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연극은 계속 되어야 한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10.2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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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지닌 가치는 무엇일까? 과연 연극은 인간의 삶에 반드시 꼭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이 작품은 ‘연극은 필요하다’라고 답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가치 또한 높이 사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연극의 가치는 인간의 삶을 회복하게 하고, 작지만 삶의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세르비아 우지체 라는 마을에서 그 마을 사람들과 유랑극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갈등을 담은 극이다. 이 극의 도입부에서 우지체 마을 사람들은 쇼팔로 비치 유랑극단이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전쟁 중인데도 연극을 올리는 것이냐’면서 핀잔을 준다. 첫 도입부부터 이러한 내용이 나와서 앞으로 이 극 안에서 연극이 주는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끔 해준다. 마을 사람들은 전쟁 중인 와중에는 연극 같은 것은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유랑극단은 전쟁 중에도 연극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전쟁 중에도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의 역할을 수행해 가면서 살아가지 않나’ 라고 말하며 그렇기에 연극도 당연히 올라가는 것이 정당하다는 게 그들의 뜻이다. 그들의 주장을 보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전쟁이라는 큰 사건 앞에서도 연극은 계속 되어야하는 것이 맞다. 즉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도 꿈은 존재하며, 그것을 쫓으며 살아가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전쟁 중인데도 연극이라는 것을 올리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실과는 동 떨어진 연극을 올리지만, 어쩌면 현실만으로는 살기 힘든 세상 속에서 연극이 현실을 버티게 해주는 장치이고, 그들은 그렇게 믿고 연극을 계속한다.

이 극에서 연극이 주는 변화는 작지만 크게 작용한다. 사실 연극이 주는 변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연극을 하는 이들을 통해서 그들의 삶이 변화한 것은 맞기에 연극을 통해 변화하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첫 번째 변화의 시작은 소피아와 드로바초의 만남이다. 이 만남은 사형집행인인 드로바초를 바꿔놓는 계기가 된다. 드로바초는 자신이 그 동안 행해온 짓에 대해 반성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그는 자살을 택한다. 자살을 택했지만 소피아의 만남 덕분에 자신의 그간 행동을 반성하고, 영혼을 구했다. 그리고 필립의 나무칼은 세쿨라를 사형 직전 속에서 구해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필립은 총에 맞아 죽게 된다. 그들이 의도하진 않았지만 그들의 존재가, 그리고 그들의 행동이 마을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변화시켜준 계기가 된다. 물론 그 뒤 쇼팔로비치 유랑극단은 제대로 공연 하나 올리지 못하고 마을을 떠나지만, 분명 그들이 머물다 가면서 이 마을에는 변화가 생겨났다. 이것이 연극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본다.

작년 이 시기쯤 파리에 테러 사건이 터졌었다. 그리고 며칠 뒤 한 예술가가 피아노를 가져다가 그 앞에서 존 레논의 을 연주 하였다. 이러한 행위가 예술의 가치라고 본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인간들의 삶 속에서 그 피아노 연주 한 곡이 사람들을 위로하고, 다시 꿈꾸게 해주는 것. 그것이 예술이고 이 희곡에서 말한 연극의 가치와 일맥상통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 극은 연극의 가치와 그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앞으로 연극을 할 사람으로서 어떠한 마음으로 연극을 행하고 살아갈 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극에서 나타난 연극의 의미처럼 작지만 인간의 삶에 분명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러한 연극을 만들고 싶어졌고, 현실만으로 살아가기 힘든 사람들에게 잠시 동안 꿈과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연극을 올리는 것이 가치 있지 않나 생각하는 바이다. 현실만 존재하는 인간의 삶은 끔찍할 정도로 잔인할 수 있기에 그것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것이 예술이고, 그게 연극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그러한 연극을 만들고 올리는 일이 가치 있으며 그것이 연극이 우리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지 않나 생각한다.
 

[남궁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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