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길을 잃은 영혼들의 이야기, 연극 스톡홀름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글 입력 2016.10.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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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호름.jpg
 

10월 19일부터 10월 30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스톡홀름'은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신작입니다.

개인적으로 떼아뜨르 봄날의 작품을 한번 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럼, 우선 극단 소개를 먼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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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떼아뜨르 봄날은,
2006년 창단 이래 간결하고 절제된 양식미, 시적-음악적 화법, 통렬한 블랙유머를 동반한 강렬하고 감각적인 페이소스를 일관되게 추구해 왔습니다.
또한 독창적인 연극적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면서도, 공연과 음악, 고전과 대중문화 등 다양한 장르와 스펙트럼을 융합해 창조적인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떼아뜨르 봄날의 존재 이유는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현대적인 무대를 구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와 실험에 있습니다.


떼이뜨르 봄날의 대표인 이수인 대표님은
현재 서울예대 극작과 겸임교수이기도 하시고,
'해피투게터', '왕과 나', '심청' 등을 연출하셨습니다.


스톡홀름1s.png
 

공연되고 있는 대학로 나온씨어터가 조금 숨겨져있어서
찾기 어려우실까봐 알려드립니다 !
 
혜화역의 마로니에 공원 쪽이 아니라
로터리에서 우체국 있는 길로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나온답니다.

아! 그리고 티켓부스는 1시간 전에 오픈인데
공연장은 15분 전부터 들어갈 수 있어요
옆에 카페가 있긴 하지만 그 외에
따로 앉아서 기다릴 공간이 없기 때문에
시간 맞춰서 가는 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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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결하고 절제된 양식미, 연극적 미니멀리즘 //

객석과 가까운 무대에는
딱 9개의 의자만이 놓여있습니다.
다른 어떠한 소품이나 무대장치 없이
60분 내내 의자 9개와 대사만으로 공연이 흘러갑니다.

조명 또한 과하지 않게, 최소한의 조명이 들어가는데
극단이 추구하는 연극의 방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독창적이고 연극적인 미니멀리즘'
상업 공연들의 화려함을 맛보다 '스톡홀름'의 최소한의 미를 경험하니
새롭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습니다.
최소한의 것만으로도 관객을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 배우들의 꿈틀대는 움직임 //

연극 '스톡홀름'은
뚜렷한 기승전결이 드러나는 작품이 아닙니다.
티켓을 받을 때에도,
연극적 플롯이 없다며
팜플렛을 읽기를 추천해주셨습니다 :)

얼핏 보기에는 햄릿을 다루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공연을 보다보면 햄릿을 찾기는 어려웠어요.
햄릿보다는 '천안함 피격사건'이라는
다른 주제를 말한다는 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직접적인 방식이 아닌
수많은 암시와 비유로 표현하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또 그를 배우들은 꿈틀거림으로 표현해내는데 각자 다른 움직임으로
말 그대로 '꿈틀거리는' 모습들이
수병과 가족들의 슬픔을 담아내려고 하는 것 같아서
한편으론 먹먹하기도 했습니다..
음악이 있는 곳이 항상 즐거운 건 아니라는 대사가 떠오르네요.
 
 
 
// 제 1의 수병이 전진한다. //

배우들 또한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론적으로는 2010년 백령도 앞바다에서 희생당한
46명의 수병들을 표현했다고 해석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길을 잃은,
이름표를 붙여달라며 노래하는 배우들을 보며
수병들의 순진한 모습이 떠오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산다는 게 원래 그렇다는 말은 하지 말아요."
라는 마지막 대사가 참으로 와닿았던..
그 마음이 어땠을지 제 3인 저는
전혀 이해 못하겠지만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만든 대사였습니다.
 
 
 
// 창의적인 연극적 표현 //

표현해내는 방식 또한 굉장히 창의적이라고 느꼈던 게,
어떤 장치 없이 배우들이 합창하듯 대사를 말한 것이었습니다.
유령 같기도 하고 '오필리어의 허깨비'쯤
돼 보이기도 한 배우들의 합창이
안개가 끼어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물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스톡홀름'에 가자며 나오는
도로시처럼 생긴 소녀가
어떤 정체였을지 더 궁금하게 만듭니다..
배우들끼리도 대사의 주고받음이 없고
1인극 하듯 이야기 하는 것도
계속 기억에 아른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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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스톡홀름'은
일반적인 연극을 생각하고 간다면
실망하고 올 수도 있습니다.

저도 어찌보면 짧은 60분의 런타임 동안 열심히 집중했지만
따라가기엔 부족했고 제가 이해한 부분은
정말 개인적인 해석이라고 생각해요..
 
연출님과 배우들의 해석도 들어보고 싶고
더 이해하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ㅠㅠㅠ
 
많은 연극적인 대사들을 담아가고 싶었는데 더 책도 많이 읽고
공연도 많이 봐서 떼아뜨르 봄날의 다음 작품은
많이 담아갈 수 있도록 ! 해야겠어습니다 :)
 
 

"뭘 잘 아시는데요?"
"아, 이것 참 황당하네요.
우린 잘 아는 것도 모르고
모르는 것도 모른다는 말씀이세요?"


 ​
스톡홀름
-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

일자 : 2016.10.19(수) ~ 10.30(일)
시간 : 8시 / 토요일 3시, 6시 / 일요일 3시 (화요일 쉼)
장소 : 대학로 나온씨어터
티켓가격 : 전석 3만원
제작 : 극단 떼아뜨르 봄날
기획 : K아트플래닛
관람연령 :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 7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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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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