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우.사.인. 시즌2 EP.06 달에닿아

지금 딱 어울리는 어쿠스틱 팝 듀오 달에닿아의 음악을 만나세요!
글 입력 2016.09.3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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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시즌2 EP.06 달에닿아
지금 딱 어울리는 어쿠스틱 팝 듀오 달에닿아의 음악을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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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입니다. 한 주 무사히 잘 보내셨나요? 이번 주에는 여러분이 잘 모르실 수도 있는, 그래서 더 보석같기도 한 아티스트와 함께합니다. 옥상달빛, 스웨덴세탁소가 함께 연상되지만 스웨덴세탁소보다는 힘있고 옥상달빛보다 감성적인 오늘의 여성 싱어송라이터 듀오! 달에닿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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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닿아

멤버 박시민(보컬, 기타), 강지연(키보드)
소속사 슈가레코드
데뷔 2010년 곡 '정원'
디스코그래피
2011 디지털 싱글 '양 끝을 가리켜'
2011 첫 EP '너를 노래해'
2012 두 번째 EP 'Swimming Star'
2013 싱글 '여름밤 산책'
2014 '널 만나긴 한걸까(싸우자 귀신아 시즌2 삽입곡)
2016 싱글 '고백의 순간'
2016 싱글 '어디까지가 사랑일까'
2016.08.26 정규 'OUR THINGS' 


**


 달에닿아는 여성 어쿠스틱 싱어송라이터 듀오입니다. 보컬과 기타에는 박시민, 키보드 연주는 강지연입니다. 두 멤버가 모두 작곡과 작사를 하고 있고, 특이한 점은 잘 알려진 팀이 아니지만 2010년에 데뷔한 팀이라는 점이에요. 하지만 두 번째 EP 2012년에 나온 뒤에는 많은 소식을 들을 수 없어서 행방이 묘연했던 팀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알려진 정보도 적은 팀이에요. 달에닿아 두 분은 고등학교 밴드부 시절부터 음악을 함께 했다고 해요.

 저는 인디 음악을 좋아하기도 하고, 우.사.인.에서 여러분께 더 많은 아티스트를 소개해드리기 위해서 서양수박차트 '인디음악'부분을 신곡 수대로 죽 들어보는 편인데, 그 때 선공개곡 '어디까지가 사랑일까'가 완전히 귀에 꽂혔어요. 그리고 이 팀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도 여러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을 들어봤지만 들을 때마다 '어? 좋다! 이 팀 어디지?'는 어김없이 달에닿아였습니다. 그리고 여러분께 이 팀을 소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렸어요. 사실 지지난 주의 '가을맞이 인디 플레이리스트'에서도 달에닿아의 '가을눈'을 소개해드렸죠. 다 저의 치밀한 설계였어요 사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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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이 적어서 조금 슬펐지만 달에닿아는 올 해, 야심차게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고 오는 10월 말에는 단독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규 1집은 11개 트랙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번 트랙 '너의 노래를 들으면' 2번 트랙 'Our song'이 더블 타이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1번 트랙에는 2013년에 싱글로 나와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여름밤 산책'도 수록되어 있어요.이 팀의 음악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옥상달빛과 스웨덴세탁소를 떠올리게 합니다. 여성 싱어송라이터듀오라는 점과 음악의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스웨덴세탁소의 희미한 매력보다는 좀 더 힘찬 느낌이 있고, 옥상달빛의 동요와 같은 깨끗함보다는 좀 더 가요에 가깝습니다. (저는 참고로 옥상달빛과 스웨덴세탁소 두 팀을 모두 아주 좋아합니다! 각각 다 다른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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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에닿아의 가장 큰 매력은 보컬의 목소리와 가사그리고 앨범 커버입니다박시민의 보컬은 편안하지만 시원시원하고 달콤하지만 가사에 맞게 씁쓸하게 변하기도 해요그리고 달에닿아의 가사는 시적이고 섬세하고 자세합니다. '20대와 30대를 관통하는 정서를 가졌다'는 문구처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넉넉함과 편안함이 느껴집니다하지만 가사의 편안함익숙함 속에서도 달에닿아는 곡 각각에 개성을 실어주었습니다. 'Our song'의 기타-피아노 중심의 가벼움부터 드라마틱한 전개가 이어지는 '가을눈', '너의 노래를 들으면'의 후반부 신나는 드럼 비트와 함께하는 락 편곡까지 듣다보면 이 앨범에 정말 많이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오랜만의 활동인 만큼 아티스트가 이 앨범에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느껴졌습니다.
 
 다시 가사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달에닿아는 생소한 단어들도 편안하게 사용한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들어, 저는 1 OUR THINGS에서 '가을눈'이라는 곡을 가장 좋아하는데그 곡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너는 나에게 단 하나의 영원한 계절
내 모든 위로 내 모든 믿음
또 하나의 내가 된 너에게 노래해
우주보다 큰 이 경이로움을
고스란히 너에게 들려줄 수 있기를'


 '경이롭다'라는 단어가 들어간 가사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처음 접해봅니다. 왠지 '경이롭다'라는 단어는 과학 다큐멘터리에서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우주의 신비라든지 해저의 생물들을 볼 때, 경이로움을 느끼곤 하니까요. 하지만 달에닿아는 사람 간의 관계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합니다. 또, 선공개곡 '어디까지가 사랑일까'는 굉장히 달콤한 사랑노래인 듯 하지만 사실은 권태로움에 대한 이야기에요.


'많은 설렘을 지나 서로의 탐색을 거쳐
평화의 날을 지나 치열한 전쟁
그많은 일들마저 점점 따분해지고
서로 궁금하지 않은 
이래도 우리 사랑일까'
 

평화의 날을 지나, 치열한 전쟁. 연애 초기의 달콤한 시절이 지나고 조금씩 트러블이 생기고 결국 전쟁밖에 남지 않았을 때. 이렇게 편안한 멜로디에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뭔가 더 이질적인 느낌도 들고요. 임재범의 '전쟁같은 사랑'과 비슷한 어구임에도(물론 맥락은 다르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죠. 그래서 가사를 모르고 듣는 음악과 가사를 곱씹으며 들으면, 또 다른 달에닿아의 음악이 이 팀의 아주 큰 매력입니다.

저만 달에닿아의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닌지, 달에닿아는 벅스 페이코 광고에도 등장합니다. 광고 속에서도 달콤한 음색을 뽐내죠. 본 메이킹 필름 내에서 초반에 삽입된 곡이 달에닿아의 '고백의 순간(Feat. 박경환 Of재주소년)'입니다. 달콤하고 편안한 영상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네요.






 하지만.. 

 역대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을 진행하면서 달에닿아 팀의 정보를 얻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꽤 긴 공백기가 있기도 했고, 인지도가 높지 않은 팀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영어표기명은 'Daredaa'인데, 왜인지도 궁금했어요. 그래서 달에닿아 분들께 궁금한 점을 직접 여쭤봤습니다!

 다음 주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에서는 달에닿아의 인터뷰가 연재됩니다. 다음 주를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라면서 우리가 사랑한 인디뮤지션 '달에닿아' 편은 곡을 추천하고 짧은 글을 덧붙이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감사합니다.



1. 달에닿아 - OUR SONG



'이것은 작고 작은 우리의이야기
아무것도 아닌 하나의 순간'
 
달에닿아가 음악에 담고자했던 이야기가 딱 들어있는 가사라고 생각했어요. 작고 작은 우리들의 이야기, 보잘것 없고 지루하고 때로는 남루하기까지 한 일상이지만 그래도 이 순간순간을 기억하며 살아가자는 것. 지금은 마치 아무것도 아닌 하나의 순간처럼 느껴지는 일상이지만 달에닿아는 '가끔씩한 번은 꺼내어 주겠니'라고 말을 건네옵니다.



2. 달에닿아 - 너의 노래를 들으면



'너의 노래를 들으면 여기 한가득히 
너의 꽃이 피어나네
이 향기로 채워진 나의 마음 한가운데
따스한 빛이 퍼져나가네
너의 노래를 들으면 날 에워싸고 있던 
어둠이 사라져가네
싱그러운 바람이 나의 온몸을 감싸고
마침내 나는 완전히 차올라 너로'

 앞서 말씀드렸듯이 기타한 대로 시작하던 곡이 드럼이 쌓이고 피아노가 쌓이고 간주에서는 완벽한 락 편곡으로 바뀝니다. 반복되는가사 속에서도 편성의 다양함으로부터 오는 재미로 지루함 없이 들으실 수 있을거에요. 특히 듣다보면 이노래를 통해 내가 치유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특히 '마침내나는 완전히 차올라 너로' 부분에서 마음이 함께 벅차올라서 기분이 좋아지는 곡입니다.
 


3. 달에닿아 - 고백의 순간 (Feat. 박경환 Of 재주소년)




정말 예쁜 커버사진이에요. 마주 선, 왠지 떨리는 손을 마주잡고 있을 듯한 두 사람이에요. 고백의 순간이라는 제목과 정말 잘 어울리는 커버에요. 곡도 그 설렘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박시민의 보컬과 박경환의 보컬이 번갈아 나오면서 남녀 듀엣곡이 만들어낼 수있는 긴장감과 설렘을 함께 자아내고 있습니다. 순수하고 나즈막한, 꾸밈없는 박경환의 목소리가 박시민의 보컬과 정말 잘 어울려요. 그리고 이 곡도 하이라이트는 가사죠. 어느 부분을 여러분께 따로 보여드릴까 고민했지만, 그냥 다 보여드릴게요. 한 구절 한 구절이 모두 제가 최근 들은 가사 중 가장 달콤해요.
 
'눈을 감고 그날의 고백을 떠올려 음
그때 바람이 불었나 초록이 옅었나 입김이 짙었나
그저 기억나는 건 마주선 둘의 떨림

아- -
어지러웠던 두근거렸던 설렘의 침묵
- -
아찔한 풍경이 빙글빙글빙글 우리를 돌았지

눈을 감고 고백의 순간을 떠올려 음
그때 볼을 간질이던 건 바람이었나
꽃잎이었나 아니면 네 손끝
- -
네가 꾸울꺽 시간을 삼키던 그 순간
- -
내가 꾸울꺽 마음을 삼키던 그 순간
그때 햇빛이 닿았나 별빛이 번졌나
그보다 빛나던 너의 미소' 


(추천하고 보니 전부 정규 1집의 곡들만 있어서 아쉽네요.. '별의 축제'라는 곡도 추천해드려요! :)





(bgm : 달에닿아 - 가을눈) - 꼭 재생해주세요!



안녕.
오늘은 눈이 왔어. 네가 좋아하던 가을의 눈이야.
낙엽이 아직도 발 밑을 굴러다니는데 그 위로 떨어지는 가벼운 눈송이는
꽤 이질적이라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네 생각이 났어.

너는 눈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고등학교 때 우리는 눈이 오는 날이면 쉬는 시간마다 운동장을 돌았고
대학교 때 우리는 눈이 오는 날이면 학교를 가지 않기도 했었어.
특별히 눈이 오는 예쁜 곳을 가는 것도 아니었고
그냥 사람이 없는 적당한 거리를 걷고 또 걸었어. 

더위를 많이 타던 너는 여름이 지나가길 빌고 또 빌었고
우리의 마지막 해 여름은 유난히 더 더웠다. 
영원할 것 같던 더위가 슬쩍 물러갈 때 쯤 낙엽이 발 밑을 굴러다녔다.
너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라 낙엽이 지는 걸 볼 때 마다 괜히 한숨을 쉬곤 했어.
더위가 간 건 좋지만, 그게 지나가서 어떤 것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슬퍼했어.
나는 그게 당연한 거라고 너에게 설명하려 했지만
말도 안 되는 것에 한숨을 쉬는 네 모습이 귀여워서 그냥 있었어.
쯧쯧, 네 앞에서는 혀를 차다가도 
그 날의 일기에는 네가 오늘 낙엽을 보며 한숨 짓는 모습이 예뻤다고 썼다.

그래서 가을을 좋아하고 싫어하던 너는 가을 눈이 오면 정말 좋아했다.
무언가가 더 생긴다고, 쌓이고 있다고. 
나는 옆에서 이 정도 눈은 쌓이지 않는다고 초를 쳤지만
아랑곳 없이, 그래도 무언가가 더해진다는 게 좋다고 했어.
게다가 눈이 오는 날은 왠지 더 따뜻해진다고, 흰 색 때문인 것 같다고.
나는 옆에서, 그건 물이 얼면서 그 주위에 열을 방출하기 때문이라 말했고
너는 재미없다는 듯이 째려봤어.
사실, 내가 말한 게 얼마나 되겠어. 
그냥 니가 따뜻한 것 같다고 하니까 나도 따뜻해진 기분이었지.

오늘도 역시 눈은 쌓이지 않았다. 
기껏 해봐야 한 시간 정도 내리다 그친거니까. 
가을 눈은 쌓이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쌓이길 바랐다.
그 핑계로, 가을 눈이 온다고 연락이라도 해보려고 했으니까.
하지만 역시나 눈은 쌓이지 않았어. 
게다가 오늘은 눈이 와도 따뜻한 것 같지도 않았어.
왜인지는 잘 모르겠어. 
사실 알고 있지만, 잘 모르겠어.

가을 눈이 쌓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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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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