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평범한 사람들의 꿈, 유에프오를 찾아서

글 입력 2016.10.11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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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혜화에서 '안녕! 유에프오'라는 뮤지컬을 보았다.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되었으며 엉뚱한 꿈을 꾸는 두 남녀의 로맨틱 판타지를 그리고 있다. 2016년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 작품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안녕! 유에프오_poster_4절.jpg

 
등장인물
  안녕 유에프오는 시각장애인 유경과 버스기사 상현의 사랑 이야기이다. 유경은 시각장애인으로 유에프오가 떴던 날 처음으로 잠깐 세상을 보았다고 한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유에프오가 자주 출몰한다는 은평구로 이사를 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상현을 만나게 된다. 상현은 조금 모자란 듯 보이지만 성실하고 진실한 청년이다. 그는 버스를 운전하며 라디오 디제이로도 활동한다. 상현은 유경에게 그를 소개할 때,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자신을 발명왕 ‘박평구’라고 소개한다. 그들은 동네 친구가 되어 서로에게 의지하고 신뢰를 쌓아간다. 위기도 있었지만 이들은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내보인다. 그리고 서로의 본모습을 끌어안아 주면서 앞으로의 사랑을 약속한다.

  한편 극에는 유경과 상현 말고도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진짜 발명왕인 상현의 동생, 부모님과의 대립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고등학생, 고철 덩어리들을 줍고 다니는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 옥희,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 부동산 할아버지. 이들은 모두 삶의 애환을 가지고 살아간다. 모두 조금씩은 부족하고, 매일이 같은 지겨운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그러나 이들은 유에프오가 떴다는 소문을 듣고 각자 분주히 움직인다.


유에프오의 의미
   주인공 유경과 상현을 비롯한 이들에게 유에프오가 지니는 의미는 모두 다르다. 그러나 그 본질적 속성은 같다. 유에프오는 소시민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희망'인 것이다. 유경은 세상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것, 상현은 그녀와 진심을 서로 확인하는 것, 상현의 동생은 자신의 접어둔 꿈을 다시 펼쳐보는 것, 고등학생은 대학교 문예창작과에 합격하는 것, 부동산 할아버지는 옥희와 함께 여생을 살아가는 것, 옥희는 유에프오를 타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이것들은 모두 그들만의 희망, 즉 그들의 유에프오다. 세상에는 사람들의 숫자만큼 많은 그들의 꿈이 있고, 각자의 꿈은 비행접시가 되어 그들을 맴돈다. 유에프오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특별한 꿈인 것이다.


"모두 거짓이었지만 모두 진심이었어요."
   극 중 자신의 정체를 숨겼던 상현이 유경에게 '모두 거짓이었지만 모두 진심이었어요.'라며 노래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 부분이 인상 깊었다. 그녀 앞에서 처음부터 당당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백하지는 못했지만, 그녀를 향한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생에서도 이러한 일이 있지 않았던가. 내가 작고 보잘것없어 보여 진심마저 전해지지 않을 것 같아 마음 졸이던 순간이 있지 않았던가. 상현은 결국 그녀에게 온전한 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유경은 그의 모습 그대로를 포용해준다. 자신을 감춰 마음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모두 거짓이었지만 모두 진심이었어요.'라는 역설적인 그의 가사에 공감이 되면서도, 진실의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뮤지컬 전반에 대하여
  극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유쾌하고 따뜻했다. 상현과 유경의 러브라인도 흥미로웠지만,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다른 인물들도 매력 있었다. 주인공은 상현과 유경이지만, 각자 삶의 애환을 가지고 살아가는 다른 인물들 역시 비중이 적다고 결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꿈과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보통의 사람들, 우리들의 모습과 아주 닮아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연민과 공감의 감정을 느꼈다. 한편, 극의 초반은 조금 루즈한 느낌이 없지 않았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감이 있었다. 배우들의 호흡이 척척 맞아 나까지 신이 났고, 유쾌한 웃음 포인트들도 있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또 노래를 할 때의 배경음악이 mr이 아니라 밴드의 연주여서 더욱 실감이 나고 몰입도가 높았다. 전반적으로 참 따뜻하고 좋은 연극이었던 것 같다.


[노혜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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