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아르코미술관 국제교류전 "TRANSFER Korea-NRW" 리뷰

글 입력 2014.01.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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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승아



2013 아르코미술관의 국제교류전

(2013년 12월 14일 ~ 2014년 2월 9일)

2011년, 독일 노트라인베스트팔렌 주가 한국을 초청 국가로 결정하면서
한국과 독일의 국제교류를 위한 진행이 시작되었다.

이 전시전은 엔에르베 문화사무국의 주최로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 대안공간 루프, 아르코 미술관과 독일의 본 미술관, 오스트하우스 미술관 하겐,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등 모두 6개 기관이 참여하여 열린 대규모 프로젝트.
 
전문가들이 추천한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양국 심사위원이 1차 24명의 후보 작가를 선정했다.
그 이후, 양국 심사위원회가 1차 심사에 선정된 모든 후보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하여
2011년 12월 13일 최종적으로 양국 작가 14명을 선정하였다.
2012년 상반기에는 한국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의 파트너 도시에 초대되어
모든 참가자들이 서로 만나고, 각 국가의 미술계에 소개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2012년 하반기에는 독일과 한국 작가들이 상대국가에서 두 달 간 체류하는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한국 작가들은 8월 중순~10월 중순까지 뒤셀도르프, 본, 하겐에 체류하였고,
독일 작가들은 10월 중순에서 12월 중순까지 서울에 체류하였다.

2013년 10월 ~ 2014년 2월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로
한국과 NRW의 파트너 미술관들에서 그동안의 창조적인 교류과정에 관한 전시가 개최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이미 10월 중 3개 기관에서 각각 전시가 개최되어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트란스페어를 마무리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 국제교류 전시 소개 글 요약 -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3년간 이어진
트란스페어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아르코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전시장은 Gallery 1 Gallery 2로 나뉜다.
지하에 위치한 제 1전시장과 계단으로 올라가야 갈 수 있는 제 2전시장.
먼저 제 1전시장의 전시를 둘러보면 이 전시가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제 1전시장에서 제일 처음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정연두 작가의 작품이다.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만든 스토리보드가 영상 작품과 함께 전시되어있다.

《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는 총 85분 분량의 영상작품이다.

‘방 안’, ‘텅 빈 도시 거리’, ‘농촌 풍경’, ‘들판’, ‘숲’, ‘운해’라는 6개의 장면이
하나의 텍스트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7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카메라가 포착하는 어느 한 순간도 멈추지 않은 채 철저하게
‘편집’을 배제하고 한 컷(Cut)으로 작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세트를 구성하는 작업자들의 움직임이나
그 안에서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의 모든 행위들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숨은 작업들을 몰랐던 우리에게 이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또한 그 작품의 끊어지지 않는 무한의 연결성이 작가의 끝없는 상상력과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다음 만난 것은 한국 원성원 작가의 작품

오른쪽 상단의 사진의 세 작품은 하나로 연결된 작품이다.
어제, 오늘, 내일의 연결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고자 한 작가.

《쌓여가는 어제(Piling Yesterday)》
《소심한 오늘(Rippling Today)》, 《움직이는 내일(Wondering Tomorrow)》


제목에서 시간의 흐름을 한 번 공감하고,
시간의 흐름을 떠올려보며 내 추억에 두 번 공감하고,
기억에 공감하게 되는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기대에 세 번 공감하게 되면서

내 자신이 작품 앞에 서있음을 잠깐 망각하게 만드는….

그림인지 사진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합성 방법으로 다양한 작가의 의식을 담아놓은 작품.
사람이 두 절벽을 잇는 다리가 되어 몸에 이끼가 자라나는 것이나
이끄는 망토가 마치 지구의 자연인 것 같은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이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다.

그의 작품 앞에서 걸음을 떼기가 망설여질 때 쯤이,
작가와의 교감 그리고 공감이 시작된 순간일 것이다.





왼쪽 작품은
건축물 안에서 공간적 범주와 역할을 실험하여 주변부 문화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이해,
문명 간 교류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관심을 영상기법으로 담아낸 독일 작가 마누엘.

오른쪽 작품은
그라프와 성에, 비누거품, 음식 재료 등을 이용하여 재료가 지닌 물성에 주목해
서로 전이되고 변화하는 생성의 순간을 지속적 실험 작업했던 독일 작가 루카 핀 아이젠.

‘내 옆에 있는 모든 것들에 단순히 한 번 더 해본 생각이 바로 예술의 시작이구나.’


1층에서 느낀 경이로움의 감동이 가시기도 전에,
2층에서는 더 놀라운 이념과 정치적인 사회 현실들을 마주하게 되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다.







2층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한국 김기라 작가의 작품.
6개 영상과 드로잉, 설치로 구성된 시리즈의 제목은 바로 《이념의 무게》이다.

작품의 이름처럼 가지고 있는 이념과 생각을 말로하지 못해 응어리지는 모습을 그림으로
정치적, 역사적, 지역적 충돌에 대해서는 영상으로 제시하는 작가.

그림과 영상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도 뭔가 먹먹해지는 느낌이다.
인간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보이지 않는 이념이라는 게 얼마나 무거운 걸까.’
작가는 독창적으로 이를 딱 잡아 제시하고 있다.





 
문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담고 있는 한국 나현 작가의 《로렐라이의 노래》.
독일 뒤셀도르프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오크나무를 보고 작가는 이와 같은 사이즈의 말뚝을 만들었다.

2010년 독일의 라인 강변에 말뚝을 박은 후
2011년 2012년 2013년, 3년간 비디오로 촬영을 한다.

라인강 지역은 한국이 4대강 사업에 참고했던 장소.
작가는 이 말뚝과 같은 말뚝을 더 제작하여
2012년 8월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4대강 사업의 주축인 네 곳에 똑같이 박아 넣었다.
현재는 이 말뚝이 다시 해체되어 협상과 토론을 위한 테이블로 제작되었다.
이 공간 안에 라인강의 기적과, 한국의 4대강이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독일 얀 알버스 작가의 재료가 갖는 물성에 주목한 재해석 작품들이다.
해체되는 자극적인 과정을 실험해온 작가는 한국의 도로, 물성등을 보면서
새로운 재해석을 시도했다고 한다. 느껴지는가, 연관성이? 그리고 작가의 엄청난 상상력이?
전형적인 추상회화처럼 보이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산업 재료로 만들었다는 것.
작품은 도시 풍경을 압축해 놓은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한다.

 




노동민의 삶을 대변하는 동시에 일상의 위대함을 표현했던
마지막 전시를 장식하는 독일 작가 “젭 코베어슈테트”

한국의 친숙한 맥주병과 갑판을 이용해 접착 없이
그대로 병의 지지 무게에 의존하여 글자를 만들어간 작가.
작품이 이루어내는 단어는 6개이다.

《WHITE TRASH BLACK MONEY NEW SLAVES》

그가 우리에게 던지는 갑판들이 이루는 단어들이 굉장히 간단함을 알 수 있다.
일상적이고 단순한 단어인데 읽는 순간 심장이 벅차게 뛰는 건 왤까.
물론 서양적인 단어지만, 서구화된 우리 한국 사회에서도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단어.

이 모든 것들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 사회가 가진 뜨거운 감자들이 아닐까. 


단 한 번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는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독일 작가들의 작품과 시선.
그리고 내게 새로운 생각과 현 사회의 이념문제와 고정관념, 정치적인 이슈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준 역시 현대적이고 놀라운 한국 작가들의 작품과 시선.


한국과 독일의 교류.


독창적인 현대 작가들이 보는 현실에 대한 시선과
작품에 담은 세심한 가치관들을 함께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전시.

각 국의 작가가 가지고 있는 개성이 전혀 어색하지 않고 공감되어지는 전시.
하지만 한국인이기에 한국 작가들의 작품 가치관에 좀 더 마음이 떨렸던 전시.

그야말로 꼭 한 번은 다녀오면 좋겠다고 권해주고 싶다, 당신에게.



[이승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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