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현실과 공상을 넘나드는 그래픽디자이너 김지훈 작가

하염없이 빠져드는 꿈 속을 그려내는 김지훈 작가를 만나보자.
글 입력 2016.10.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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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하늘을 올려다보면, 아주 어렸을 때 가을의 별자리를 알려주시며 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신 할머니 생각이 난다. 그 기억 때문인지 가을밤 하늘을 보면 높이 떠 있는 별들과 함께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높아진 가을 하늘만큼 손에서 멀어진 듯한 나의 꿈이 지금은 어디쯤 있을까 생각해보던 밤에 어느 작가의 작품을 아무 생각 없이 보게 되었다. 현실인지 공상인지 헷갈리는 듯한 그 경계에서 자유로이 표현하는 작가에게 무언의 위로를 받게 되었다. 주로 별빛에 일렁이는 밤바다, 손에 잡힐듯한 달,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로 자신의 무의식을 들려주는 김지훈 작가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한없이 빠져드는 작품을 그려내는 그래픽 디자이너를 소개하려 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어떤 작품 활동을 하시는지요?

안녕하세요, KUSH 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래픽디자이너 김지훈입니다. 간단하게 어떤 작업을 하는지 말씀드리자면 현실인 듯 아닌 듯 착각에 빠질듯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어요. 그 안에서 제 아트워크는 제 기억과 감정들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현실 속에 공상을, 공상 속에 현실을 심어 상상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소재는 무의식의 몽상, 저의 그림에서의 지구는 현실, 달은 미래를 상징합니다. 현실에서의 부푼 미래에 대한 꿈, 그림에서 달은 지구보다 커지기도 하고 가깝게 닿기도 하고 물속에 잠기기도 하고 잡히기도 하며 여러 형태로 변화합니다. 현재는 셀프촬영에 초점을 맞추어 직접 촬영한 사진 위에 시간적 배경이나 상상을 입히는 작업으로 보여드리려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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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끊긴 거리



Q. 작품 활동 이외의 생활은 어떤 모습인가요?

얼마 전 대학을 중퇴한 후 조금은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 생활이 얼마 안 가서 들어오지 않는 일거리로 인해 금전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서 개인 작업할 시간에 회사를 알아보고, 외주작업이 들어오게끔 저를 알리는 데에 초점을 맞춰 지냈었어요. 겉보기엔 여유롭고, 한가롭기 때문에 작업하는 줄 알고 계시는 분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속내는 최측근 외에는 모를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슬럼프일 때가 제가 가장 표현하고 말하고 싶은 작업이 많이 나와요. SNS에 날짜별로 한꺼번에 모인 작업물들을 보면 어두운색 감의 작업물이 있기도 하고, 밝은색 감이 차지하는 작업물들이 있기도 하고 작업물의 분위기가 그날의 저의 기분을 나타내고 있어요.

보통의 일상은 흘러가듯 지내요. 일하고 난 다음 날의 하루는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도 하고 일이 잘 풀리고 있을 땐 잘하고 있다며 혼술파티를 하기도하고 특별할 것 없이 지내는 모습입니다. 주말 마다는 '언노멀' 이라는 아트팀에서 팀원들과 여러 가지 작업을 해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모여 이루어진 예술팀이라 저를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게끔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여행도 다니고 사진 작업도 주로 하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 지금 하는 것들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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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ife is Good



Q. 작가 활동을 하면서 경험하신 에피소드 말씀해 주세요.

저는 SNS안에서 활동하다 보니 사실상 크게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어요. 올해 6월쯤에 처음으로 전시&플리마켓에 참여하게 됐는데, 직접 보러 와주신 분들, 전시되어있는 제 작업물에 관심 가져주는 모습들을 보고 너무 고마웠어요. 그중에 제 SNS 보시고 찾아와주셨는데, 직접 눈앞에서 말도 나눴지만 제가 몰라봤던 게 바보 같아서 기억에 남네요. (그분이 가시고 나서 메시지로 알게 됐어요.) 앞으로도 계속 밖으로 꺼내 보이고 싶은데 아직은 예정 중이기만 한 상태입니다…!



Q. 작가님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나요?

다른 작가님들의 멋진 작품들과 제가 듣기 좋은 노래들, 노래의 가사, 그 노래를 들으며 걸었던 시간적 배경, 노래를 들으며 생각했던 것들 흘러가듯 봤었던 감각적 이미지들, 일상 모든 것에서 알게 모르게 쌓이는 것 같아요.

저는 되게 특별하게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되거나 복잡하고, 모든 게 하기 싫고 무기력할 땐 지하철 타고 집과 멀리 떨어진 조용한 곳에 내려서 걸어 돌아오는 것을 반복해요. 주변 사람들은 왜 사서 고생하냐고 하지만 저는 걷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새로운 곳을 지도 보면서 모험하는 것도 좋아해요. 물론 힘들지만, 집까지 다시 걸어오는 그시간 동안 노래 들으면서 생각하는 시간과 집에서 시작해서 어딘가로 걸어간다면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말 거잖아요. 역으로 돌리면 끝에는 쉴 수 있는 집이라는 목표가 있거든요. 쉬지 않고 5~6시간 걸어보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고 다시 그곳을 찾아 이전의 슬럼프를 생각하다 보면 새로운 영감 얻기도 하고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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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Q. 작가님과 같은 길을 걷고자 하려는 후배 작가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고 싶으신가요?

일단은 아직 제 자신을 작가라고 생각 안 해요. 만들어낸 작품도 아직까지 작업물이라고 칭하며 어떠한 대단한 것들의 제가 언급되어도, 항상 생각되는 것은 내가 뭐라고 왜? 라는 의문이 먼저 들어요. 제가 누군가의 앞길에 조언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고 어색한데, 이렇다저렇다 말하기보단 그저 나는 이렇다를 적는 게 편할 것 같아요. 저는 앞을 크게 내다보는 성격이 아니에요. 모든 일에 스케일이 크지 않아서 현재 주어진 것들을 해결하다 보니 이뤄내는 것도 있고, 허영심을 두지 않으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기회가 들어오기도 하고 그 상황들에 만족하는 편이에요. 제 판단에 대해선 확신하는 편이고 하기 싫은 일은 안 하고 듣기 싫은 말은 안 듣고 만나기 싫은 사람은 안 만나고 보기 싫은 건 안 봐요. 제 기준에서 불필요한 감정 소비하는 것을 싫어해요. 물론 이런 제 성격이 손해 보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모든 것에 대해 저 자신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다른 삶을 가지고 있는데 왜 정해진 틀을 강요하며, 하기 싫은 것들을 당연시하고 살아야 하나 말이에요.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어떠한 길이든 쉴 틈없는 서로 간의 경쟁 속에서 싸우기보단 자기 자신을 좀 더 알아가고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게 발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빠르게 가려고 중요한 것들을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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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Q. 인터뷰 이후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이제 갓 24살이 되면서 직장을 구해야 하기도하고 바빠질 것 같아서 일단은 아쉽지만, 작업에 소홀해질 것 같아요.
작업에 대해서는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어요. 주요소재나 분위기에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으려고 조금 더 다양한 스킬을 연구하기도 하고 디지털 페인팅에 조금씩 손을 대고 있긴 한데 봐주시는 분들의 반응이 좋지 않더군요 연습을 더해서 많은 작업의 수는 아니어도 재밌는, 높은 수준의 작업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작품 / 물품을 소개해 주세요.

소개에 앞서 이해가 될 수 있도록 강조할게요. 저의 그림에서의 지구는 현실, 달은 미래를 상징합니다. 현실에서의 부푼, 미래에 대한 꿈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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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포획작전


'달포획작전'은 단순하게 '달을 잡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나온 거예요. 하지만 손으로 잡는다던가, 다른 방식에서 달이 미니멀하게 표현되는 것이 싫어서 달을 웅장하게 표현해줄 수 있는 거대한 그물을 생각했고, 여러 명이 같은 바람을 성공해낸 듯한 느낌을 표현했어요.

'달포획작전'은 여러모로 효자 같은 그림이에요. 이 그림으로 알려지게 됐고, 많은 사람이 아직도 알고 계시는 것 같아요. 혹은 누가 만든 건진 모르셔도 인상 깊었다는 평을 가진 그림이라 애착 가는 것 중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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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자


'시간여행자'는 16년 2월에 있었던 '몇 분 전' 기획전시에서 4가지 시리즈 중 하나인데요. 꿈속에서의 몇 분 전 이라는 스토리를 구성하고, 구름으로 뒤덮힌하늘과 도시 그리고 위에 커다란 시공간이 있어요. 말 그대로 비현실적인 공간임을 암시하고, 꿈속으로 들어가기 전 시작되는 프리퀄 그림이에요.

'시간여행자'는 제가 처음으로 전시했던 그림이에요. 제가 항상 끼고 다니는 반지에서 영감을 얻어 나왔던 그림이고, 매번 블루톤에 어두운 하늘 그리고 달이라는 비슷비슷한 그림에서 탈피한 그림이라 아직도 좋아해요. 또한 소프트한 컬러감이 저의 수준에서 신선했던 그림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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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터널 속엔 답답할 만큼 물이 밀려오지만, 터널의 끝에서 밝게 달빛이 비치고 있어요. 고생 끝에 낙이 온다. 말과 같은 맥락이지만, 그림 속에 남아있는 감성들은 아름답게만 표현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림 속 터널은 실제로 존재하는 터널이에요. 위에 인터뷰에서 적은 것처럼 슬럼프 때 걸어 다니면서 찍게 된 사진이었는데요. 실제로 지나갔던 터널에 상상을 입힌 작업물이기도 하면서, 제일 솔직하게 저를 표현했던 작업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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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교


새 들이 다리를 놓는 오작교
조금은 쓸쓸한듯한 느낌을 내려했어요. 
반대편엔 아무도 없이 혼자서 맞이하는 날

크게 구성한 것 없이 가볍게 작업했던 작업물이었는데 꽤 많은 관심을 받았었어요. 아무리 심혈을 기울이고 이것저것 생각을 담다 보면 어느새 대중성은 날아가 있더라고요. 전문성과 대중성은 조율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오작교는 가볍게 보기에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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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올려다보는 하늘


어두운 물속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달빛은 희망찼다. 라는 느낌을 연출했어요.

제가 아닌 다른 이의 상상을 시각화시키는, 팬분들과 소통했던 개인 프로젝트 작품이었습니다. '물속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이 궁금해요.'라는 질문을 받고 이미지화를 시켰는데, 그 이후로 그라폴리오 빛챌린지에서 이 작업물이 대상을 받게 돼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호기심을 꺼내주신 팬분께 선물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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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lien 52


'whalien52' 라는 노래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했던 그림입니다. 고래들끼리의 소리 언어, 헤르츠의 차이로 다른 고래와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가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작업하는 제자신과 닮아있는 것 같아 고래와 제가 공동체인 것처럼 표현했습니다.



Q. 아트인사이트에 대한 한마디 /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각기 다른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즐겨보기도 하고 좋아해요. 그렇다 보니 몇 번 아트인사이트에 링크 타고 자연스럽게 들어왔었던 것 같은데 마침 저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영광입니다. 마지막 줄까지 보고 계시는 독자분들 취향저격해드릴게요. 사이트 자주 놀러 오세요. 감사합니다.



Q. 작가 SNS, 쇼핑몰 등 홍보를 위한 말씀 자유롭게 해주세요.

네이버에 KUSH 만 검색하셔도 공식사이트가 상단에 나옵니다!

※ 그림만 보시려면!
[공식] 그라폴리오 : http://www.grafolio.com/fnfng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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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공상을 넘나들며
꿈을 꾸어보는 어느 가을 밤에
ART insight 이소연 PM
somang9431@naver.com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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