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의 약속', if only

임민욱의 만일의 약속 전시를 보고
글 입력 2016.05.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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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의 약속', if only
(임민욱 만일의 약속을 보고 제가 직접 자유 감상 에세이로 쓴 글 중 일부입니다. 참고하여 읽어주세요.)


  어쩌면 ‘만일의 약속’이라는 전시의 이름은 임민욱 작품세계를 가장 강력하고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전시를 보면서 임민욱 작가의 작품 작업 범위가 어떻게 보면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림에서 비디오 그리고 행위까지 다양한 세계를 보여주는 그리고 이렇게 그 작업들을 통해 시간과 장소가 어긋난 그래서 결국 모순적으로 되어버린 우리 삶에 큰 주안점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의 노력이 담긴 작품은 너무 빠르게 도시근대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그리고 어쩌면 잊어버린 사람들과 장소를 찾기 위해 몰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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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미는 언제나 이중의 의미이며 관계에 있어 올바른 방향이 있다는 것을 부정한다.’ 들레즈의 말이다. 예술의 의미는 근대로부터 모든 규정과 합의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기운이 만들어왔다. 우리나라는 이념으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분단의 아픔과 고통이 가득한 땅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장소를 가진다는 것이라는데 과연 우리 공동체는 사람의 힘으로서 나아가고 발전했는지 한 번 돌아보자. 그리고 이를 통해 과연 작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슬픔일까 그것에 대한 분노일까 한 번 만일의 약속을 가정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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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기록과 증언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사람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형식인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공격적으로 느껴지는 퍼포먼스와 결합한다. 이는 생생한 현실로 되살아나고 만일의 약속이라는 의미에 도달하는 여러 갈래의 길 중에 하나가 되어버린다. 또한, 라텍스, 촛농, 깃털 등 고정할 수 없는 재료를 결합하여 소멸하기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소멸되기 쉬운 존재들을 나타낸다. 이런 예외적인 조형성에 여기에 소리, 조명 그리고 작품의 배치는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 생명의 손길을 넣기 위해 애쓴다. 이것은 예전의 기억과 공감으로 우리를 이끈다. 몽타주라고 표현되는 형식 속에 들어가 있는 어쩌면 알아차리기 힘들 내용들은 단순히 파악되고 명확하게 느껴지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이렇게 물체의 이동과 재배열을 통해 예술을 만들어내는 임민욱의 작품들은 정치와 예술의 하나의 동일한 평행선에서 동일한 의미체계로 만들어내는 모습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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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시민적 차원에서 후퇴를 경험하는 때에 제대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늘 해왔고 이를 근간으로 하여 시민혁명 등과 같은 그리고 미술사조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런 미술 작품을 본다는 것은 순수하게 말하자면 미학적 경험이지만 이런 만드는 배경에는 당시의 시대적 역사적인 분위기 변동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임민욱 작가에게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이 작가에게 가장 강력한 역사적인 분위기이자 미디어 체험인 이산가족 찾기에서 전시가 결국 시작되었다. 작가는 너무도 많은 사연들과 너무도 조급한 시간으로 인해 방송에서 ‘찰나’로 지나쳤던 인문들을 초상화에 가까운 긴 호흡으로 포착해냄으로써 존재의 존엄함 그리고 우리 상황에 직접 다가가고자 했다. 긴 세월 동안 헤어짐을 강제로 느끼게 되는 가족들의 마음에서 매일의 이별과 머무를 수 없는 길 위에서의 삶, 기약 없는 기다림과 결국 다가온 소멸, 사라짐의 시간은 끝나지 않은 전쟁을 생각으로 이끌어낸다. 이산과 분단, 이 두 가지야말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자 가장 뚜렷한 문제가 아닐까라고 작가는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가능성의 세계인 ‘만일의 약속’을 제안하고 있는지 모른다. ‘반딧불이’ 같은 존재 나는 이 작품을 이렇게 비유하고 싶다. 희미해져가는 불빛 속에서 진정으로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창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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