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함께 먹는 관계와 위로, 그리고 밥 - 연극 밥을 먹다

글 입력 2016.10.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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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먹는
관계와 위로
그리고- 밥
연극 밥을 먹다


밥을먹다 포스터 인쇄(B3,4절).jpg
 

최근 '푸드포르노'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맛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부각시켜 식욕을 자극시키는 것들을 말합니다. 요즘 흔히들 말하는 쿡방, 먹방 등이 이에 속하죠. 푸드포르노가 이렇게 떠오른 이유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분석해왔습니다. 각자가 제시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하나였습니다. 살기 힘든 시대이기에 가장 원초적이고 기본적인 '먹는 것'에서라도 위안을 받고자 하는 것. 그게 요즘 시대의 먹방, 쿡방, 그리고 더 나아가서 맛집의 흥행 이유였습니다.

살기 힘들어 먹는 것에서 위로를 받다니, 참 아이러니 하죠. 하지만 그만큼 '먹는다'는 것은 우리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모든 사랑하는 이들의 가장 기본적인 인사가 '밥은 먹었어?'일 정도로 말입니다. 밥'은'이란 말에서 알 수 있듯 밥이란 것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입니다. 밥을 먹었다고 한다면, 잠은 잤는지 혹은 춥지는 않은지 이런 것을 묻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괜찮게 살고 있다는 말을 대변할 정도로 말입니다. 밥은 먹었냐는 물음은 곧 문자 그대로 '밥'을 먹었냐는 의미임과 동시에,  안부를 묻는 말인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이기에 가장 소중한 것.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와 관계를 시작할 때, 혹은 관계를 이어나갈 때 '밥 먹자'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가장 기초적이고도 소중한 시간을 너와 나누겠다는 말이 가벼운 의미일 리 없으니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내 가장 원초적인 모습을 보일테니 너도 네 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가까워지자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됐든 '밥을 먹는'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삶이 각박해진 현대인에게는 더더욱 그렇구요. 연극 '밥을 먹다'가 그 시도만으로도 가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여러번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가끔 아쉬움을 느꼈던 것이 무대와 객석과의 단절이었습니다. 물론 배우들과 관객들은 함께 호흡하지만, 공연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대와 객석 사이에는 하나의 벽이 존재하는 듯 했습니다. 배우와 관객은 함께하지만, 동시에 함께하는 것이 아니었죠.

하지만 연극 '밥을 먹다'는 함께 밥을 먹는 행위로 이 벽을 깨뜨립니다. 앞서 관계를 시작할 때 함께 밥을 먹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연극 '밥을 먹다'에서는 전객석과 배우가 함께 밥을 먹습니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죠. 이는 각박한 삶을 음식에 대한 시각적 자극으로 해소하고자하는 푸드포르노와는 다른 층위를 갖습니다. 연극 '밥을 먹다'는 단지 시각적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함께' 밥을 먹으니 말입니다. 

누군가는 어느 먹방은 관객도 함께 먹는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TV프로그램의 경우 아무리 브라운관 안쪽에서 함께 밥을 먹는 '관객'들이 존재할지라도 그걸 TV를 통해서 바라보는, 밥을 먹는 행위에서 배제당한 시청자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무대’에선 배제 된 사람은 없습니다. 배우와 관객. '우리'의 먹는 행위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관계를 맺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오는 위로는 시각적 자극에서 오는 위로와는 분명 다릅니다. 허상이 아닌 실제. 분명 방금까지만 해도 서로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던 사람들이지만, 함께 밥을 먹음으로써 ‘우리’가 되는 그 기이한 경험. 이 경험은 비록 연극이 끝나더라도 마치 갓 지은 밥처럼 우리 마음을 따끈따끈하게 만들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연극을 보러가는 그 날까지도, 그리고 연극을 보고 난 후에도 밥을 먹을 것입니다. 셀 수도 없을만큼 수많은 ‘식사’를 하겠죠. 하지만 그 수많은 식사들 중에서도 연극 ‘밥을 먹다’와 함께 할 그 ‘밥’이 특히나 기대가 됩니다. 얼른 연극 ‘밥을 먹다’와 함께 밥을 먹으며, 그 자리에 있던 모두와 ‘함께 밥을 먹었다’는 특별한 연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랑, 함께 밥 먹지 않을래요?"

이 글을 보시는 누구든 함께 연극을 보며 저와 '관계'를 맺어나가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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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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