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도시 속을 거니는 미술 - 국립중앙박물관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글 입력 2016.10.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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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 전시회. 언젠가부터 필자에게 미술 전시회라함은 서양화가 주축이 된 전시회였다. 작년 8월말부터 이제까지 본 전시회는 거의 20개에 육박하는데, 그 중 동양화를 토대로한 전시회는 하나도 없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은 동양화로 이루어진 전시회이다. 그리고 이 전시회는 "전시회 = 서양화"라고 나도 모르게 도식화되어있었던 생각의 틀을 깨는 데에 도움을 주었으며, 뿐만 아니라 동양화의 그윽한 미학에 눈을 뜨게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도시화에 따른 미술과 미술환경의 변화 양상을 조명하는' 기획 특별전이다. "18세기 이후 성장한 '도시문화'를 배경으로, 조선후기에서 근대까지 도시의 경관, 도시의 정서, 도시의 미의식 등을 주제로"하여 다양한 장르의 미술품을 소개하는 장이 바로 이번 특별전이다. 전시회의 구성은 총 4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져있다.  <1.성문을 열다>를 주제로 구성된 섹션에선 조선 후기의 도시의 성장, 한중일 도시 간의 교류와 도시의 이상향을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2. 사람들, 도시에 매혹되다.> 섹션은 변화한 도시의 다양한 인간군상, 도시 지식인의 미술 문화 공간을 작품으로 보여준다. <3. 미술, 도시의 감성을 펼치다> 부분은 미술시장 형성 및 미술품의 수장과 후원, 도시의 미술 취향과 미술품 제작의 변화를 작품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4. 도시, 근대에 눈뜨다> 부분은 급변하는 근대 도시 풍경과 화가 정체성의 변화를 주제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회이기에 볼 수 있는 몇 작품을 소개하고자한다.


< 청명상하도 >

<청명상하도를 감상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마우스를 왼쪽으로 움직이면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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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1급 문화재인 청명상하도. 실재로 보면 작품의 거대한 길이에 놀랄 수 있고, 작품에 그려진 치밀한 섬세함과 묘사에 한번 더 놀랄 것이다. 이 작품은 명대 강남의 대도시였던 소주에서 제작된 것이다. 교외의 자연 풍경에서 시작하여 배다리, 성문, 시가지 등이 순서대로 보이고 각종 상점들과 군중들이 붐비는 도심을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청명상하도는 18세기 조선에도 전래되었다. 길게 펼쳐진 중국 상업도시의 풍요로운 생활상은 당대 지식인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하였다고한다. 실제 작품의 크기는 폭 25.5cm 가로 5m 25cm의 길이니 감상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 감상의 포인트는 세세하게 묘사된 사람들, 묘사된 자연의 풍경, 도시의 풍경 등 너무나 많으니 천천히 감상하기를 권유한다. 참고로 청명상하도의 원본은 10월 23일까지만 공개된다. 


< 태평성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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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크기에 놀랐다. 그 다음으로 <청명상하도>를 접할 때와 비슷하게 섬세하고 치밀한 묘사에 한번 더 놀랐다. 각 폭은 113.6×49.1cm이며, 총 8폭으로 되어있다. 상업과 소비문화와 유흥의 중심지로서 번화한 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이색적인 작품.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무려 2100명이다. 도로에는 수레와 인파가 가득하고 번창한 상점과 화려한 건물이 화폭에 등장한다. 여기에 잘 정비된 도로와 하청의 준천작업, 문전성시를 이루는 시장의 풍경은 이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농업활동보다는 화려한 건축물 사이로 활발하게 상품을 매매하고 풍족한 소비와 유흥을 즐기는 그림 속 도시는 당대 지식인들에게 이상적인 도시로 제시되었을 것이다. 조선후기에 만들어졌으며 태평성시도의 원본은 10월 30일까지만 공개된다.


< 낙중낙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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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의 중심가와 교외의 경관을 그린 대표적인 풍속화 '낙중낙외도'. 교토의 도심에서 펼쳐지는 연중행사나 계절의 풍물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묘사하였다. 화면 속 번화한 거리와 상가들은 교토의 경제발전과 번성한 도시의 모습을 상징한다. 17세기 에도가 새로운 수도가 된 후에도 낙중낙외도는 꾸준히 제작되었는데 이제 권력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대량으로 제작되어 대중들이 향유할 수 있는 장식화로서 형식화되었다. 실제 도심의 모습보다 황금빛 구름이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 역시 이 시기의 특징이다. 낙중낙외도의 원본은 10월 30일까지만 공개된다.

  지금까지 한, 중, 일의 "도시를 그린 작품"들을 만나보았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을 위의 세 작품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아쉽다. 조선후기부터 근대까지 도시화의 성장 속에서 미술의 변화를 다룬 서예, 공예, 사진, 근대미술품은 약 380여 점이다. 그 중에서 단지 이 세 작품만으로 전시회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이 글에서 설명하지 못하고 넘어간 작품들은 이 글을 읽는 이들이 직접 가서 확인해주면 좋겠다. 기대, 그 이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최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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