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포스터, 당신을 이끄는 한장의 예고편 [시각예술]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와 함께
글 입력 2016.10.22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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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작년 칸영화제를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자비에 돌란의 ‘마미’는 한국에서 개봉된 포스터로 더 유명해졌습니다. 감독 자신도 여러 나라에서 본 포스터 중 가장 아름답다고 sns를 게시할 정도로 포스터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느낌을 갖고 있었습니다.
기존의 심의 과정에 따라 편집에 편집을 거쳐야 하는 촌스럽다는 인식의 한글 포스터와는 다르게 영화 뿌리를 겨냥한 이 디자인은 심미성과 함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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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계속 목격되었지만 배급사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일어나는 의견 차이를 조율하다 보면 ‘가독성’과 함께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큰 글자/굵은 폰트/강렬한 문구

이 삼박자가 포스터에 녹아들어 영화 고유의 분위기를 깨부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막상 영화는 애틋한 가족애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포스터 속 문구와 이미지는 좌충우돌 우리가족 이야기처럼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해프닝은 종종 들어와서 이제는 영화를 봐야 진짜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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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굿즈’라고 불리며 콘서트든 공연이든 영화든 기억하고 싶고 그것을 소비로 이어지게 만드는 문화는 생겨난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역으로 무관심하던 문화생활에 내 심장을 저격하는 예쁜 상품은 없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굳게 닫혀있던 지갑을 열게합니다.
 
무심코 지나가던 극장 포스터에서 내 눈을 사로잡는 어떤 장면이 있다면 여러분은 그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는 포스터계의 새 지평을 연 사람들로 볼 수 있습니다. 남자 디자이너 3명으로 이루어져 굵직한 영화들의 포스터를 매력에 맞춰 잘 살려내는 일들을 묵묵히 잘 수행해가는 중입니다.
 
이들의 작업방식을 엿보았을 때, 포스터 작업을 위해 시나리오를 반복해서 읽으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이미지로 끄집어 내는 일이 그들의 첫 번째 단계라고 합니다. 단순히 관객에게 천만배우!‘, ’흥행돌풍예상‘같은 유치한 멘트가 아니라 본질적인 이 영화의 매력을 한 장에 담아내기 위해 원석을 다듬는 일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포스터를 만드는 것은 영화가 개봉하기 5~6개월 전부터예요. 포스터에 나올 배우들의 이미지, 포즈, 스타일과 세트 등을 기획해 콘티 북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순서입니다. 그다음에는 콘셉트에 맞는 인력을 구성해야 해요. 포토그래퍼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 등을 꾸려 촬영을 진행하는 거죠.” - 출처 : 우먼센스 인터뷰

 
이러한 이들의 정성이 녹아들어간 결과물은 간직하고 싶은 영화, 다시보고 싶은 영화로 추억되어 우리 기억에 남아있게 됩니다.
 
필자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가 끝나면 영화팜플렛를 주섬주섬 가방에 담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결국 쓰레기가 될텐데라는 말을 옆에서 종종 듣긴 했지만 이 영화를 추억하는 기록물은 티켓과 포스터가 담긴 팜플렛이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10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포스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필자 또한 영화를 기억하면서 훗날 우연히 다시 모아둔 이 포스터들을 보게 될 때 나도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한글 영화포스터의 아름다움이 더 방전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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