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극장가 재개봉 열풍과 '복고'의 시대 [시각예술]

글 입력 2016.10.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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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復古) 열풍이 문화와 사회 전반에 불고 있습니다! tvn의 <응답하라> 시리즈를 비롯한 드라마, 예능 등 매체에서 시작된 복고 유행이 유통에까지 확대되어 패션, 음악, 도서 분야 등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촌스러움’과 ‘세련됨’을 넘나드는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네요. 영화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과거의 명작 영화들이 극장에서 재개봉하는 경우는 예전부터 종종 있었던 일이지만, 최근 1~2년 사이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개봉했던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줄줄이 재개봉하는 현상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이터널 선샤인(2004)>, <죽은 시인의 사회(1989)>, <인생은 아름다워(1997)>, <노트북(2004)>, <파이트 클럽(1999)>, <비포 선라이즈(1995)> 등 비포 시리즈, <유주얼 서스펙트(1995)>까지, 올해 말까지 많은 과거의 명작 영화가 재개봉할 예정입니다. 특히 최근 재개봉한 로맨스 영화 <노트북>은 개봉 당일 박스오피스 5위에 오르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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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극장가에서는 왜 이런 재개봉 열풍이 부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옛 것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 세대나 가지고 있는 것이겠죠.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청춘 시절을 보낸 80년대 출생 세대들이 현재 주요 소비자층을 형성하고 있어, 젊은 시절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들을 극장에서 다시 보고자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보통 현실이 각박할수록 과거 좋았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커진다고 분석하기도 하고요. 또한, ‘인생 영화’, ‘인생 드라마’ 등 인생 ◯◯이라는 표현이 젊은 세대에서 유행하는 만큼, 90~00년대 영화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중 ‘명작’이라고 불릴 만한 작품들이 젊은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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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극장 입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홍보비용에 비해 안정된 수의 관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재개봉 영화입니다. 먼저 영화를 보고 평가를 내린 사람들을 중심으로 영화의 홍보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니까요. 또, 관객들에게 보여줄 만한 새롭고 신선한 스토리의 고갈도 재개봉 열풍의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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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봉 열풍이 앞으로 한동안 지속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긍정적인 결과라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명작 영화가 세대 간의 소통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 더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는 경제 효과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한 재개봉 영화들의 상영 비율이 높아진다면 새로운 영화를 만드는 제작 산업 종사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후세대에게 남겨줄 ‘우리 세대의 명작’을 생산할 환경도 척박해질 것이라는 부정적 결과도 예측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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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이러한 재개봉 열풍이 단순히 ‘추억팔이’나 ‘재탕’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옛 영화를 현대적인 시각과 첨단 기술로 리메이크하거나, 과거의 명작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로운 명작을 탄생시키는 재창조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창조는 없으니까요! 얼마 전 개봉했던 <벤허>는 1959년 개봉하여 세계적인 명작의 반열에 올랐던 동명의 영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리메이크하여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영상미를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죠. 이렇듯 영화계의 복고 열풍이 관람객, 제작자, 공급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져 미래의 영화 애호가들에게 멋진 선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채현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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