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글 입력 2016.10.2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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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춤 포스터.jpg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

2016.10.20~2016.10.23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2016.10.27~2016.11.03 (학전블루소극장)



<시놉시스>

 서울 변두리 작은 이발소의 이발사로서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와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동생, 그리고 바람난 아내가 있는 조만득씨는 과대망상에 빠져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다. 병원을 요양원이라 믿고, 자신을 회장님이라 부르며, 환자들에게 백지수표를 발행하는 조만득씨. 그는 오로지 망상 속에서만 이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담당의사인 민박사는 그가 망상을 깨고, 자신의 현실로 돌아가도록 치료를 한다. 결국, 망상에서 깨어나와 현실을 힘들었던 삶을 맞이하게 되는 조만득씨. 하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먼지가 쌓인 그의 작은 이발소와 치매가 더욱 심해진 노모와 집을 나간 아내였다. 두 달 후, 노모를 살해한 조만득씨는 깨진 유리조각처럼 변한 자아를 가지고, 행복했던 망상의 모습이 사라진 채로, 다시 입원을 하게 된다.



 공연 시작 전 '섬집 아기' 노래가 울려펴지면서 마음이 평안해지고 졸음이 몰려왔다. 처음에는 공연 시작 전에 잠시 틀어주는 노래라고 생각했지만, 이 노래가 극에서 지닌 의미는 무척이나 슬펐다.
조만득 씨가 현실세상에서 느끼는 나약함을 아주 극대화하며 보는 이들에게 착잡한 심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현대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어 한없이 작고 초라한 존재였던 조만득. 돈만 외치는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 회장님이라는 망상 속에 행복함을 느끼지만 정신병원의 치료를 통해 이내 비극적인 현실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되돌아온 현실 속에 남겨진 것이라고는 아내마저 떠나버린 이발소와 치매에 걸린 노모 뿐. 결국 혹시나 하는 작은 희망은 산산조각이 나고, 결국은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목졸라 살해하기에 이른다. 절대로 용남되서는 안되는 살인이지만 조만득 씨가 처한 상황은 그를 내몰았고, 나도 그런 그의 행동을 나름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깨진 유리 조각처럼 변한 자아를 가지고, 행복했던 망상의 모습이 사라진 채로, 다시 입원을 하게 된다.
 
 망상 속의 행복이냐, 행복한 망상이냐.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행복한 망상 속에 살고자 했던 조만득 씨의 망상을 깨뜨리고 결국 매몰찬 현실 속에 내몰아야만 했던 것일까? 사람에 따라 답은 다르겠지만 나는 정신병원에서 행복해 보였던 조만득 씨가 망상 속에서라도 자신의 내면 속에서 억압되었던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상세정보>

배꼽춤을-추는-허수아비-웹상세-구로아트밸리.jpg
 

[신희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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