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덴마크 디자인전을 다녀오다 [전시]

글 입력 2016.09.26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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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디자인전!
2016.09.10 ~ 2016.11.20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


  지난주 월요일인 19일, 예술의 전당으로 덴마크 디자인전을 보러 다녀왔다. 프리뷰 쓸 때는 의자 얘기만 많이 했는데, 전시회에는 의자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 작품들이 있었다. 로열코펜하겐사의 도자기 시리즈로 시작해서, 의자, 테이블, 전등, 유리잔이나 식기들, 그리고 포스터 디자인과 자전거, 전축, 라디오,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양했다. 디자이너 개개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장르에 따라 디자인이 다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덴마크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공통적인 분위기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북유럽에 대해서는 노르만족, 바이킹 등의 호전적이고 강인한 인상이 있었는데, 요즘들어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여유롭고 부드럽고, 날씨는 춥지만 사람들이 주는 느낌은 따뜻한 것 같다. 올봄에 봤던 중앙대학교 연극대학원의 작품,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어느 여름날'에서 느꼈던 오묘하게 여유롭고 붕 뜬 느낌을 전시회에서도 어렴풋이 느낀 것 같다. 그 때 소품담당이었던 언니가 연극 소품들을 북유럽 느낌이 나게 직접 재단해 만들었다고 했었는데, 이런 덴마크의 가구를 참고했는지도 문득 궁금해진다.





1. 인상깊었던 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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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전등이다. 가스등, 석유등을 사용하던 사람들이 전기등을 처음 접했을 때, '이 전등은 불완전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필라멘트에서 나오는 빛이 너무 직선적으로 눈에 와닿는데다, 정작 넓은 범위를 밝히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이에 대해 고민하던 디자이너 폴 헨닝센이 만들어낸 작품들이 사진에 있는 두 가지 전등이다. 그 중에서도 내 맘에 쏙 들었던 전등은 크기가 더 큰, '아티쵸크 전등'! 겹겹이 싸고 있는 은은한 금속소재 잎사귀마다 비치는 빛이, 각각 다른 각도로 퍼지며 작은 전구에서 뿜어져나온 빛을 더 넓게 퍼뜨려준다. 그러면서도 직사광선이 아니라 눈도 아프지 않고 은은하다. 주위에서 둘러보면 웬만한 각도에서는 빛을 직접적으로 볼 수 없다. 완전 탐나고 사고 싶은데 가격은 9,736 US 달러, 한화로 1000만원이 넘는다고..ㅎㅎ돈 많이 벌어야겠다!





2. 또 마음에 들었던 디자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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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유리잔이다. 보통 와인잔들은 조금만 세게 힘을 줘도 부러질 것 같고, 세워두어도 어딘가 아슬아슬한 느낌인데 이렇게 아랫부분을 두껍게 해두니 듬직한 느낌이 든다.





3. 전시회에서 가장 좋았던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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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A B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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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IR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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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자에 앉아볼 수 있는 체험코너가 있다는 것! 전시 마지막 부분에 가면 다섯 개 정도의 의자가 전시대가 아닌 바닥에 내려와 있다. 이 의자들은 앉아봐도 되는 의자! 빌 클린턴이 선거시절 앉아서 유명해졌다는 "The Chair"는 앉아볼 수 없지만, 그 변형버전에는 앉아볼 수 있다. 하지만 내 관심사는 그런 딱딱한 의자들이 아니라 누가 앉아도 푹신하고 편안한! 뫼블러 사의 "Papa bear"의자와 "Circle round"의자였다. 특히 나는 동그라미의자가 제일 편했다. 너무너무 신기했던 건, 이 의자들이 서양인들 체구에 맞춰 디자인된 의자일텐데도 163센티미터의 신장을 가진 나에게도 아주아주 편안했다는 점이다. 이 의자도 너무너무 사고 싶은데 비싸. 목재나 쿠션재질과 색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판다는 것 같은데, 아티쵸크 전등만큼은 아니지만 가격이 나간다. 다시 한 번 부자가 되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4. 다양한 디자인 작품들이 많았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전시품의 절반 정도가 의자였다. 도슨트 설명에서는 북유럽 사람들이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방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서, 튼튼하고 오래 쓸 수 있는 가구들을 많이 만들었다고 했다. 방안에 앉아서 책 읽거나 뜨개질하며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지, 의자 디자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중에서 많은 의자에 공통적으로 보였던 점이 하나 있다. 등받이와 연결되는 부분, 엉덩이 끝부분이 움푹 들어가있고, 무릎안쪽이 닿는 의자 끝부분이 더 높게 디자인되어있다는 것이다. 팔걸이는 대체로 곡선으로 등받이에서부터 이어져있다. 이게 굉장히 의자를 편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인체공학적이라고 해야 하나. 딱딱한 자세가 아니라,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처럼 편하게 웅크린 자세가 되게 만들어준다. 그 디자인이 극대화된 의자가 "Egg chair"와 "Swan Chair"였다. 그 중에서도 계란 깨진 모양을 형상화했다는 에그체어!는 정말 체험해볼 수 없어서 눈물나게 아쉬웠다. 앉아있으면 잠이 솔솔 올 것 같은 포근한 느낌이었다. 사진에서 주황색 의자가 스완체어, 그 뒤의 검은 의자가 에그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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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 CH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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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G CHAIR





5. 아쉬웠던 점은 도슨트 설명이 모든 작품들을 설명해주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물론 모든 작품을 설명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나도 어느정도는 뛰어넘는 걸 이해하는데. 자전거를 보면서 이건 왜 있는지 어느점이 다른 건지 궁금했는데 자전거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없었어서 문득 아쉬워서 적어본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전시관 유리 위에 먼지들이! 보통 아침마다 청소하지 않나? 짧은 기간이었지만 내가 전시회에서 일했을 땐 매일 아침 바닥청소를 했는데(컨버전스아트 전시라 작품에는 손댈일이 없었다). 흠. 아무튼 그랬다.


6. 전시회는 은은하고 좋았다. 왠지 북유럽으로 떠나고 싶어지는 기분마저 들었다. 어딘들 사람 사는 곳은 똑같겠지만서도, 왠지모르게 포근한 기분이 들어서 꼭 한 번 여행해보고 싶다. 살아볼 수 있으면 더 좋고.


[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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