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사랑하는 영화 Best10 < Best10~6 > [시각예술]

글 입력 2016.09.1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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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Best10 시작은 키스

나탈리는 사랑하는 남편은 잃고, 슬픔에 빠져 있다.
어찌된 이유인지 평소 잘 알지도 못하는
자신의 회사 동료인 마르퀴스에게 키스를 해버린다.

그냥 실수라고 생각하고,
 잊으려고 노력해보지만 나탈리는
점점 마르퀴스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결국 사랑하게 된다.
비록 잘생기지도 않았고 인기도 없는 마르퀴스이지만,
 나탈리를 향한 진실 된 마음과 그 말들이 영화를 사랑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곳을 걸으며 그녀의 슬픔을 밟는다.
바로 이 곳, 모든 나탈리의 가슴 속이 내가 숨을 곳 이다.”

자신이 사랑하게 된 여자의 슬픔, 아픔까지 안고 함께 나아가는 것.

마르퀴스는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영화를 보는 2시간 동안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특별한 내용도, 인물도, 사건도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행복해지는 영화.
모든 일에 웃거나 행복한 이유가 있지 않듯이, 아무 이유 없이 웃음이 나듯이,
 이 영화도 나에게 이유 없이 웃음이 나고 행복한 영화였다.
 
 





Best9 내일을 위한 시간

복직을 앞둔 산드라에게 회사 동료들이
그녀와 일하는 대신 보너스를 받기로 했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하지만 부당한 방법으로 투표를 했다는 제보로,
월요일 아침에 재투표가 결정된다.

일자리는 잃고 싶지 않은 산드라는
주말동안 일일이 16명의 동료를 찾아가서 설득한다.
투표가 진행되는 날 그녀는 복직을 할 수 있게 되었을까?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복직은 실패하게 된다.

물론 그녀를 지지해주는 동료들이 여럿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동료가 더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산드라는 그렇게 화내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그녀가 전화를 받고 걱정하고,
 용기 내어 동료들에게 설득하러 가는 모습을 보며
솔직히 가망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16명의 동료들은 산드라 대신 보너스를 선택했고,
그 결정을 바꾸기란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산드라가 찾아갈 때 동료들은 하나같이 “나 말고 또 누가 있어?” 라고 물어 본다.

어쩌면 보너스를 받는 것 보다
다수의 의견과 반대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이런 말이 있다.
과정이 어찌됐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
나도 이렇게 생각했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하지만 산드라를 보며 아름다운 실패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결과가 자신이 원하던 방향이 아니어도
 그녀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렇게 웃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내일’을 위한 ‘오늘’의 노력.
결과가 어찌되었든, ‘오늘’했던 산드라의 노력은 없어지지 않았다.
최선을 다했기에 산드라는 행복한 실패를 만든 것이 아닐까.
 


 



Best8 브로크백 마운틴

8월, 아름다운 장관을 가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두 남자-에니스와 잭-는 양떼 방목장에서 함께 일하게 된다.
매일같이 같이 있다 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서로 터놓고 말하는 사이가 된다.

하지만 그 둘의 감정은 우정 이상으로 번지게 되고,
 처음 겪어보는 감정에 에니스와 잭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지도 못 한 채,
 여름은 끝이 나고 만다.

둘이 헤어지고 4년의 시간이 흐르고,
 에니스도 잭도 각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잘 살아가고 있다.
그야말로 ‘평범한’ 생활.

하지만 그 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4년 전의 감정이 평범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에니스는 조심스럽게 관계를 이어나가고자 하고,
잭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원한다.

의견은 달랐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만큼은 확실했던 두 사람은
일 년에 한 두번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만나게 된다.
장장 20년 간 이렇게 생활하다가 에니스는 잭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잭의 집으로 조문을 간 에니스는 둘이 처음 만났을 때
에니스가 잃어버렸던 셔츠를 발견하게 된다.
또다시 세월이 흐르고, 에니스는 그 셔츠와 브로크백 마운틴의 사진을 보며

“잭, 나한테는 너밖에 없어”
라고 중얼거린다.

두 남자가 처음 만난 시간부터 잭이 죽기까지.
 수 십 년의 세월을 영화에 담았다.
그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변화했지만
에니스와 잭의 마음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잭이 죽고 나서도 잊지 못해 그리워하는 에니스.
 아마 잭은 죽어서도 에니스를 그리워하고 사랑했을 것이다.

어쩌면 애틋한 시간이었기에 더욱 사랑하고 그리울 수밖에 없던 것은 아닐까.
만약 두 주인공이 남자와 여자였다면 이처럼 슬픈 사랑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까.
 




 


Best7 피아니스

배경은 1939년. 제 2차 세계대전이 타올랐던 그때이다.
주인공 스필만은 아주 유명한 유대인 피아니스트이다.

스필만과 그의 가족들은 유대인 강제 거주지역인 게토에서 생활하였는데,
 점점 나치 세력이 확장되고 그들은 죽음으로 가는 기차 안에 몸을 싣게 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유대인 공안원이
그의 능력을 좋게 봤는지, 스필만만 슬쩍 빼주게 된다.

그 후, 스필만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나치를 피해 기한 없는 도피를 하게 된다,
그동안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도망 다녔는데,
그마저도 사라지자 스필만은 춥고 굶주린다.

어느 날 한 폐가에 들어가 먹을 것을 찾는데, 통조림을 발견하게 된다.
기쁜 마음도 잠시, 스필만은 그 곳에서 독일 장교를 만나게 된다.
장교는 스필만이 유대인임을 한눈에 알아보고
스필만에게 신분을 대라고 요구한다.

스필만은 자신이 피아니스트였음을 말하고
장교는 그에게 연주를 명령하고,
스필만은 이게 마지막 연주일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 피아노를 연주한다.
하지만 장교는 연주를 듣고 그냥 가버리고, 스필만은 기적적으로 살아남게 된다.
그 후 나치의 항복으로 스필만은 마침내 길고 긴 방랑 생활을 그만 둘 수 있게 된다.

그냥 피아니스트의 삶이 아닌 유대인으로서 피아니스트의 삶.
예술. 스필만은 음악을 하는 예술인이다.
 하지만 그 시대의 스필만은 그냥 당장 먹는 게 중요하고
지낼 곳이 필요한 도망자 신세인 인물이다.

스필만이 도망 다닐 때 숨은 집에 피아노가 한 대 있던 곳이 있었다.
그때 피아노를 바라보는 스필만의 표정을 잊을 수 가 없다.
마치 잊고 살았던 것을 보듯. 애틋한 표정...
그 시대에는 피아노는 무슨, 살아남기 위한 궁리를 해야 했다.
그런 그에게 ‘피아노’는 사치였을 뿐.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있는 피아노에 대한 사랑. 연주하고 싶은 욕구.
그 때, 그 집에서 스필만은 허공에 대고 피아노를 연주한다.
소리 없이 지내야 했기에, 연주하지 못하는 아픔과 오랜만에 피아노를 보는 애틋함,
그리고 그의 슬픈 표정까지... 정말 잊을 수 없는 장면 이었다.

그렇게 고난과 시련을 겪으며 지낸 그에게 다가온 장교.
스필만이 장교를 만날 때 그의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무너 내리는 듯 했을 것이다.
장교의 연주를 하라는 요구에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번이 마지막 연주라는 생각?
어떻게 살아남을까 라는 생각?
어떤 곡을 연주할까 라는 생각?
그가 연주한 곡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죽음을 예견하는 슬픔, 드디어 피아노를 다시 연주하고 있다는 기쁨,
 단지 통조림을 먹기 위해 몸부림 치는 것에 대한 분노, 장교를 향한 긴장감...

그 장면에서 형용할 수 없는 많은 감정들을 느꼈다.
살아남기 위해 처절했던 그의 삶.
도망 다니는 비참한 삶에 그는 예술보다 생존을 택했지만
‘피아니스트’의 열 손가락은 내가 아직 살아있음을 말해주었다.
 예술은 아직 남아있음을 말해주었다.
 


 



Best6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1995년 ‘비포 선라이즈’

기차 안에서 셀린느(여)와 제시(남)는 우연히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짧은 시간 이었지만 두 사람은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비엔나 역에서 제시는 셀린느에게 함께 내릴 것을 요청한다.
비엔나에서 둘은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다음날 셀린느가 파리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밝아오고,
 둘은 너무나도 우연하고 애틋한 만남에 6개월이 기간을 두게 된다.


2004년 비포 선셋

그로부터 9년이 지나 파리의 한 서점에서
그 둘은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다.

어느덧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된 제시는
홍보를 위한 여정 중에서 셀린느를 만나게 된 것이다.
또 다시 우연한 만남으로 반가운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애틋한 마음을 가진 두 사람.

공항으로 돌아가야 하는 제시는
남은 시간동안 셀린느와 이야기 하며 시간을 보내고,
셀린느의 집에 가서 셀린느는 제시를 향한 마음을 담은 곡을 들려준다.
셀린느는 제시에게 돌아갈 것이냐고 묻고 제시는 대답은 하지 않고 셀린느를 바라본다.


2013년 비포 미드나잇

이혼한 제시는 방학을 함께 보낸 아들을 공항에서 배웅해 준다.
셀린느와 제시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9년이라는 시간동한 쌍둥이 아이도 낳고 함께 살아간다.
둘은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다투며 화해한다.
특별한 것 없이 영화는 끝이 난다.
 
장장 18년에 걸친 3부작.
이 영화는 평범한 시리즈는 아니다.

18년에 걸친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이고
3편으로 나온 이 시리즈는 9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배우들, 감독들도 함께 늙어간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영화가 되었다.
다음 편이 나올때마다 영화와 함께 늙어가는 배우를 볼 수 있고,
 추억에 젖을 수 있으며 생생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비포 선라이즈’는 두 남녀의
첫 만남과 판타지적인 사랑 이야기 이다.
‘우연’으로 시작한 만남이 ‘인연’이 되어가고 있지만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 속
6개월 뒤 만남을 약속하는 아주 20대 다운 ‘풋풋한’사랑 이야기.
‘비포 선셋’은 다시 만난 남녀가 현실의 문제에 부딪혔을 때.

갈등을 겪고, 고민을 한다.
둘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은 이미
‘사랑하고 그리웠다’라고 말해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제시는 가정이 있고 셀린느와 같이 있기 위해서는 가정을 포기해야 했기에.
제시의 선택을 남겨둔 채, 짧게도 느껴지는 ‘비포 선셋’이 끝난다.

둘은 다시 만났을까.
9년이 다시 흐른 지금 둘은 어떤 모습일까.
마지막 시리즈인 ‘비포 미드나잇’에서는
아주 평범한 중년 남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부부가 다투듯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상처도 받고...
정말 잔인할 정도로 평범한 남녀 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셀린느와 제시가 처음 만날 때.
 너무 로맨틱 하고 판타지 같은 만남이었고
관객의 입장으로서는 둘이 잘되길 응원하고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18년이 지나, 평범하지 않을 것 같았던 두 남녀는
너무 평범해져 버렸고, 환상을 깨뜨려 버렸다.

한편으로는 이런 점이 아쉬웠지만,
둘은 판타지적인 인연과는 거리가 먼,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은 모습으로 된 것이
어쩌면 자연스럽고 우리의 인생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제시가 이런 말을 한다.

“화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서로 바라만 봐도 부끄러웠던 시절이 무색해질 만큼 성숙해져버린 두 사람.
이런 말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지나고 많은 다툼도 하며
보통의 연인의 모습이지만 두 사람은
세월의 흐름에 맞게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3편에 걸친 두 사람을 보며
사랑의 크기는 같지만 그 방법만 달라진 모습임을 느꼈다.


[나정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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