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연극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글 입력 2016.10.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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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버티어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속에
자조적인 슬픔이 공존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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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가 가장 큰 행복의 척도인 것인가?
과연, 무엇이 현실보다 더 잔인할수 있을것인가?

현실에서 삶이 주는 암살적인 무게를 안고
 살아가려 발버둥치는 주인공의 모습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어딘가 무대 안에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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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까지 구로 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의 공연에 이어
27일부터 11월6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극단 아리랑의 대작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를 만나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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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속 이야기로 잠시 들어가 
서울 변두리 작은 이발소의 이발사 조만득은 
가난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과대망상성 정신 분열증에 걸려 
정신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는 병원에서 백만장자 행세를 하며
 가짜 백지수표를 뿌리는 등 
망상 속에서 행복해합니다. 
스스로 만들어 낸 허상의 세상속에서의 조만득은 
현실을 까맣게 잊은듯 행복해합니다. 
하지만 그의 웃음이 더 슬퍼보였습니다
.
1970년대 이야기를 
사회 상황으로 반영하고 원작의 무거운 주제를 
현대의 상황으로 표현하기 위해 
국악적인 랩, 재즈 댄스,컴퓨터 음악 등을 사용한 점이 독특했고, 
조만득을 파멸시킨 보이지 않는 자본의 횡포를
 청동 가면의 코러스가 상징화된 노래와 춤으로 표현하며
현대적이고 충격적인 어두운 이야기를 
속도감있게 그려내었습니다.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는 
소설가 이청준의 중편소설
 '조만득씨'를 각색한 작품입니다. 
1995년, 초연 당시 
‘서울연극제’에서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제1회 현대연극상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하며 
인기와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은 바 있는데요 
이번에 극단 아리랑의 30주년을 기념해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되었답니다. 

특히 각색, 연출을 맡았던 김명곤씨가 
이번 공연에서 다시 연출을 맡아 더욱 관심을 모았는데요. 
영화 ‘서편제’를 통해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원작자 이청준의 작품세계를 가장 잘 풀어낼 수 있는 배우로 꼽혔던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자본의 지배아래 놓인 
인간의 연약한 정신세계를 무대를 통해 전하고 있습니다. 

원작 '조만득씨'는 이청준 님의 단편소설로,
'소문의 벽'이라는 단편집에 수록되어 있으며
작가도 자신의 소설이 연극과 만나고 
연출가와 만난것을 행운이라고 화답하며
'앙상하게 야윈 소설 속의 조만득씨에 비하여, 
살아있는 목소리와 생생한 삶의 체취, 
충격적인 분위기와 춤판의 어우러짐 속에 
무대위에 다시 태어날 조만득씨의 목소리는 
울림이 훨씬 크고 깊을 것임에 틀림없다'(1995)고 전하였습니다.

이청준님은 
현대문학의 큰 발자취를 남긴 소설가입니다.
사회전반에 만연하고 있는 부조리함을
 자신만의 문학으로 승화시킴과 동시에 
작품전반에 깔린 휴머니즘과 감성적인 문체는 
독자를 작품속에 흠뻑 젖어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대중적 콘텐츠로 다각화하기에 충분하여 
무궁무진한 작품의 리메이크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으며 
실제로 '서편제' '밀양'등이 영화로 리메이크 되어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답니다.

지난 6월, 음악극 '하얀 동그라미 이야기'로 만났었던
극단 아리랑은 소설을 각색하여 연극으로 만드는 작업을
1994년 최일남 원작의 '숙부는 늑대'부터 이어 오고 있으며
전통 연희의 현대적 재창조를 모토로 
끊임없이 창작극을 제작, 공연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공문화예술을 실현하기위해 찾아가는 연극,
공동체를 위한 커뮤니티 연극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입니다.

실력파 배우들의 조합속에서 완성된 이번 작품은
극중 조만득씨로 분한 한동규씨의 
현실도피성 망상속의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동하였고 
정신병원장으로 분한 고동업씨의 
전문가로서의 한계를 전하는 대사속에서
 타인의 고통에 대해 우리가 가진 
오만에 대한 반성 또한 숙제로 던져주는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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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극단무대를 옮겨 공연중인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의 소식을 올리며
탄탄한 극단 아리랑의 차기 행보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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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공연은 아트인사이트가 미디어파트너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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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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