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글 입력 2016.09.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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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9. 20.

코로 들어오는 공기는 서늘하고,
시간은 도망치듯이 흘러가기만 한다.

높아진 하늘에 걱정을 내뱉는
아트인사이트 식구들에게
마음을 다하여 전하는 
희망의 메세지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도종환, 담쟁이



copyright ⓒ 2016 by 소망캘리


[이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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