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루나포토페스티벌, 포토필름을 만난 밤

글 입력 2016.09.2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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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Seoul Lunar Photo Festival - Evening Screening


루나포토페스티벌은 경복궁 옆 서촌의
여러 특색있는 문화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회와
시시관광, 이브닝 스크리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알차고 새로운 사진 축제였다. 
그 중에서 나는 이브닝 스크리닝의 의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달과 사진의 밤, 포토필름이라는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탐험

장소는 고궁박물관 앞마당, 시작 시간은 6시반.
조금 일찍 도착하니 스크린 설치가 막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일괄적으로 만드는 러버밴드는 항상
내 손목의 두배쯤 되는 크기라 계속 빠져서 불편하고 싫어하는데
이건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

초승달, 보름달, 구름낀 달.
그러고 보면 이 이브닝 스크리닝(Evening Screening)이 가장 메인 프로그램일까!
어찌되었든 너무 일찍 도착한지라 친구랑 허기를 채우고 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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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오니 사람이 꽤 많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잔잔하게 배경음악을 깔고 스크린에 사진을 연달아 띄우는" 것일거란
나의 생각과는 좀 달랐다. 아니 그 생각을 통쾌하게 깨주었다.

10M 대형스크린에 각 작품이 상영되었다. 밤이 되니 고궁 쪽 불도 켜지면서 상당히 예뻤다.
각 작품에 맞는 효과음, 배경음악이 사용되고, 작품마다의 편집방식도 달라서
일반 사진전의 정적인 미(美)와는 거리가 있었다.
굉장히 역동적이고 힘 있는 표현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

넋을 놓고 보느라 사진도 중간부터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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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온갖 장승을 흑백사진으로 담아내신다는
상당히 고령이셔서 놀랐던 육명심 작가님의 <장승>이다.

장승의 표정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나,
가끔은 사운드 때문에 공포심과 경외심마저 드는 포토필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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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었나, 한 도시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차림만 계속 찍었다는 작가.
패션은 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나타내기도 하고
반대로 같은 문화권 사이에서도
얼마나 다르고 각각 개성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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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닝 도중에 유일하게 웃음을 이끌어낸
'How to take a selfie'

사진에 나온 남자분이 작가님이시다.
구글링해서 나오는 모든 셀피, 셀카들을 분류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스스로를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 설명 영상
그런데 중간중간의 유머가 재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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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의 반정부인사이자 자신의 시아버지 자발라가 비밀경찰에 체포된 후
그의 행적을 쫓은 다이애나 마타의 작품이다.

작품 제목은 였다. 사진은 추억이 아니라
기록, 증거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럴 때 사진은 좀 더 치열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이 걸었던 길을 증거하는 사진들.
가장 슬프고 사진사의 아픔까지 고스란히 담긴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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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간에 일본의 청년실업과 구직난을 그려낸 히로시 오카모토 작가와 
오늘 가장 멀리서 오셨다는 캐나다의 케빈 오 무니 작가의 인터뷰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케빈의 작품이 가장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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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이 보이는 마당에서의 이브닝 스크리닝을 보며
우리나라에서 이런 축제가 있구나 하는 신기함도 느꼈고
포토필름이라는 이색적인 표현방식의 매력도 담뿍 느낄 수 있었다.

축제는 내년에도 계속된다고 하니
좀 더 많은 이들이 찾아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느낄 수 있길 :)


[권미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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