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별이 쏟아지는 밤을 품은 뮤지컬, '안녕!유에프오'

글 입력 2016.10.17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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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쏟아지는 밤을 품은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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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영화, <안녕! 유에프오>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당시 평단의 혹평으로 빛을 받지 못한 영화였기에 필자에게도 이름만 어렴풋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원작에 대한 별다른 정보 없이 보게 된 뮤지컬이었고, 원작이 되려 궁금해질 정도로 만족했던 성공적인 각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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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파발로 이사를 온 시각장애인 유경과 자신이 녹음한 방송을 틀어놓는 버스기사 상현, 구파발을 터전으로 살아온 복덕방 할아버지 덕구와 항상 티격태격 다투며 고철 쓰레기를 모으러 다니는 할머니 복희, 번개전자를 운영하는 츤데레 상구와 여느 새침한 여고생인 선아. 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이 은평구 구파발이다. 그런 구파발에 ‘유에프오’가 나타난단다.
 

“유에프오를 보면 행운이 온대요.
유에프오를 보면 좋은 일만 가득해.
어둡고 어두운 일상 속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유에프오.
답답한 내 인생에 모든 걸 바꿔 줄거라 믿어.”


  멜로디와 노랫말이 가진 특유의 행복에너지로 시작하는 극은 어느새 미확인 물체 유에프오에 희망의 상징을 불어넣는 신기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다.
 

  노래 가사 말처럼 일상에 지친 구파발 사람들은 진짜인지 알 수 조차 없는 이 유에프오에 작은 희망을 기대고 살아간다. 눈을 뜨면 아침이 오고 해가 뜨기를 반복하는 매일이지만 저마다 나름의 유에프오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들을 보고있자면 왠지모를 행복함이 느껴진다. 유에프오가 한번만 나타나주기를 바라며 일상에 작은 행운이 찾아왔으면, 모든 게 잘되었으면 하는 희망에 기댄 이들의 삶이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다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유경은 이전에 유에프오의 섬광을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있었던 그 찰나의 순간을, 상현은 비좁은 버스 안 자신의 녹음방송을 듣는 누군가에게 힘을 주고 싶은 바람을, 홀로 외로웠던 덕구는 함께 말동무가 되어줄 누군가를, 상구는 작은 동네 철물점에서 어린 시절 꿈을 이루어줄 발명품을, 사춘기 여고생 선아는 학교에 지친 하루에 불어넣을 새로운 활기를 기다리며 유에프오를 간절히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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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오늘과 다를 거야”라며 희망을 품은 이들과 함께 진짜 유에프오가 나타날 것인지 함께 기다리며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드라마의 매력이다. 유에프오와 어우러져 별을 흩뿌리며 쏟아내는 영상효과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이 동네에 특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더불어, 상현의 버스처럼 비좁은 소극장 무대이지만 이러한 무대 막 뒤에 자리한 소규모 밴드의 풍성한 라이브 연주가 귓가를 생생히 울린다. 

   엉뚱한 꿈을 꾸는 두 남녀의 로맨스로 홍보된 극이지만, 상현과 유경뿐만 아니라 다른 5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주변 인물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감초이다. 이렇듯 옹기종기 모여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가진 사람들, 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지닌 정감이 잘 전달된 뮤지컬이라 느꼈다.
 
  
  막이 내리고 객석에 감도는 행복감과 유쾌함, 공연장을 떠나는 내내 감도는 밝음의 에너지는 무대가 관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본 공연은 다가오는 10월 30일(일)까지,
 화~금(8시), 토(3시, 7시), 일(3시)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예매 링크:


[심한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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