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존엄사에 관한 생각 [시각예술]

글 입력 2016.10.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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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Me Before You"

이별을 준비하는 마지막에 나타난 짜증나는 여자
내평생 최고의 6개월을 선물했다

6년 동안이나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백수가 된 루이자는 새 직장을 찾던 중 촉망 받는 젊은 사업가였던 환자 윌의 6개월 임시 간병인이 된다. 루이자의 우스꽝스러운 옷, 썰렁한 농담들,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얼굴표정이 신경쓰이는 윌. 말만 하면 멍청이 보듯 두 살짜리처럼 취급하고 개망나니같이 구는윌이 치사하기만 한 루이자. 그렇게 둘은 서로의 인생을 향해 차츰 걸어들어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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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 비포유(Me Before You)는 언뜻 진부한 시한부 러브스토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존엄사'라는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한 삶의 존재 이유와 사랑에 대한 메세지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쁘게 살아가다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는 윌의 상황으로 시작한다.
이는 윌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버리게 되는 계기가 되고 윌은 예전의 활기찬 모습을 잃고 죽을 날만 기다린채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이자라는 밝고 명랑한 임시 간병인의 노력으로 윌은 점점 하고싶은 것들이 생기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 마저 잃어버리던 중 루이자를 통해 다시 자신의 감정에도 솔직해 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병의 상태가 악화되는 걸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윌은 자신과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최선이라 생각한 자발적 죽음을 선택하게 되고 루이자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다 그가 한 선택이 최선이라는 것을 깨닫고 윌의 선택을 존중해주기로 한다. 마지막은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자신의 선택에 순응하는 윌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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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인생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려는 노력 또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주어진 시간동안에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보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영화의 첫 장면에서 사고를 당하는 윌의 모습을 보고 '나도 언제나 어디서든지 죽음과 동떨어진 삶이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영화를 보고 있던 순간도 새삼 소중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삶은 내 의지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지만, 죽음은 의지가 있다면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만약 스스로가 죽음을 택하는 것이 삶을 택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면 언제든지 존엄하게, 내 권리를 지키면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 개념이 바로 '존엄사'이다. '존엄사'는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이기도 하고 현재 찬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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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을 수 있겠죠
하지만 내 인생은 아니에요
난 내 인생을 사랑했어요. 진심으로요"
 


위의 영화의 대사 중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말이자,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윌의 마음을가장 잘 대변해주는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루이자가 윌에게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테니 내 곁에서 살아주면 안되나며 울면서 윌을 원망하는 말에 윌이 담담하게 무심하게 한 대답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 인생이 내 인생같지 않아서, 하고 싶은 것들이 아직 너무나 많은데도 떠나야만 하는 그 마음은 어떨까. 아마 윌은 자신의 남은 가능성과 감정을 루이자에게 줌으로서 루이자에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윌이 생각하는 '내 인생'은 무엇일까. 영화 속 상황을 보면 윌은 과거에 액티비티를 즐기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비록 윌의 몸은 망가졌지만 윌의 지적능력에는 전혀 이상이 없으며 윌의 부모님은 성 하나를 가지고 있는 부자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데에도 금전적 문제도 없다. 그런데도 윌이 삶을 포기한 이유는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저 삶을 유지만 할 수 있을 뿐 그 외에 전처럼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일들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죽음보다도 더한 박탈감과 공허함만 안겨 줄 것이라고, 윌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영화 속 윌은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던져준다. "최대한 열심히 사는 게 삶에 대한 의무에요"

존엄사에 관해서는 누군가는 동의할 수도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에 옳고 그름은 없다는 것이며, 스스로의 생명도 권리인 만큼 그 선택에 대해서는 최대한 존중해 줄 수 있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도리이자 의무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효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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