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사진과 한지, 손바느질로 만들어진 작품 < 책가도 >

글 입력 2016.09.16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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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도292_프린트된 한지에 손바느질_150cm×142cm_2015.jpg


사진과 한지, 손바느질이 만나 기존 책의 형태와는 사뭇 다른 책이 있다. 도서 <책가도>는 사진작가 임수식이 2005년부터 조선시대 18세기, 19세기의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21세기 책가도로 표현한 책이다. 그럼 책가도가 무엇인지 잠시 알아보자. 책가도란 전통 장식장 및 민화 중 하나이며 높게 쌓아놓은 책더미와 서재의 여러 가지 일상용품을 적절히 배치한 정물화풍의 그림이다. 그림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18세기 후반에 이미 널리 유행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이것을 토대로 문학, 예술, 인문, 공간 등 여러 분야를 걸쳐 작가와 예술가들의 서재를 사진으로 찍었다. 그런 다음 조각보를 손바느질로 꿰매듯이 한지를 손바느질로 이어 책가도를 완성한다. 

회화적인 느낌을 주는 사진작품인 것도 독특한데 한지로 프린팅한 책이라니. 한지를 정말 좋아하는 나에게는 소장가치가 있는 책임이 틀림없다. 말한 바와 같이 나는 한지를 꽤 좋아한다. 부들부들 한 것 같으면서도 거칠거칠하고 질긴 질감. 보는 순간 나무를 재료로 사용한 것임을 알 수 있는 모습처럼 한지는 일반 종이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과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얼마나 한국적인가. 고요하고 고상한 한국 전통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종이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이런 재료 사용만으로도 매력이 넘치는 책인데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와 예술가들의 책장을 담은 사진도 감상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책 속에서도 이 부분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적인 전통성을 살리고 싶어 프린팅 용지를 한지로 결정했습니다. 한지프린트가 대중화되기 전이라 많은 테스트를 했습니다. 인사동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한지가게에서 적당한 한지를 골라 테스트를 했습니다. 프린터 노즐이 막혀 수리센터를 집 드나들 듯 다녔습니다. 
그렇게 만난 한지가 장지방한지와 동양한지입니다. 장인들이 수공으로 만드는 한지들은 그 종이만으로도 작품입니다. 책가도 작품들은 한지에 어떤 가공도 하지 않고 사용합니다. 다른 종이들보다 잉크를 많이 먹는 한지에 표면 가공을 하지 않으면 선예도는 떨어지지만 톤의 깊이가 생깁니다. 그 느낌이 좋아 반차도부터 책가도까지 한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5쪽)

"처음 세 작품을 바느질하다가 재봉틀을 쓸까도 고민했습니다. 종이라 구겨지면 안돼서 포기했습니다. 오랜 시간 바느질을 할수록 작품에 더 많은 애정이 생길 거라 생각했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빠르게 외치지만, 작품만은 느리게, 그게 좋은 것 같습니다." (27쪽)

이렇게 정성 담긴 책이라니. 아아. 손이 근질거린다. 문질문질. 쓱쓱. 빨리 책을 만져보고 싶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나의 서재. 그 속을 은은하고 따뜻하게 채워줄 수 있는 책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 


책가도 표지.jpg
 

저자 / 임수식 사진작가
1974년 부산 출생,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와 동대학원 졸업

- 목 차 -
책가도 - 문학(이외수/김성종/김훈/한강/박범신/김홍신 외)
책가도 - 예술(홍순태/정병규/구본창 외)
책가도 - 인문(김종규/김윤식/전영애/김화영/서민 외)
책가도 - 공간(추리문학관/북경 유리창/발렌시아 고서점/성 미카엘성당 등)   

임수식 지음|256쪽|값 23,000원|예술|카모마일북스
140*202mm | ISBN 978-89-98204-38-9 | 부가기호 03600 
 출간일 2016년 7월 26일


이 글은 아트인사이트(http://www.artinsight.co.kr)의 문화초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장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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